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보내지 마 민음사 모던 클래식 3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김남주 옮김 / 민음사 / 2009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복제인간에게도 감정이 있을까. 복제인간에게도 영혼이 있을까. 인스타그램에 과제물을 올리며 생각을 정리할 때도, 책을 다 읽은 지금도, 결론을 내리기 어려운 부분이다. ⠀⠀⠀⠀⠀⠀⠀⠀⠀⠀⠀⠀⠀⠀⠀⠀ ⠀⠀⠀⠀⠀⠀⠀⠀⠀⠀⠀⠀⠀⠀⠀⠀ ⠀⠀⠀⠀⠀⠀⠀⠀⠀⠀⠀⠀⠀
<밑줄긋고 생각잇기>에 참여하기로 결정했을 때, 이번이 가즈오 이시구로 작가와의 첫 만남이어서 여러 책들 중 어떤 책을 골라야 할지 많이 고민했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 이 책은 전혀 내 마음에 들지 않았다. 복제인간을 다룬 SF물이라는 말에 선입견이 생겼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으로 정한 이유에는 다른 것도 아닌 책 표지에 있는 캐시의 말 한마디가 컸다. ⠀⠀⠀⠀⠀⠀⠀⠀⠀⠀⠀⠀⠀⠀⠀⠀ ⠀⠀⠀⠀⠀⠀⠀⠀⠀⠀⠀⠀⠀⠀⠀⠀ ⠀⠀⠀⠀⠀⠀⠀⠀⠀⠀⠀⠀⠀
"나한테 영혼이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도 있나요?" ⠀⠀⠀⠀⠀⠀⠀⠀⠀⠀⠀⠀⠀ ⠀⠀⠀⠀⠀⠀⠀⠀⠀⠀
마치 나를 향해 말하는 것 같았고, 외면할 수 없었다. 그렇게 이 책과 만났고, 지금은 그 선택에 만족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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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고 작가에 대해 가장 놀랐던 건, 남자작가임에도 불구하고 주인공인 캐시와 친구 루스, 즉 여자입장에서의 심리적 묘사가 탁월했다는 거다. 어떻게 여자로서 느끼는 감정의 미묘한 선과 갈등을 이토록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었을까. 만약 내가 작가의 정체를 모른 채 이 책을 접했더라면 당연히 여자작가라고 생각했을 정도로, 질투와 감정의 골이 섬세하게 잘 나타나 있다. 또한 이야기의 전개가 작가가 뿌려놓은 단서 부스러기를 하나씩 따라가며 이어지기 때문에, 쉬지 않고 계속해서 읽게 되는 것도 큰 장점이다. 그렇게 캐시의 이야기를 자연스레 따라가다 보면, 읽는 내내 아이들과 한 뜻이 되어 무언가를 바라고 희망하는 나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한참을 읽다보면 문득 많은 생각을 하게 되는 책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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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책에 밑줄을 긋기 보다는 깨끗하게 보고 노트에 따로 필사하는 스타일이어서, 이번 <밑줄긋고 생각잇기>도 좋았던 부분을 필사하며 참여했다. 책을 읽으면서 한 번, 필사하면서 한 번, 인스타그램에 올리면서 또 한 번. 평소에도 책을 천천히 읽는 편이지만, <밑줄긋고 생각잇기>를 하면서 혼자 읽을 때보다 더 많이 생각하고 더 깊이 고민했던 것 같다. 이 책을 읽는 다른 독자분들의 밑줄과 감상도 읽어보며 나와 비슷한 점과 다른 부분을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점도 좋았다. 여전히 캐시의 물음에 대해선 어떤 답을 해주어야 할지 잘 모르겠지만, 복제인간에 대해 가장 많이 생각하고 의문을 던진 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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