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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에 대한 오해
스티븐 제이 굴드 지음, 김동광 옮김 / 사회평론 / 2003년 7월
평점 :
"생물학적 결정론, 계층화, 物化에 대한 심도있는 고찰.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라는 잘못된 척도에 대한 비판.
인종차별은 어디에 근거하나? 왜 인종이 차별되어야 하는가?
인종차별은 단순히 백인이 다른 색깔을 가지는 인종들에 대한 문화적, 미적 반감이었는가?"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스티븐 제이 굴드의 인간에 대한 오해. 읽었던 다른 많은 책들도 있지만, 오늘 읽었다는 이유로 행운의 첫 페이지를 장식한다.
교과교육을 공부하면서 그 분야의 책들도 다 읽지 못하는 현실에 이런 자연 과학서를 탐독하고 있다는 것이 어찌보면 참 부끄럽다. 하지만 여러방면에 눈을 뜨고 있지 못하면 자기 전공 분야에도 창의적인 사고의 결정체를 내지 못한다는 생각에 자주 일탈하고는 한다. 전공 공부하기 싫어 하는 한 표상이 될 수 도 있지만, 이걸로 자위한다.
과학과 사회상은 밀접히 연관되어 있고, 그것을 면밀히 파헤친 책이다. 두상학, 두개학, 관상학, 수상학 등을 소개한 책들, 또는 그러한 것들에 대한 우리의 무의식적인 믿음은 강하다. 아니, 나는 강하다. 그것이 인종차별적인 시각으로 확산되거나 한 것은 없지만, 개인적인 나의 모습을 살피는 데 있어서는 강했다. 여기서는 그 개인적인 관찰, 느낌 등을 뛰어 넘어 사회상과 밀접한 관련을 두고 글을 서술한다. 우리가 알고 있던 인종차별, 성차별, IQ 등에 대한 기본적인 잘못된 신념을 1차 사료들에 대한 재검토를 통해, 과학 속에 어떤 사회적 '갈망'이 스며들어 있는지 분석하고 있다. '과학과 사회에 대한 이중의 성찰'이라고 한 마디로 책의 큰 주제를 말 할 수 있겠다.
사실 비전공자는 몇몇 장(chapter)만 읽어 보아도 논의의 맥이, 각 장마다 새로운 예들로 설명을 하고 있지만 모두 한 주제로 같은 시각으로 또한 설명한다, 독립적이기 때문에 내용과 필자가 전하고 싶은 뜻을 알아차리는 데 큰 무리가 없을 듯 하다. 사실 600여 페이지에 달하는, 내 전공이 아닌 '전공 서적'을 읽기란 쉽지만은 않다.
필자는 '전문용어를 피하고 알기 쉽게 쓰면서도 개념의 질을 떨어뜨리지 않는다. 여기에는 어떤 타협도 쉽게 고쳐 쓰는(dumbing down) 것도 허용되지 않는다. 대중화란 진지한 학문의 위대한 휴머니즘적 전통의 일부분이지 단지 즐거움이나 이익을 위해 쉽게 고쳐 쓰는 훈련이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다. 알기 쉽게 쓴다고 말하고 있지만 꼭 그런 것 같지도 않은 이 문장에는 '전공 서적'을 읽기란 쉽지 않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마저도 이 책에 휙 빠져들게 하는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곧, 지적 욕구를 자극한다. 또한 학자 본연의 어떤 고집, 자존심을 느끼게 된다.
사회와 과학 사이의, 사회가 과학에게 원하는 더러운 갈망들을 이 책에서 자세히 살펴 볼 수 있다.
"빈곤의 비참함이 자연법칙이 아니라 우리들의 사회제도에 의해 비롯되었다면, 우리의 죄는 중대하다." -다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