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 가야 할 길 아직도 가야 할 길
M.스캇 펙 지음, 최미양 옮김 / 율리시즈 / 2011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이 유명한 책을 이제야 읽었습니다. 지금 보니 1978년에 처음 발간되었군요. 어휴, 40년쯤 전에 나온 책을 이제야 읽었습니다. (하긴 수천년전에 나온 유명한 고전들도 대부분 안 읽었지만요.^^;;)

   "인생은 고해(苦海)다"라는 유명한 말로 시작하는 이 책은 '심리학과 영성을 매우 성공적으로 결합시킨 책'이라는 평가를 받았다고 하더군요. 사실, 요즘 나온 심리학 책들이 대부분 무신론적 관점에서 나온 것에 비하면 대놓고 하나님의 은혜를 이야기하는 이 책은 매우 신기했습니다. 소위 뇌과학과 심리학이 더 많이 발달했을 지금도 그의 이론이 유효하게 받아들여지고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었구요.


   그런데, 이 책을 읽었을 때 처음 들었던 생각은 '뭐야, 여기에 다 있잖아?!' 였습니다. 특히 사랑에 대한 chapter를 읽어보니 여기저기서 주워 듣던 이야기들이 거의 다 들어 있더라구요. (어떤 청년은 심지어 저자의 다른 책들도 다 이 책에 나온 이야기들을 반복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아니, 그런 것보다 훨씬 더 쉬우면서도 내용이 깊었습니다. 어쩌면 심리학은 40년 동안 별로 발전하지 못했을지도 모르겠네요. (제가 잘 몰라서 그런 거겠죠?^^;;)


   이 책의 궁극적인 주제는 사실 '영적 성장'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저자는 하나님이 원하시는 것은 우리가 영적으로 성장해서 하나님과 같아져서 하나님과 함께 책임을 맡는 것이라고 이해합니다. 그런데 그렇게 성장하기 위해서는 훈련이 반드시 필요하지요. 그리고 사실 그 과정은 쉽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은 그렇게 성장하는 것에 대해 두려움을 가지게 되고 회피하려고 합니다. 그러는 와중에 크고 작은 다양한 정신질환에 직면하게 되지요. 그런 의미에서 정신질환은 개인의 의식적 의지가 무의식적 의지인 하나님의 의지에서 상당히 벗어날 때 일어난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런 증상이 나타났을 때 자신을 점검하며 재정비하면 문제를 해결하고 영적 성장을 이룰 수 있다고 이야기하지요. 그렇게 본다면 심지어 정신질환의 증상은 하나님의 은총이라고까지 볼 수도 있습니다! (물론 누구도 받고 싶지 않은 선물이지요..)  


   이 책에서 가장 신기하고 독특한 부분은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정신적 문제를 하나님의 은혜와 연관시킨 (심리학과 영성을 결합한) 4부 "은총"이지만 제가 제일 감탄하면서 읽었던 부분은 2부 "사랑"이었습니다. 


  사랑을 어떻게 정의하시나요? 뭐, 별별 이야기가 다 나오겠지요? 고린도전서 13장의 감동적인 표현에서부터 '사랑은 움직이는 거야.'는 광고 카피까지. 그런데 저자의 사랑에 대한 정의는 매우 독특합니다. "사랑이란 자기 자신이나 타인의 영적 성장을 도울 목적으로 자신을 확대시켜 나가려는 의지이다."라고 말하거든요. (여기서도 영적 성장이 중요하게 나타나지요?)

  사랑에 대해 이렇게 정의를 내리고 나면 무엇이 사랑이 아닌지가 잘 드러나게 됩니다. 저자가 말하는 '사랑이 아닌 것'이 어떤 것들인지 살펴볼까요?    


   '사랑에 빠지는 것'은 사랑이 아닙니다. (좀 이상한 표현이 되고 말았네요.) 오히려 아기 때 어머니와 하나 되었던 경험으로 돌아가는 일종의 퇴행이지요. 사랑에 빠지면 그것을 통해 자아가 확장되는 것이 아니라 자아경계가 붕괴되며 영적 발전을 지향하기 보다는 '지금 여기에' 만족하기 쉽지 않습니까? 그러니까 사랑이 아니지요. 저자는 연인들이 그런 사랑의 감정에서 벗어날 때 비로서 참사랑이 시작된다고 말합니다. (사실 저자는 사랑에 빠지는 것은 '유전적으로 결정된 성적 본능의 발로'라고 다소 시니컬하게 표현합니다.)

 

   의존도 사랑이 아닙니다. 저자는 아주 극단적인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저는 그 없이는 살 수 없어요. 그를 정말 사랑해요."라고 말하는 사람에게 "당신이 말하는 것은 기생이지 사랑이 아닙니다."라고 말하거든요. 생존을 위해 다른 사람이 필요하다면 기생충이라는 것이지요. 으악! 그러면서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사랑은 선택의 자유로운 실천이다. 서로가 없어도 잘 살 수 있지만 함께 살기로 선택할 때만이 서로 사랑한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서도 '영적 성장을 지향하는가'하는 문제가 중요한 시금석이 됩니다.


  또한 사랑은 느낌이 아닙니다. 느낌은 애착이라고 구분하더군요. 그리고 사랑과 애착의 차이는 '의지'에서 드러납니다. 진정한 사랑은 감정이 아니라 의지에서 나온다는 것이지요. (이건 정말로 성경적인 관점인데요!) 사랑의 느낌이 있으면 더욱 좋지만, 진정한 사랑은 그것을 초월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렇게 예를 들었더군요. "어쩌면 나도 매우 끌리는 여성을 만날 수 있다. 하지만 외도는 나의 결혼 생활을 파괴할 것이므로 나는 이렇게 이야기할 것이다. '나는 당신에게 사랑을 느낍니다. 하지만 사랑하지는 않으렵니다.'"


   자, 그럼 이제 무엇이 사랑인지 알아볼까요? 자세한 이야기를 다 쓸 수는 없구요, 저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key word들을 들어본다면 노력, 독립, 모험, 독립, 헌신, 충고 등등입니다. 이런 이야기들을 감동적으로, 그리고 풍부한 사례들을 사용해서 매우 쉽게 전달하고 있지요. 특히 이 책에 나온 사례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생생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아니, 우리 자신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읽다보면 자기도 모르게 감탄하게 됩니다.


   '아직도 가야할 길 (The Road Less Traveled)'라는 이 책의 제목은 우리의 영적 성장은 멈춤 없이 계속되어야 한다는 것을 잘 나타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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