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은 신을 찾아서 - 신념 체계와 삶의 방식에 관한 성찰 성찰 시리즈
강유원 지음 / 라티오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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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깊건 얕건 간에, 책은 저자의 투영이다. 강유원은 여태의 저작들에서 선생 강유원, 공부하는 강유원의 모습만을 투영하고자 했다. 그래서 선홍빛 표지를 보며 궁금했다. 왜 <숨은 신을 찾아서>일까. 이 제목은 도발적이다. 적어도 여태의 저작들과 비교하면 확실히 그렇다. 강유원이 이런 제목을 붙였다니, 조금은 그답지 않다고도 생각했다. 이런 생각을 뒤로하고 책을 읽었다. 책은 아우구스티누스의 <고백록>과 데카르트의 <성찰>을 중심으로 쓰였다. 이 두 텍스트를 비교하며 중세인과 근대인이 생각하는 세계의 근본 원리, 혹은 ‘신’에 관한 의식의 차이를 살핀다. 믿음의 체계를 밝히는 과정이니만큼, 논리 구조가 조금은 빈약한 곳도 있다. 하나 결코 성긴 정도는 아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책 곳곳에는 선생 강유원이 아닌, 인간 강유원의 내밀한 곳이 투영되어 있었다. 논리나 이성으로는 증명되지 않되 삶의 궤적에 언뜻 비치는 ‘신’의 흔적을 더듬는 강유원의 모습이 있었다. 그러니까, 이 책은 이렇게 쓰일 수밖에 없었다. 인간 강유원이 자리하지 않으면 이 책은 성립하지 않는다. 때문에 이 책의 제목은 <숨은 신을 찾아서>일 수밖에 없었지 싶다. 그가 앞으로 어떤 책을 쓸지 모르지만 어쨌건 나는 그의 독자일 것 같다. 영원은 아니더라도, 아마 확신컨대 꽤 오랜 시간 동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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