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문을 두드리며]를 읽고 리뷰 작성 후 본 페이퍼에 먼 댓글(트랙백)을 보내주세요.
-
-
천국의 문을 두드리며 - 우주와 과학의 미래를 이해하는 출발점 ㅣ 사이언스 클래식 25
리사 랜들 지음, 이강영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영화 <인터스텔라>의 초대박 흥행 이후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우주에 관한 관심은 지대하게 높아졌다. 이 영화의 감독 크리스토퍼 놀란의 동생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조나단 놀란은 현실감 넘치는 시나리오 구상을 위해 캘리포니아 공대에서 수 년간 상대성이론을 비롯한 천체 물리학을 공부했다고 한다. 그 노력으로 상당히 '그럴법한' 과학이 결코 지루하지 않도록 흥미로운 이야기를 타고 관객들에게 어필할 수 있었다. 이후 <인터스텔라>열풍을 타고 대중은 신비로운 우주에 대해 다시 관심을 갖게 되었다. 반면 기초 물리학은 신자유주의 시대를 살아가는 요즘 여전히 찬밥신세이다. 물론 이는 물리학 뿐만 아니라 소위 '돈이 되지 않는' 많은 학문이 처한 신세이기도 하고 여전히 다수의 전문가들의 자신의 분야에서 세상의 이치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계속 해오고 있지만 사회 안에서 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결코 크지 않다. 과학, 그것은 일반인인 우리에게 멀고도 가까운 것이다.
과학을 한다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그리고 우리는 어떤 차원에서 살고 있는 것일까?
책 표지에 실린 이러한 핵심 질문의 답을 구하기 위한 힌트를 이론 물리학자인 리사 랜들이 그리는 현대 물리학의 지도를 통해 얻을 수 있다. 기초와 이론의 학문은 탐구에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을 들여야 하지만, 연구자가 그 성과를 얻게 된다면 세상을 바라보는 또 하나의 눈을 뜰 수 있게 된다. 특히 물리학과 같은 분야에서 오랜 시간과 노력을 투입한 실험으로 수 년, 수십 년이나 세상을 앞당길 수 있는 커다란 힘을 가지고 있다. 저자는 그 중에서도 2008년 이후 실험을 위해 가동 중인 LHC(Large Hadron Collider, 대형 하드론 충돌기)를 통한 실험에 주목한다.
...LHC 실험의 목표는 이전에 측정된 적이 없는 짧은 거리와, 연구된 적이 없는 높은 에너지에서 물질의 구조에 대해 자세하게 연구하는 것이다. 이 에너지에서는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기본 입자들의 무리가 만들어져야 하고, 우주 초기, 즉 대폭발이 일어나고 약 1조분의 1초 후에 나타났던 상호 작용이 드러나야 한다.
...이론은 우주가 어떻게 작은 구성 요소에서 진화해서 원자를 이루고, 모여서 별을 이루고, 다시 은하와 더 큰 구조를 이루어 우리 우주에 퍼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어떻게 몇몇 별들이 폭발하면서 만들어진 무거운 원소들이 이 우리 은하와 태양계,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생명을 형성하게 되었는지를 성공적으로 설명해준다. LHC로부터, 그리고 앞에서 말한 위성 탐색 실험으로부터 나온 결과를 이용해서, 오늘날의 물리학자들은 이 확고하고 광범위한 지식의 기초 위에서 더 작은 크기와 더 높은 에너지에 대한 이해를 확장하고, 이전에 도달하지 못했던 정밀함을 얻고자 한다. (서문 中)
저자는 이 LHC 실험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첨단 물리학의 현 주소라고 보고 이를 통해 어떻게 물질의 비밀, 자연의 비밀을 밝혀내고자 하는지 그녀를 비롯한 수많은 과학자들의 노력을 소개해준다. 물리학에 대한 지식이 없는 독자에게 이 책은 결코 쉬운 책이 아니다. 책이 자랑하는 두툼한 두께만큼이나 그녀가 연구하고 있는 전문적인 지식을 진지하게 풀어주고 있는 것이다. 그렇지만 결국 과학도 학문 중 하나이기에, 그 학문을 통해 인류가 세상을 깨달아가는 것이기에 독자로 하여금 훨씬 넓은 의미에서 고찰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칼 세이건의 저서가 그러했듯이, 그녀가 품는 과학적 질문은 생각의 꼬리를 물고 우리같은 독자에게는 철학적인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