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ollo 18 - Apollo 18 [Red Album]
아폴로 18 (Apollo 18)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2010년 1월
평점 :
품절


 

말하자면 설익었다는 표현은 Red - Blue - Violet 3부작이 완성된 후
작성하는 리뷰라는 시간적 특성에 따른 결과론적인 말일지도 모른다.
3부작을 발매 순서대로 듣긴 했지만 세 앨범을 접할 때 '텀'이 없었기 때문이다.
아폴로18을 <Orbits>라는 곡으로 인해 알았던 이후로
3부작 앨범을 한꺼번에 사서 한번에 모두 청취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뭐 이런 개인적인 사정을 최대한 배제한다 하더라도 이 앨범,
[Red Album]이 여느 앨범에 비해 아쉬운 마음이 조금 더 크게 느껴지는 이유는
이후의 작품들 [Blue Album]과 [Violet Album]에서 이들이 보여주는
독특한 아이덴티티보다 오리지널리티가 조금은 부족한 느낌이 들기 때문이다.
(<Warm>같은 훌륭한 싱글 곡이 가져다주는 한계는 '곡의 허술함'에 있는 것이 아니라,
기존 포스트록의 구성을 담습하는 독창성의 결여에 있다)

그러나 이 기준은 어디까지나 아폴로18의 3부작을 기준으로 봤을 때의 이야기다.
우리나라 인디씬의 열악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연주력이나 개성이 뛰어난 팀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나왔지만, 그 중에서도 아폴로18은 가히 '본좌'라고 할 수 있다.
연주력은 두 말할 필요도 없고 <Warm>과 같은 포스트록과 <Discharge>같은
헤비한 사운드의 하드코어 기반의 강력한 음악이 공존하고 있음에도
이질감 없이 다가올 수 있는 건 이들만의 '재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행히 이들을 조금 늦게 안 탓에 부실한 레코딩 상태의 EP앨범이 아닌
이후에 재발매된 풀렝쓰 앨범 버전으로 들었던 탓인지, 완벽하다고는 하기 어렵지만
각각의 곡의 개성을 크게 해치지 않는 마스터링 상태도 어느정도 만족스러웠다.
군데군데 느껴지는 즉흥연주 feel이 나는 자유롭고 폭발적인 분위기는
다음 앨범, [Blue Album]에서 절정에 달한다.

한국 인디씬의 현재가 궁금하신가?
주저하지 말고 이 앨범을 들어라.
객관적으로 봐도 우리나라 인디씬에서 이정도 수준의 앨범이 나왔다는 건 '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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