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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채원의 가치투자 - 가슴 뛰는 기업을 찾아서
이채원 외 지음 / 이콘 / 2016년 12월
평점 :
주식투자를 해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주식투자로 돈을 번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 것이다. 특히 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인해 대부분의 개인투자자들은 기관과 외국인에게 소중한 투자자금을 헌납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자금력과 정보력, 매매기법 등에서 그들을 따라가기가 버거운 것이 사실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연 주식시장에서 돈을 잃지 않고 꾸준한 수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이 없을까? 이런 의문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늘 원론적인 내용을 되풀이하지만, 그것이 바로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사항일 수 있다.
누구에게나 맞는 완벽한 투자기법은 없기 때문에 투자자 본인의 성향과 강점을 파악하고 가치투자, 모멘텀 투자 등의 투자 방식을 스스로 선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충분한 공부와 분석을 통해 시장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을 정도의 자신감과 자신만의 매매원칙을 키워야 한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저자인 이채원 부사장(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은 주식투자를 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눈여겨보고 따라할만한 가치가 있는 롤 모델로서 자격이 충분하다. 본인만의 투자방식을 가치투자로 설정하고 저평가된 종목을 발굴하여 원하는 수익이 날 때 까지 절대로 팔지 않는다. 벤저민 그레이엄이나 워렌 버핏 등 가치투자의 고수들을 벤치마킹하고 본인만의 투자 원칙들을 가미하여 이채원식의 가치투자 방식을 만든 것이다. 꼭 가치투자가 투자의 정답은 아니겠지만 이러한 이채원 부사장의 원칙과 소신은 주식투자자로서 배워야 할 만한 점이라는 건 확실하다.
이 책을 통해 이채원 부사장은 본인만의 종목 발굴 원칙을 세세하게 독자에게 전달하고 있으며, 과연 가치투자가 무엇인지 제시하고 있다.
그만의 종목 발굴 원칙은 이렇다. 우선 남들은 오르는 주식을 매수하려고 발버둥칠 때 더 이상 하락할 수 없는 주식을 매수한다. 최악의 상황을 지나고 있는 기업들은 주가가 이미 최악의 상황까지 반영되었기 때문에 오를 일만 남아있다는 것이다. 두번째로 생활 속에서 투자의 아이디어를 발견한다. 가치투자자는 일반인들이 무심코 지나쳐버리는 일상에서 투자할 종목을 찾는다. 가장 가까운 가족이나 이웃, 동료들이 요즘 무엇을 사고 무엇을 보고 있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고 투자아이디어를 찾아낸다는 것이다.
세번째로 워렌버핏이 코카콜라를 발굴하여 엄청난 수익을 창출했듯이, 코카콜라처럼 우수한 프랜차이즈(독점력)를 보유한 기업의 주식을 매수한다. 또한 자사주 매입이나 대주주가 미리 선취매하는 주식을 사들인다. 특히 대주주가 개인의 돈으로 주식을 매수한다면 무조건 따라사야 한다는 것이다. 그만큼 그 기업의 뭔가 숨겨진 매력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 밖에도 배당수익률이 높은 기업, 부동산과 현금을 시가총액보다 더 많이 소유한 기업, 기업공시에 충실한 기업 등을 투자종목 리스트에 올려논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주식을 매수하는 사람들을 가치투자자(저자 또한 그렇다)라고 명명하는데 이들은 모든일을 역발상으로 생각해보고 최악의 상황을 미리 가정해 보는 등 부정적 사고의 의심병환자이자, 첫째도 둘째도 돈을 잃지 않고 지키려는 위험이 싫은 손실혐오증 환자들이라고 말한다. 또한 그들은 복리의 마술을 믿는다. 재테크 서적이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복리의 위대함을 가치투자자 또한 되새기고 투자활동에 임한다는 것이다. 또한 가치투자자들은 대상기업에 대한 단순주식투자가 아닌 그 기업의 오너이자 사업가로서 판단하고 행동을 함께한다는 것이다. 시장은 효율적이지 않기 때문에 차익을 얻을 수 있는 투자기회가 발생하며 이를 놓치지 않는 것이 가치투자자의 본분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서 나는 생각한다. 과연 우리(나를 포함한 개인투자자 모두)가 얼마만큼 이채원 부사장처럼 성공적인 주식투자를 위해 끊임없는 분석과 노력을 다했을까? 하고 반문해본다. 뚝심있게 원칙을 지켜나가는 이채원식 가치투자를 보면서, 그저 각종 매체나 어설픈 루머, 검증되지 않은 자신만의 확신 등을 가지고 주식투자에 임하지 않았나 다시 한 번 되돌아보게 되는 좋은 계기였지 싶다. 아마 험난한 주식시장에서 살아남는 방법은 특별한 게 아닐지도 모른다. 자신만의 원칙과 소신, 그리고 기다릴 줄 아는 느림의 자세를 가져보는 것일 수 있다. 이 책을 읽는 투자자 모두가 저자의 말대로 시장에서 돈을 잃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가슴뛰는 기업을 발굴해내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유쾌한 상상이 현실이 될 수 있기를 희망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