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역시 이런 건 피곤해. 나는 마이어의 허벅지 위로 풀썩 쓰러졌다. 그의 단단하고 두꺼운 다리가 크게 요동쳤다. 화들짝 놀란 마이어가 자리에서 벌떡 일어서며 외쳤다.
"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아야."
그 바람에 나는 그대로 소파에 고개를 처박고 말았다. 고개를 들고 머리를 문지르며 내 앞에 우뚝 선 마이어를 올려 보며 입술을 삐죽였다.
"뭐가 부끄러워요? 연회장에서 고래고래 소리 지르면서 절 찾는 것보다야 덜 부끄러운 것 같은데."
마이어의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올랐다. 그의 입이 몇 번을 뻐끔거리며 뭐라 말하려고 하다가 닫히기를 반복했다. 그는 끝내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터덜터덜 아까 앉아 있던 곳의 반대쪽으로 향했다.
"그러면 이쪽으로 눕게."
반대쪽에 자리 잡은 마이어가 왼쪽 허벅지를 손바닥으로 탁탁 두들겼다.
아니, 오른쪽 허벅지나 왼쪽 허벅지나…….
이해할 수 없었지만 마이어가 고집스레 입을 다물고 있으니 캐묻기도 좀 그랬다. 나는 슬그머니 마이어의 왼쪽 허벅지를 베고 누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