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근길엔 카프카를 - 일상이 여행이 되는 패스포트툰
의외의사실 지음 / 민음사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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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다보면,


 
그 책을 통해서 다른 책을 읽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들이 있다.


 
그런 책을 스스로는 '책 지름 장려 책' 이라고 부르곤 하는데,

이 책도 그 중 하나.












퇴근길엔 카프카를 - 의외의 사실/ 민음사








최근 책 편식이 심하다는 것과

작가의 이름과 책 이름이 익숙해져서
하물며 책 내용도 이미 다 알고 있다는 자만심이 합쳐져버리는 바람에


정작 고전들은 읽고 있지 않다는 반성을 했다.




올해는 고전을 꼭 읽어보리라 마음 먹고
정작 실행은 잘 못하고 있던 와중에



민음사 북클럽에서
첫번째 독자 서평 이벤트를 하는 것을 보았다.



그리고 운 좋게
'이 책이라면 좋은 '책 지름 권장 도서' 가 되겠는 걸?'


이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책을 발견했다.





 















(뜬금없이 자랑 삼아 올리는 첫번째 북클럽 행사 스티커 ㅋㅋㅋ)










책 속의 시간은. 
영화 속 시간과 다르게 정해진 절대적 시간 속을 흐르지 않고
암흑 속에서 흐르지도 않는다.



생활 속에서,
내가 고른 음악 속에서,
날씨와 계절 속에서 느릿하게 보조를 맞추어 흐르는 책 속의 시간.



책 속 시간은 현실로 들어오고
읽은 책의 내용 속에는 책을 읽는 순간이 각인 되어 있다.

공기와 촉감과 냄새와 그때의 내가.
 


(p8-19)





책이라는 매체는 신기하다.

천천히 그것을 이해하는 시간이 필요하고
사실 결코 친절한 매체는 아니다.

눈으로 머리 속으로 그리고 그만큼 천천히 느껴야 하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래서 그만큼의 책을 읽을 당시의 내가 함께 기억된다.



내가 어떤 기분으로 그 책을 집어 들었는지,
당시의 나는 어디에서 어떻게 앉아 읽고 있었는지.



그것이 책의 매력 중의 하나인 것 같다.







나이를 먹는 건 가능성이 점점 줄어드는 일.

사방으로 열려 있던 문은 걸을 수록
등 뒤에서 하나하나 닫히고 길은 점점 좁아져
전혀 다른 삶이 될 가능성이 없어진다.



(p203-204/ 순수의 시대 中)









책 속의 삶은 나와는 다르다.

특히 고전의 경우,
그들은 내가 사는 시대와는 전혀 동 떨어져 살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겪는 고민과 생각과 모습은
지금의 나와 닮아 있다.



저들도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구나.
이런 생각을 하는 사람이 나 혼자만은 아니구나.


그것이 바로 책에서 얻는 위안.
그리고 그것이 책에서 얻는 즐거움 중 하나기도 하다.




굳이 교훈이나 깨달음을 얻지 않아도
위안을 얻는 것.


소설을 읽는 가장 큰 이유이다.









나는 예전에  청춘에 대한 이야기는 모두 가짜고,
멋만 나는 속임수라고 생각했다.
내가 그 나이였으니까.



어느 순간,
이야기 속 젊음을 보면 눈이 부시고 가슴이 두근거렸다.
몽글몽글한 청춘의 순갈들.




(p223-229/ 노르웨이의 숲 中)






굳이 따지면 그렇다.


나는 책 속의 주인공들처럼

치열하고 반짝이는 청춘을 보내지 않았고
아마 앞으로도 그런 시간은 오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런 삶을 보며

추억하고 기억하고 그리워 한다.



시간이 지나면 그렇게 되더라.






이 책은 단순히

고전을 읽는 법이나, 그 이야기의 해설을 하는 책은 아니다.




끝없이 책과 대화하고 그 이야기를 풀어 놓는 책.



그래서 더 이 책 속에서 말하고 있는 책들이 궁금하고,
그래서 장바구니 속의 책들도 많아지고....



좋아하는 장면을


그림으로, 하나의 이미지로 만들 수 있는 작가가 부러웠다.



저런 능력이 있으면

분명 책읽기가 더 즐거운 일이 되겠지?








무엇보다 책에서 재미있게 보았던 부분은


작가의 이야기 코너



















(사진은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 버지니아 울프 코너)







각 챕터마다 그 작가의 삶과 이야기가 짧막하게 수록되어 있는데,

읽고 있자면 왠지 친밀감이 들고 작가와 친해지는 기분이 든다.
















그 작가와 주변 인물들의 관계성도 재미있는데,



특히나 역사 이야기도 야사를 좋아하고,
드라마를 잘 안 보지만,
부모님이 보시는 주말 드라마를 강제 시청하게 되더니,


그렇게 서로 사이가 안 좋았다는 인물들과의
시샘과 암투 관계가 재미있더라






나처럼 고전 읽기를 시작하고 있는 독자들에게
고전에 대한 흥미를 불러 일으키기 좋은 책이라



고전 첫 시작 독자, 어릴 적 읽었던 기억만 남은 독자들에게
추천하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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