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 국어사전 - 남녘과 북녘의 초.중등 학생들이 함께 보는
토박이 사전 편찬실 엮음, 윤구병 감수 / 보리 / 2008년 5월
평점 :
구판절판


국어사전을 하나 사면 십 여년을 이용하기 때문에 신부를 고르는 것처럼 신중에 신중을

기하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이 보리사전이야말로 초등학교 저학년부터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도 이용할 수 있을 정도로 그 양과 질, 편집면에서 대단히 탁월하다.

 

7년 2개월에 걸쳐 글쓰기와 편집을 했다는 것도 물론 대단하지만

우리 아이들에게 바른 말을 통해 바른 정신을 심어주어야 겠다는 지극한 사랑이 담겨져 있고

무엇보다 가장 큰 특징은 국어학습에 도움을 주기 위한다는 보조역할에 만족하는 것을 넘어

미래 남북한 주민의 자유로운 왕래를 가능케 하기위한 소통의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엄청난 정성과 신념이 없이는 도저히 할 수 없는 작업이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4만여 단어나 되는 방대한 분량도 놀랍지만  어린아이들이 처음 접하는 단어를 읽으며

동시에 볼 수 있도록 생태동식물 등의 세밀화그림을  바로 옆에 두었기 때문에

백과사전을 보는 것처럼 재미있고 정확하게  공부할 수  있었다.

특히 동화나 소설을 읽다가 막히는 단어를 찾기 위해 보조도구로써 보리국어사전을

펼치게 된다기 보다는 첫 자음 ㄱ 부터 시작해서 마지막 ㅎ에 이르기 까지

매일매일 사전을 교과서 삼아 공부한다면 정확한 어휘사용 뿐만 아니라

실로 방대한 어휘의 메모리를 갖게 될 것이 분명하다.

공부에 흥미를 갖고 탐구하려는 아이에게는 무척 큰 도움이 될 것이라 확신한다.

한편, 아직 혼자서 공부하는 것이 어려운 아이를 맡고 있다면 부모나 선생님이 함께

단어공부를 하는 것도 이 사전을 통해서는 즐거운 게임으로 이용할 수 있어서 추천하고 싶다.

예를 들면 명사의 경우

우리말- 강낭콩은   북한에서는- 강남콩, 당콩으로

방부제- (북) 썩음막이 약

방아깨비-(북) 방아메뚜기

스위치-(북) 전기 여닫개

멜론-(북) 향참외

메조 소프라노-(북) 녀성중음

한국어-(북) 조선어

등으로 어린아이들이 흥미를 느낄만큼 공통점이 있으면서도 다른 표현을 사용하고 있어

작은 카드에 각각 짝을 만들어 누가 먼저 맞추는지 게임을 했는데 앉아서 눈으로 하는

공부에 어려움을 갖고 있는 아이들도 이 한국어- 조선어 카드놀이에는 도저히 앉아 있질 못하고

그 짧은 다리로 서서 더 빨리 카드를 집으려 애 쓰는 모습을 보며 무척 높은 흥미와

관심을 보이니 참 즐거웠다.

 

어른인 내가 이 사전에 애정과 자부심을 갖게 된 이유는 바로 7년 넘도록 이 보리사전편찬에

인생을 바친 저자 윤구병선생님의 우리말과 정신에 대한 사랑과  나라에 대한 사랑,

그리고 끊임없이 후 세대를 위해 무엇을 더 남기고 갈까  고심하는 선생님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느낄 수 있었기에 가능했다.

 

계속해서 이 보리국어사전을 통해 갈수록 내면화되며 친구와도 말이 안 통한다며

혼자서 노는 우리  어린아이들이 문화와 사상이 다른 북한의 어린이들과도 손을 잡고

친구가 되는 그 밝은 미래로 나아가는 다리가 되길 진심으로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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