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 그들이 숨긴 진실 - 이덕일의 한국사 4대 왜곡 바로잡기
이덕일 지음 / 역사의아침(위즈덤하우스) / 2009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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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임나부일본설이나 중국의 동북아공정이 좋은 것은 아니지만 까짓것 인정한다. 그들이 주장하는 역사자체가 진정한 역사라고 인정하는 것이 아닌, 일본과 중국이 그런 유치한 행동을 통해 얻는 것이 많다보니 그런 행동을 하는 것자체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국가찬란했던 과거를 보이며, 우리가 이렇게 강대했던 나라고, 그러니 우리나라는 너네 나라보다 훌륭하다는 식의 논리 혹은 나중에 과거의 영토였으니 돌려달라는 어이없는 발언을 할지라도 그들은 자신들의 역사를 좋게 포장하고, 어떤 나라보다 더 훌륭했고 강대한 나라로 보여지기 위해 국가적으로 하는 거짓말이긴 하지만, 그 나라의 국민들 입장에선 자부심을 느끼게 될테니 말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어떤가? 

우리나라도 일본이나 중국처럼 역사를 왜곡하고 있다. 다만 자신의 나라를 좋게 포장하려는 일본, 중국과는 달리 사실보다 못한 나라로 비하하고 있다.. 그것도 한 명의 사이비같은 역사학자에 의해 이루어지는 것이 아닌, 이른바 주류 역사학자라 일컬어지는 집단에 의해, 국민의 세금으로 연구비를 받는 단체에 의해 왜곡되는 현실이니 어이가 없을 뿐이다.  

나도 그런 국사교과서를 통해 공부했고, 시험을 보고, 그렇게 자라왔다.  

아무 의심없이 삼국의 중앙집권화순서를 고구려 2세기 태조왕, 백제 3세기 고이왕, 신라 4세기 내물왕이라 외웠다. 그리고 아무 의심없이 한반도 남부에 삼한, 강원도 지방에 동예가 위차한다고 외웠다. 그리고 성리학중심의 조선에서 실학사상을 일으켜 중농주의와 중상주의를 주장한 학자들이 노론출신이라고 배워왔다..입시에 치중하여 마음껏 책을 읽을 수 있는 시간보다 학교에서의 시험은 내신이라는 이름으로, 그리고 12년간을 공부하여 단 하루의 시험으로 평가하는 수능에 의해 단순 암기식 공부만 해온 나에게 국사책은 하나의 바이블이고, 믿어의심치 않는 사실만을 다룬 책이라여겨졌었다.. 근데 그런 국사교과서가 오류 투성이라니!! 그리고 여전히 다른 학생들도 그런 책을 통해 공부를 하고 있다니..  

이게 우리나라의 현실이다.. 1945년 광복을 맞이했음에도 여전히 식민사관에 빠져, 제대로 된 역사를 가르치기 보단 우리나라를 왜곡하여 가르치는 것이.. 해방된지 반세기를 훌쩍 넘었지만 여전히 우리나라는 일제의 지배하에 있을 뿐이다. 어린 학생들에게 왜곡된 역사를 가르치고, 그 역사를 달달 외워 시험을 보게함으로써 자라서도 왜곡된 역사를 진실이라 믿게 만듬으로써 계속해서 일제의 지배하에 놓여있는 그런 나라...  

솔직히 이 책 속에서 인용한 국사교과서를 보기전까진, 중국의 동북아공정에 맞서 고조선과 고구려의 역사에 대한 책이었던 이덕일선생님의 <고조선은 대륙의 지배자였다>, <고구려는 천자의 제국이었다>를 읽을 때에는 그저 중국의 동북아공정이 어이가 없구나, 우리나라도 고조선과 고구려역사에 대해 더 자세히 가르쳐야할텐데라는 생각과 더불어 너무나도 생소한 역사에, 중고등학교 국사시간에 배운 것보다 더 복잡한 나라들간의 관계에 재미가 없다고 느낄 뿐이었다. 그저 "아.. 고조선은 실제 존재하는구나.. ", "아.. 고구려는 정말 강대한 나라였구나"라는 생각외엔 아무 생각이 없었다. 그런데 바로 이런 나의 생각이 학창시절 배운 국사때문이라면?  

수능이후로 국사교과서를 한 번도 펼쳐본 적이 없기에, 그리고 단순히 암기했던 책이기에 시험이란 목적이 사라지자 대략의 역사외엔 기억이 남아있지 않았다. 하지만 이 책 속에 언급된 국사교과서의 내용을 보니 바로 내가 공부한 우리나라의 역사였다.. 성리학을 중시한 선비들에 의하면 실학이란 성리학이 아닌 다른 학문이니 언급할 가치도 없는 학문임에도 실학의 선구자들 대부분이 노론출신 명문가 자제였다고 언급한 모순된 역사, 1940년대에나 한국광복군이 창설되어 별다른 활약없이 연합국 승전에 의해 해방된 것으로만 인식하게 만드는 그런 어이없는 역사.. 

