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슬퍼하거나 노하지 마라~~~~ '
정도로 우리 학창시절 책받침 앞을 장식했던 푸시킨을 만났다.
내가 알고 있는 정도의 한 백만배쯤 그가 러시아에서 차지하고 있는 위치가 대단했다. 문학사적으로나 여러가지 분야로도 러시아민중의 자존심으로도!!!
자유를 갈망하면서 시, 운문시, 역사서, 소설 등 정말 다양한 분야를 섭렵했으며 18세기 러시아 민중들과 늘 함께 했다는, 그래서 러시아의 가장 위대한 작가로 추앙받는 그가 아닐까!!

이 작품은 뿌가초프 반란이라는 18세기 말의 거대 사건을 다소 유쾌하고 희극적인 애정소설이자 가족소설의 모양새로 그려내고 있다. 그렇지만 석영중교수가 지적하듯이 이러한 소설의 힘은 뿌쉬낀이 '역사와 개인의 운명을 혼동하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줌과 동시에 러시아 전제 군주에게 반란자보다 우월한 역사적 지위를 부여할 생각이 전혀 없었던' 뿌쉬낀의 냉정한 시각을 보여준다고 볼 수 있다.
너무 유쾌하게, 그렇지만 그 안에 깔려있는 러시아 민중의 삶도 함께 돌아보는 작품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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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는 알에서 나오려고 투쟁한다. 알은 세계이다. 태어나려는 자는 하나의 세계를 깨트려야 한다. 새는 신에게로 날아간다. 신의 이름은 압락사스." 데미안, p123, 민음사

너무나 유명한, 곳곳에서 인용되는 이 문장을 다시 읽게 된 소중한 기회! 헤세의 또 다른 작품 <수레바퀴 아래서>처럼 여타의 성장기 소설로 생각해왔다. 그러나 저 '새'는 비단 성장기 때만의 나를 지칭하는 것은 아니었고 '알'은 어쩌면 자연스럽게 깨뜨려지게 될, 단지 어른이 되는 누구나의 통과의례를 가리키는 것도 아니었다. '압락삭스'라는 신에게 날아가는 나는 죽을 때까지 나를 둘러싼 고정관념, 편견, 절대가치로 여겨지던 것들을 다르게 생각해 보고 비틀어 보려고 투쟁해야 한다. 예수와 함께 십자가에 매달려 있던 두 도둑의 마지막 모습에서 더욱 '도둑다운' 도둑에게 공감할 수 있는 용기를 지닐 수 있기를 간절히 요구해야 한다.

중학교 1학년때 나의 국어선생님께서 해마다 <데미안>을 읽는데 읽을 때마다 느낌과 감동과 생각할 거리들이 달라진다 라고 말씀하셨던 것이 기억난다. 인생의 반을 실고 있는 지금 나에게 <데미안> 같은, 나를 끊임없이 깨우치고 내 가슴을 설레게 하는 대상이 없어졌다는 데에 슬픈 마음 한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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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32년에 탄생한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는 미래세계에 대한 소재와 묘사와 상상과 파격성으로 본다면 현재 최고의 과학기술과 미래기술이 총망라된 지금 이 순간의 소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조지 오웰의 <1984> 등 미래를 예측한 수많은 소설이나 영화 등에 얼마나 많은 영감을 주었는지...

헉슬리는 1908년 미국의 헨리 포드에 의한 포드자동차회사의 칸베이어벨트 시스템 개시를 소설 속 포드 원년으로 정하면서 마치 신과도 같은 힘으로 인간 세계의 무자비한 변화, 공장화, 기계화를 진행시킨다. 그는 인간의 생명과 인간만의 고유한 특성을 병속의 한낱 미물에 지나지 않는 것으로 창조해내고 더 나아가 모든 것을 완벽히 조작해낼 수 있는 세상을 소름끼치도록 묘사한다. 우리는 과연 헉슬리의 미래를 몸서리치게 두려워하면서도 그런 세상은 결코 오지 않을 것이라 확신할 수 있을까?

포드라는 소설 속 이름을 시작으로 주인공인 버나드 마르크스와 헬름 홀츠 왓슨, 존 같은 작중인물의 이름들과 피임도구인 맬서스허리띠처럼 심오한 뜻을 지니고 명명된 장치들의 깊은 뜻을 알고 읽었으면 헉슬리의 의도를 더 잘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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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노벨상수상작가인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대표작인 설국은 전 세계인의 감탄을 자아낸, 눈 덮인 니가타 지방의 아름다운 전경과 인물들의 관계라는 순수한 서정의 세계를 감각적으로 묘사한 일본 문학 최고의 경지이다 라고 세인들은 평한다. 그러나 아는 만큼 보인다고, 큰 사건도 없고 큰 울림도 없는 약간 평범한 작품 같다는 생각이 든다. 아직 내공이 덜하여...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무런 목적이나 아무런 대가없이 드러나는 야스나리의 문학 세계에 풍덩 빠지기도 한다. 한 예로 '여자의 인싱은 믿기 어려울 만큼 깨끗했다. 발가락 뒤 오목한 곳까지 깨끗할 것이라고 생각했다'.(p19,민음사)라는 시마무라의 고마코에 대한 첫인상 묘사 부분은 가히 순수함의 절정이라는 느낌을 갖기에 충분했다.

다시 한번 원어로 읽어내지 못함을 한탄하면서 또다시 설국을 재독해야겠다는 숙제를 안고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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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리엄 골딩의 <파리대왕>을 읽은 이후로 이렇게 끔찍하고 무섭고 몸을 잔뜩 움츠린 채 읽은 소설이 바로 조지 오웰의 <동물농장>이었다. 아기자기?한 동물들이 잔뜩 나오는 이 소설이 왜 그렇게 무섭고 소름끼치게 다가왔는지...
전체주의든 뭐든 권력자들은 으레 그런 거고 거기에 시나브로 젖어 들어가는 양들과 아니 첨병의 역할을 하는 양들과 무식하고 우직한 복서와 뭔가 알고 있지만 결국 똑같은 벤야민과...
나는 누구일까? 누구를 닮아 안도의 숨을 쉬고 있을까?

무식은 죄다! 무식을 가장한 자리보전은 부끄러운 일이다!
오늘 가장 크게 메아리치는 메시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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