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사회/과학/예술 분야 주목 신간 작성 후 본 글에 먼댓글 남겨 주세요.

 올해 2월 달에 전역을 하고서, 공개된 장소에(비록 찾아 주시는 분은 별로 없지만) 책에 대해서 무언가를 적는 것은 거진 처음입니다. 운이 좋게도 알라딘 서평단 인문/사회/예술 분야 11기에 선정이 되어서 이렇게 미흡하나마 다른 분들에게 저의 시선으로 책을 소개시켜 드릴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었기에 가능한 일이지 싶습니다. 다시금 서평단으로 선정해 주신 것에 감사의 인사를 전하며, 한번 이야기를 시작해보기로 하겠습니다.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
마이클 샌델 지음, 안기순 옮김, 김선욱 감수 / 와이즈베리 / 2012년 4월


 처음으로 소개할 작품은 아마 대부분 사람들이 알법한, 지난해에 ‘정의란 무엇인가(Justice)’로 한국에서 쉬이 보기 힘든 인문학 열풍을 불러일으킨 샌델의 신작,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입니다. 사실 이 이야기는 ‘정의란 무엇인가’의 내용을 경제학이라는 학문의 용어로 바꾸어 놓은 버전이 아닐까 싶은데, 그래서 조금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자유시장의 파탄은 2008년에 있던 서브프라임 모기지론을 통해 그 한계를 명확히 드러냈고, 그 한계를 지적하는 서적들이 한동안 엄청나게 쏟아졌습니다. 이를테면 문화인류학자 칼 폴라니의 ‘거대한 전환’이 다시 재간되는가 하면, 이 폴라니의 사상적 적자임을 자처하는 라즈 파텔의 ‘경제학의 배신’이나, 금융위기의 문제를 화폐의 신용도와의 관계에서 찾으려한 하이먼 민스키에 대한 저서, 조지 쿠퍼의 ‘민스키의 눈으로 바라본 금융위기의 기원’하며.. 도무지 셀 수도 없이 많은 그것들이 나왔습니다. 이런 책들의 홍수 속에서 샌델은 어떤 차이를, 어떤 통찰을 보여줄 수 있을지 하는 걱정이 되지 않을 순 없네요. 하지만, ‘정의란 무엇인가’에서 보여줬듯, 샌델이 원체 글을 읽기 편하고 흥이 돋게 쓰시는 분이라, 이번 책도 약간의 우려와, 보다 많은 기대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포리즘 철학
조중걸 지음 / 한권의책 / 2012년 4월

 

 두 번째는 ‘아포리즘 철학’이라는 책입니다. 사실, 이 글의 작가에 대해서나, 이 서적에 대한 다른 정보는 따로 없음에도 불구하고, 오랜만에 서양철학사를 한번 정리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한번 제멋대로 선정해보았습니다. 음, 그렇다고 마음대로 긴 하지만 온전히 제 멋대로는 아니고, 이번 월만 해도 철학사 책이 적잖이 개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이 책을 꼽은 이유는 따로 있긴 합니다. 목차에 나온 각 철학자군에 대한 새로운 무게감이 꽤나 흥미롭습니다. 이를테면, 종래의 철학책에서 더없이 중요하게 다루는 서양철학사를 지탱하는 두 거대한 기둥,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에 대한 지나치게 방대한 분량이 꽤나 축소되어 있고, 서양철학사에서 비교적 스포트라이트가 강하지 않았던 생철학의 베르그송이나 악마적인 천재, 언어철학자 비트겐슈타인에 대한 과감한 분량의 투자는, 개인적으로 무척이나 좋아하는 철학자들이기도 해서, 그 적잖은 철학책들 중에서 딱 하고 흥미가 돋지 않을 수 없었기에, 사심 가득 한번 뽑아봤습니다.

