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루다의 우편배달부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104
안토니오 스카르메타 지음, 우석균 옮김 / 민음사 / 200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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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레의 시인이자 정치가인 네루다.

실존인물이다. 그가 책 한 권 내본 적 없는 까마득한 후배 문인들과도 유머를 섞어가며 스스럼없이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오랫동안 작가의 기억에 남았다고 한다. 200페이지가 채 안되는 짧은 이야기이지만 이 책을 집필하는데에 14년이란 시간이 걸렸다고 작가는 고백한다.

아주 유쾌한 소설이라 생각했다.
서문에서 미리 작가가 열광적으로 시작해서 침울한 나락으로 떨어지며 끝을 맺는다고 이야기했지만 읽는 동안 나는 그 말을 까맣게 잊고 있었다.

시인의 우편물을 배달해주는 청년 마리오 히메네스. 그와 네루다의 우정이야기.

열광적인 시작에서 나락으로 떨어진 침울한 결론은 의외로 짧게 끝이 난다. 그러나 이어진 작품해설을 읽으며 미처 내가 보지 못했던 네루다와 마리오의 모습을 다시 한번 떠올릴 수 있었고 시인의 모습과 닮아있던 그분이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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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는 베아트리스에게 말 한마디 못 건넬 정도로 수줍어하는 마리오의 모습은 오랜 착취에 길들여져 정당한 항의 한 번 제대로 못하는 민초들을 암시한다. 그러나 마리오는 네루다의 시집을 읽게 되면서 비로소 말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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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루다의 마지막 길은 그렇게 외롭지 않았다. 그의 유해가 묘지로 향하는 동안 행인들은 멈춰 서고 창가마다 사람들이 가득하더니 행렬을 따르는 사람들이 점점 늘었다. 분위기에 압도된 군인들은 운구를 바삐 독촉할 뿐이었다. 이윽고 묘지에 이르러 장례식이 시작되자 흐느끼는 울음 사이로 느닷없이 「인터내셔녈」이 터져 나왔다. 그리고 그것은 분노와 슬픔을 더이상 가슴에 묻어둘 수 없었던 사람들의 절절한 합창으로 변했다.

이 책을 읽게 되면 작품해설을 꼭 보시라 권한다. 그리고 다시 읽으시라 말하고싶다.
소장해놓고 두고두고 읽어볼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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