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객 7 - 요리하는 남자
허영만 지음 / 김영사 / 200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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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에서 빼 놓을 수 없는 재미는 역시 여행인 것 같다. 그 고장의 지형과 특색에 따라서 그 고장에서만 나는 질 좋은 식품이 있고 그것을 알아보는 사람들에 의해 시장이 서고 사람들의 왕래가 끊이질 않는 것, 그것을 보고 싶어서 눈만 뜨면 식객을 찾게 된 것 같다. 32- 식객여행은 POT-LUCK PART를 하게 되면서 저마다 각각 주제에 맞는 음식을 가져오는데 저 마다 사연이 있어 그 중에는 감동까지 주는 이야기를 만날 줄은 꿈에도 생각 못했다.


법조인 가정의 돌연변이 아들, 음악을 한다고 가출까지 한 막내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가슴 밑바닥에 깔린 지독한 사랑에 코끝이 찡해왔다.고구마편에서 어린 아들을 버리고 재가를 한 후 그 아들이 자신을 찾아오면 비록 얼굴은 못 보더라도 새까만 가마솥에 찐 고구마를 놓아두고  해가 져 돌아왔을 때 빈 그릇을 보며 아들이 배 곯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위로하며 살아간 그 '못난 사랑'만큼이나 이 사랑도 질기고 커 보였다.



한 어머니가 임종 때 코에 산소호흡기를 대고 그 힘든 생사의 길에서조차 차마 가출한 막내아들을 보고 싶다는 말을 못하고 ‘족발’이 먹고 싶다는 이야기를 할 때…….그리고 그 이야기의 속뜻을 알아채는 유일한 사람이 아버지라는 것에서 장충동족발이 맛있는 데라는 생각이 아니라 아들을 향한 어머니의 질기고 강한 사랑에 눈이 뜨거워졌다. 죽을 때도 못난 자식 걱정을 하는 어머니는 도대체 인간이 맞을까! 이미 인간의 한계를 초탈한 존재같다.

 

33- 요리하는 남자는 꽤 기대를 하고 보았는데 아무리 보아도 계속되는 나래이션이 어색했다. 물론 영화나 드라마에서 조차 나온 적이 없는 에피소드라서 그런 것도 있지만 차라리 남자가 요리하게 된 사연보다 주꾸미가 주인공이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좀 색다른 면도 있긴 하지만  그래도 탄탄한 줄거리가 그리운 것은 사실이었다.

 

34-1년에 딱 3일은 제목만 보면 궁금증이 더 했다. 뭘까? 옻나무의 새순을 먹을 수 있다니 정말 놀라움 그 자체였다. 옻은 절대 만져서도 안 되는 위험한 약품으로만 인식하고 있던 나에게는 위가 약해 소화가 잘 안되고 몸이 찬 사람에게 좋다는 그 멘트에서 정말 옻 순이 탐이 났다. 역시 건강보조식품이라면 귀가 솔깃해지는 내 약점은 속일 수가 없는 지 다른 것도 아니고 맛있는 것은 더더욱 아닐 텐데 몸에 좋다니 책을 덮고 나서도 시중에서는 구할 수 없다는 옻 순 생각이 자꾸만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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