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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전과 영원 - 푸코.라캉.르장드르
사사키 아타루 지음, 안천 옮김 / 자음과모음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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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아찾기의 어려움

지금의 사회를 살아감에 있어 개인이 겪고 있는 가장 큰 문제이자 두려움은 ‘현재의 사회를 살아가고 있는 내가 누구인지 모르겠다.’는 것입니다. ‘나’와 ‘현재’가 어떠한지 모른다는 ‘무지’에 많은 이들이 떨고 있으며, 그 불안을 이용하여 ‘지식과 정보’를 소유하고 있다고 믿는 이들은 그렇지 못한 이들을 착취하는 경향이 분명히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자아 찾기’는 ‘현재 찾기’와 닮아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글로벌 경제위기와 국제적 안보의 위험 속에서 우리 사회는 점점 ‘전체화 된 사회’로 나아가는 것 같습니다. 이런 사회 속에서 ‘자신’을 하나의 초월적인 존재로 인식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개인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라는 라캉의 말에서 볼 수 있듯이, 정체성은 오직 다른 누구와의 연결을 바탕으로 해서만 의미를 갖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할 수 는 없습니다. 어떻게 하면 현재를 읽어내고, 그 속에서 자신을 발견 할 수 있을지에 대한 해답을 저자인 사사키 오타루는 “자크 라캉, 미셀 푸코, 피에르 르장드르”라는 세 명의 철학자들의 이야기 속에서 찾아내고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이 책은 “현재 속에서 나를 찾아내는 힘”을 찾아가는 이야기입니다.

 

읽기, 그리고 쓰기의 결과물

푸코도 풍자적으로 ‘철학자의 역할이 어느새 ‘현재란 무엇인가?’ 라는 질문에 대답하게 되었다.’라고 말 했습니다. 사회 비평가의 역할을 철학자들이 대신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런 시대 속에서 저자인 사사키 오타루가 강조하는 것은 결국 “쓰기”라는 행위입니다. 전 작인 <잘라라, 기도하는 그 손을>에서 소개하는 “문학 = 읽기 = 혁명”이라는 단순한 도식에 이제는 “쓰기”라는 것을 추가하는 것입니다. “쓰기”라는 행위를 통해서 사람들은 남들과 차별화 되는 자신을 ‘직접적’으로 마주하게 됩니다. 저자 역시 스스로가 생각하는 푸코와 라캉과 르장드르의 관계에 대해서 직접 공부하며 읽었고, 자신의 생각을 직접 써내려가며 엮어낸 것입니다.


저자는 말 합니다. “세 사람의 텍스트를 나름대로 철저하게 읽고 정성스레 재단해 세로실 가로실을 풀어 묵묵히 다시 짜는 작업을 꾸준히 한 결과, 지금의 필자로서는 <야전과 영원>이라고 밖에 명명할 수 없는 시공이 출현했다. 생각하지도 못한 현현이었다.”

 

대립관계에 있는 라캉과 푸코의 이야기만 듣게 된다면 독자들은 혼란이 올 수 있습니다. 어떤 이의 말이 옳은지 선택하기에 어려움을 겪기 때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자는 그 중간 지점에서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내고 있는 르장드르를 등장시켰고, 독자들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생각을 위치시킬 수 있는 다양성까지 확보하게 됩니다.


너무나 방대한 양의 이야기를 담고 있기 때문에, 책에서 소개하는 푸코와 라캉과 르장드르의 사상을 이 곳에 정리하는 것은 무의미 하다고 봅니다. 

 

읽겠다는 마음 먹기는 어려운, 읽어보겠다는 도전 의식은 타오르는 책

한 대학의 교수가 저자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고 합니다. “양 뿐만 아니라 이 책은 독자의 능력을 무한히 높게 측정한 책이다. 이런 책을 독자들이 읽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가?” 이에 저자는 “읽을 수 있습니다. 라캉과 푸코를 몰라도 읽을 수 있습니다. 원래 독자의 능력을 과소평가하고 ‘모를테니 부드럽게 써주자’라고 하는 것은 독자를 업신여기고 조롱하는 것입니다.‘ 쉬운 책은 아닙니다. 그리고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도 아닙니다. 그러나 오랜만에 이 책 한권 제대로 잡고 독파해보고 싶은 마음이 드는 책입니다.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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