그런 역사를 가르친 국사교과서때문에 그 책자체에 흥미가 없었다고 하는 것은 성급한 일반화이긴 하지만.. 만약 중고등학교를 다니며 우리의 찬란했던 과거에 대해 배워왔다면, 너무나도 낯선 지명이라 거부감을 일으키는 이야기가 아닌 우리에게 친숙한 역사이야기이고, 너무나도 당연한 뻔한 이야기에 동북아공정에 더 열을 내며 반발하지 않았을까?

나는 우리나라의 역사에도 그렇게 낯설음을 느낄 뿐이었다. 그리고 여전히 우리나라의 역사가 너무나도 낯설다. 조선말기 자신들의 이익에만 열중하여 한 나라의 왕을 독살하는데에도 거리낌이 없고, 쓸데없는 당쟁싸움에만 열중하던 노론에 의해 송시열이 우상화된 역사를 배웠고, 자신들만의 이익을 우선시하느라 나라를 팔아먹는데 앞장 서 일본으로부터 자작이란 호칭을 받았던 노론과 자신들의 침략을 정당화하려던 일본의 합작품인 식민사관으로 똘똘 뭉쳐진 역사만을 배워왔으니 그런 사관을 걷어낸 우리의 진정한 역사를 부끄럽게도, 낯설게 여길 뿐이었다.  

이렇게 진정한 역사를 낯설게 여기는 사람이 이젠 나 하나였으면 좋겠다.  


한국 주류 사학계가 해방 후 60년이 지난 현재도 일제 식민사학의 왜곡된 논리를 완전히 극복하지 못한 주요 원인은 두 가지다. 하나는 스승의 견해에 이의를 제기하지 못하게 하는 전근대적이고 봉건적인 학문풍토 때문이고, 다른 하나는 당대에 쓴 1차 사료를 직접 검토해가며 자신의 이론을 확립한 것이 아니라 일제 식민지사학자들과 그 한국인 제자들의 눈으로 바라본 고대를 무비판적으로 추종하기 때문이다. 고조선과 한나라 시대로 직접 들어가 그 시대의 사료로 분석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이다. – 43쪽  

"이병도"가 식민사관에 의해 허구로 몰렸던 단군을 실제 인물로 밝혀냈다고는 하지만 그 외의 사실에 있어선 식민사관에 의해 비약된 논리로 왜곡된 역사를 연구하였던 사람이니만큼, 자신의 스승일지라도 스승의 견해에 이의를 제기하고, 무조건 일본의 조사에 의존하고, 배운 역사에 의해서만 연구하는 것이 아닌 실제 자료를 가지고 올바른 역사를 연구하는 사람들이 제대로 연구한 우리나라의 역사에 대해 국사교과서를 만들어, 하얀 백지 상태와도 같은 학생들에게 올바른 역사를 가르치는 나라.. 중국의 동북아공정의 어이없는 논리를 비웃으며 가볍게 중국의 의견을 반박할 수 있는 사람이 많아지는 나라.. 그런 나라에서 진정한 역사를 낯설게 여기며 부끄러워하는 사람은 나 밖에 없는 나라.. 그런 한국이 되어야 우리는 그제서야 비로소 일제치하에서 완전히 벗어나게 되는 것은 아닐까? 

 덧)) 이 책을 읽고나서 혹시나 해서 네이버에 "낙랑군"을 검색해보았다. 두산백과사전에서는"낙랑군은 대체로 위만조선의 고지를 중심으로 평남의 대부분과 황해도의 일부에 걸쳐 있었는데"라고, 위키백과에서는  "일제시대 이후 평양 일대에서 봉니(封泥)·한식(漢式) 무덤 등 낙랑 관련 유물들이 대량으로 발굴됨으로써 낙랑의 위치는 평양시 대동강 남안의 낙랑토성 일대임이 확증"되었다고, "일부 민족사학자 및 재야사학자는 낙랑군의 위치를 요동 또는 요서 일대로 비정하고, 기존의 낙랑군 위치인 평안도 지역에 낙랑이 있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그러나 이러한 주장은 현재 한국사학계에서 인정되고 있지 않다."고 한다.. 수신국이 아닌 발신국에서 발신국의 봉니가, 그것도 봉니가 많이 출토되었던 지역을 샅샅이 뒤져도 더 이상 나오지 않던 것을 신의 손을 가진 일본만이 수두룩하게 발견했던 위조가능성이 있는 그런 것을 가지고 확증되었다라니.. 국사책도 국사책이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접하는 인터넷부터 뜯어고쳐야될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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