 

 

 


주체성과 타자성
로렌초 키에자 지음, 이성민 옮김 / 난장 / 2012년 4월


 세 번째는 라캉에 대해 다룬, ‘주체성과 타자성’이란 책입니다. 라캉, 라캉의 정신분석틀이라는 이 도깨비 방망이 같은 이름에 대해선 입대하기 전에 잠깐, 그리 깊이 있게 하진 못했지만, 아주 잠깐 공부했던 기억이 있는데, 전역을 하고 보니 머릿속에 남아있는 것이 거진 다 날아가 버린지라.. 기껏해야 상상계, 상징계, 실재계에 대한 메타포에 대한 흐릿한 기억정도가 남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라캉에 대한 심도 있고 깊이 있는 책이 나왔다는 소식을 이리저리 주워듣게 되었습니다. 우리나라엔 라캉 그 자체보단 지젝이 해석한, 맑스에 기반한 라캉이 조금 더 알려진 느낌이 강한지라.. 저 역시 그렇게 공부했었기도 했구요. 그래서 제 입장에서도 진짜 오리지널 라캉을 접하는 것은 아마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 라캉의 분석틀이라는 게, 잘못 공부하면 사람하나 어둠의 길로 빠뜨리기 충분한 이론틀인 것으로 알고 있기에, 이런 책이 나와준 것도 고맙고, 이런 책이 번역된 것 또한 무척이나 고맙습니다. 엄청 기대가 되는 책입니다.

 

 


비평이론의 모든 것
로이스 타이슨 지음, 윤동구 옮김 / 앨피 / 2012년 4월

 

 네 번재는 ‘비평이론의 모든 것’이란 책입니다. 이 책이야말로 순전히 제 개인적인 욕심으로 꼽아본 책입니다. 사설입니다만, 제가 학교에서 지금 현대 소설을 이론적으로 분석하는 수업을 듣고 있는지라, 그리고 이 수업을 듣고자 했던 이유 역시 근본적으로 텍스트를 조금 더 자세하게 읽고, 더 면밀하게 해석해보고자 하는 동기에서 출발했고, 그것은 결국 비평으로 이어지는 이야기가 되기에, 이 엄청난 두께의, 그리고 적지 않은 칭찬을 받고 있는 비평서를 보니 마음이 혹했습니다. 현존하는 ‘거의’ 대부분의 비평에 대한 분석틀이 들어있는 책이라 들었습니다. 물론, 이 분석틀 중에선 방금 위에서 살펴본 라캉의 분석틀에 대한 내용 역시 담겨있는 것으로 알고 있구요. 물론 개괄서와 전문서를 비교하는 것 자체는 무리겠지만, 두 책을 읽고서 라캉의 이론에 대한 깊이를 더하는 것 또한 책을 읽는 즐거움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하구요.

  


 다 쓰고 보니, 하나같이 사심이 가득한 선정이긴 한데.. 그래서 쓰면서 뭔가 잘못하고 있는 건가 하는 생각도 들었는데, 결국 저의 시선으로, 저의 관점으로 책을 소개하는 시간이니만큼, 오히려 이렇게 뽑아야 맞는 기분이 들기도 해서, 그리 잘못된 선정은 아니지 싶고, 무엇보다도, 아무리 봐도 그리 나빠 보이지 않는 책들이기에, 한번 이 글을 읽어주신 여러분들과 같이 책을 읽을 수 있겠으면 하는 마음으로 선정했음을 밝힙니다.

 

 그럼, 첫 월간 신간 소개는 이쯤에서 마칠까 합니다.

 짧지 않은 글 읽어주셔 감사하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책들이길 기원하겠습니다.



 
 
꽃도둑 2012-05-03 14:20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안녕하세요 알라딘도 처음, 서평단도 처음이시군요,,잘 오셨구요,,,
저는 근데 책에 대한 기대보다 케이포룬님의 리뷰가 기대되는데요...^^

케이포룬 2012-05-04 02:14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곷도둑님. 관심 가져주셔서 감사합니다. 부디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한번 열심히 글을 읽고, 풀어 쓸 수 있도록 노력해 보겠습니다.

가연 2012-05-06 21:03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 이번에 파트장이 된 가연입니다. 이렇게 댓글 달면서 확인하는 것을 얼마나 오래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ㅎㅎ 할 수 있는데까지는 해보려고 합니다. 좋은 책들 추천 감사합니다. 확인했습니다.

케이포룬 2012-05-07 10:17   URL
아, 반갑습니다. 멀지 않은 곳에서 모두를 위해 조금 더 힘 써주시는 멋진 파트장님이 옆에 있어서 정말 든든하네요. 종종 인사드리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