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감.해설 징비록 - 한국의 고전에서 동아시아의 고전으로 규장각 대우 새로 읽는 우리 고전 5
류성룡 지음, 김시덕 옮김 / 아카넷 / 201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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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후 약방문이란 말이 있다. 비슷한 속담으로 소잃고 외양간 고친다라는 말도 있다. 미리 대비해서 큰 화를 막을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냐마는 세상사는 이치가 그렇게 쉽지만은 안은 법이라 예나 지금이나 소잃고 외양간 고치는 일이 참 많다. 지나놓고 보면 분명 그 일을 막을 기회와 힘이 충분이 있었다는걸 깨달을 때 현명한 사람이라면 그 일을 교훈삼아 나중에 비슷한 어려움이 생기는 걸 막으려는 노력을 할 것이다. 임진왜란이 끝난 후에 그런 생각을 한 사람들이 어디 한 둘이겠는가. 그 때의 간절함과 뼈를 깍는 노력이 있었기에 지금의 대한민국이 존재하고 있는 것이리라.

일본과 우리나라의 전면전을 가상으로 쓴 소설이 있다. 그 소설에서 우리나라는 간신히 일본을 물리치는 것으로 결론을 내고 있다. 그러나 초반에 해군력과 공군력에서 터무니 없이 밀리는 것으로 그려지고 있다. 우리나라를 둘러싸고 있는 나라중에 어느 하나 만만한 나라가 없다. 일본 중국 러시아 모두 세계 초강대국들이고 공군과 해군 그리고 미사일같은 첨단 무기에서 우리나라를 압도하고 있다.
만약에 임진왜란이 21세기에 우리나라에서 다시 한 번 일어난다면 우리는 과연 미리 대비해서 적들을 잘 막아낼 수 있을까. 이순신장군과 같은 영웅이 다시 등장할 수 있을까.

임진왜란이 끝나갈무렵 명나라와 일본은 조선은 무시하고 자기내들끼리 조선의 미래를 놓고 감놔라 대추놔라 하고 있었다. 명나라에서는 조선이 무능하니까 아예 이 기회에 조선땅을 분할해서 일본을 막아낼 만한 자들에게 나누어주자는 의견이 있었다. 이러한 소문이 조선의 백성들 사이에서도 암암리에 퍼져나갈 정도였고 선조의 귀에까지 들어갔다. 한강을 기준으로 나라를 나누려 한다는 말도 돌았다.

"조선이 왜군을 방어하지 못하고 중국까지 걱정을 끼치니, 당연히 그 나라를 두세 개로 나누어 왜적을 막아 낼 수 있는 사람에게 맡기어 그로 하여금 조치하도록 하고, 중국의 번폐국으로 삼자는 것이었다." p.452


        

"조선분할론은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강화 조건으로 제시한 조건에 들어 있는데, 워낙 중대한 사안이다 보니 금방 소문이 퍼진 것 같다. 역사상 한반도는 두분의 분할 역사가 있다. 한 번은 통일신라와 발해 시절이고, 또 한 번은 바로 지금이다. 그리고 상황이 나쁘게 흘러갔다면 임진왜란 때 또 한 번의 분할이 있었을 것이다." p.454


  일본은 자기네 땅으로 돌아갈것 처럼 소문을 내면서 조선땅의 남쪽에 아예 영구적인 기지를 만들려고 했다. 또 한 편으로는 한강 이남의 조선땅을 소유하려는 욕심을 감추지 않았다. 정말이지 기가 막힐 노릇이다. 우리 땅을 지키는데 남의 손을 빌리면 결국 이런 결말로 치달을 수 밖에 없는 걸까. 그 때 만약 이순신 장군이 일본의 수군이 무사히 돌아가도록 길을 열어줬다면 일본은 순순히 자기 나라로 돌아갔을까. 모함을 통해서 이순신 장군을 우리 민족의 손으로 죽이고 한강 이남의 조선 땅을 차지했을 것이다.  실재로 이순신 장군은 한양으로 압송되서 죽기 일보직전까지 옥고를 겪다가 일본 수군에 의해서 조선의 수군이 완전히 격파되자 겨우 풀려나 백의종군하게 된다. 

<징비록>을 읽으면서 마음이 뜨거워지는 이유는 오늘 우리가 처한 역사적 상황이 7년동안 이 땅에 수많은 피를 뿌리던 그 때와 하나도 다를게 없기 때문이다. 아니 오히려 그 때보다 더 어려운 상황이다. 그 때는 이순신 장군의 살신성인으로 이 땅의 절반이라도 마다않고 한 입에 삼키려는 일본의 계획을 막아냈지만 오늘 현실은 우리 땅이 반으로 찢겨서 서로 으르렁 거리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언젠가 우리나라가 하나로 통일이 될 것이 분명하다. 어쩌면 그 시기가 아주 가까이 있을지도 모른다. 그 때 또 강대국들의 손을 빌린다면 그 통일은 알맹이는 쏙 빼앗기고 허울만 좋은 통일이 될 지도 모른다. 진정한 통일은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최선을 다할 때 이루어 질것이 분명하다. 우리의 미래는 우리 스스로 개척해야만 한다는 점을 가슴 깊이 새기며 4회에 걸친 <징비록>리뷰를 마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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