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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의 시대 - 뉴스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
알랭 드 보통 지음, 최민우 옮김 / 문학동네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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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jtbc의 <뉴스룸>이라는 프로그램이 화제에 오른다. 손석희라는 인물이 종편에 간 것도 화제였는데 종편 뉴스가 보여주는 건실한 보도 태도가 눈에 띄더니 세월호 사건 이후 보여준 무브먼트는 인상적이었다. 연일 앞다투어 자극적이고 확인되지 않는 정보들로 채워내는 다른 언론과는 달리 조금 늦더라도 정제된 정보를 전하려 노력했다. 그리고 다른 언론들이 차츰 세월호를 지워나가는 와중에도 세월호 사건의 무게감을 인지하고 끝까지 성실하게 보도한 것도 jtbc가 유일했다. 미드 <뉴스룸>을 보면 극 중 맥커보이의 방송사 ACN만이 비중 있는 사건을 집요하게 취재하는 씬이 나오는데 난 한국에서 이걸 실현해낼 언론사가 이렇게 빨리 나와 줄줄은 몰랐다. 언론에 대해 쏟아지는 비난 속에서 jtbc는 유일한 승자였고 마침내 언론신뢰도 탑을 찍었다. 그 jtbc의 9시 뉴스를 1시간 땡기고 100분 편성의 <뉴스룸>을 내놓을 것이다. 좋은 말로 좀 더 심층적으로 취재하겠다는 것이고 속내는 8시 뉴스도 잡아먹겠다 뭐 이런 게 아닐까 싶다.


책 얘기는 안 하고 특정 방송사 얘기를 왜 이렇게 오래 했냐면 언론의 속성이라는 것이 복잡해 보이지만 일면 간단한 부분도 있다. 난 언론사의 모든 기자들이 좋은 기사를 써낼 능력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그 써낸 기사가 취사선택되고 그 선택된 기사가 검열을 받고, 그 과정에서 또 편집을 거치고 하면서 완전히 다른 기사가 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손석희가 jtbc로 옮겨갈 때 내건 조건이 보도국의 완전한 자율운영이었다. 속보경쟁 치열한 대한민국에서 꾸준히 밀착취재하는 게 쉽지 않은데 이건 순전히 헤드의 의지로 보였다. 하루종일 특종!이럴수가!충격! 이따위 헤드라인 붙여놓고 탈북자 인터뷰나 유병언 일가 추적 같은 걸 하는 모 종편 방송사와는 질적으로 다른 느낌을 주는 것이다. 한정된 시간 안에 자극적인 속보를 원하는 편집부의 요구와 그 때문에 후배 기자들에게 불호령을 내리는 팀장, 이 구조적인 문제가 답습되던 언론 사이에서 무언가 바꾸고자 하는 움직임을 본 것이다.


그러니 고로 우리가 뉴스를 볼 땐 이것이 가공된 것임을 알아야 한다. 진실을 전하는 것이 언론이라지만 언론은 팩트를 가지고 새로운 뉘앙스를 만들어낼 수도 있는 집단이다. 저자는 사람들이 뉴스를 보는 것은 습관적인 공포와 불안 때문이라고 말한다. 정보의 홍수라 말하는 시대에 살면서 내가 저들이 아는 정보를 모르는 것에 대한 불안 때문에 뉴스를 찾게 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뉴스를 포기하고 살면 편할 일인가. 그렇지도 않은 것이 우린 9시 뉴스를 챙겨보지 않는다고 해서 언론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이 아니다. 출퇴근 길 스마트폰 속 포털 사이트에 떠오르는 기사들, 누군가의 게시판 글에 링크되어 날아오는 기사들, 언제 어디서든 언론과 함께 살 수밖에 없다.


즉, 우리는 우리의 삶에 침투한 언론을 걸러내고 정제하는 방식을 배워야 한다. 언론에 대한 책은 동네 도서관에만 가도 수도 없이 많다. 그 수많은 책 중에서도 이 책의 미덕은 어렵지 않은 문체에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진보 싸가지론’처럼 사람들은 훈계조의 말투에 거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다소 딱딱하고 학문적인 어투의 글 속에서 보통의 팬이 되었던, 베스트셀러라 관심을 갖게 되었던 어떤 연유라도 쉽게 읽고 언론에 대한 색다른 시각을 한번이라도 가진다면 즐거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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