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트 -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는 나를 만드는 법
이지성 지음 / 차이정원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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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성공학, 미래예측, 재테크 관련 책들은 돈주고 사서 읽는 편이 아니다. 특히 비슷한 부류의 책들을 수십권씩 찍어내는 작가라면 항상 색안경을 끼고 보고는 했다.

'에이트'라는 책도 아버지의 권유가 아니었다면 굳이 내돈내고 사서 읽지는 않았을 것이다. 어찌되었든 이 책은 대한민국에서 쉽게 알기 어려운 인공지능의 현실에 대하여 이야기하고 있다. 이 책이 아니었다면 인공지능을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전문직의 영역과 고등교육, 인재육성 시스템 등에 대한 현 상황과 미래예측에 대해 무지한 채로 있었을 것이다. 가장 충격적인 사실은 완성된 인공지능 시스템이 이미 상품화되어 각 분야에 도입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내가 종사하는 분야에서도 이미 그러한 움직임은 시작되고 있었지만 그에 대한 자각은 미미한 편이었다.

이 책에서 아쉬운 부분은 책의 소제목과는 다르게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나 자신을 만드는 방법이 생각처럼 현실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솔직한 의견으로 대한민국에서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을 준비를 개인적으로 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고 본다. 전체 인구의 99%정도가 도태된다는 가정 자체가 그러한 현실의 반영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이 책에서 사례로 소개한 새로운 교육과정 또한 <분노의 포도>에서 등장하는 트랙터 운전수 정도의 역할을 육성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 결국 미래사회에서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상위의 업종은 나머지 도태된 인간을 통제하는 역할일 것이다. 

트리비움의 방식에 가장 근접한 직종이 무엇이 있을까 고민해보니 최근 미국에서 사회적 영향력이 막강해진 드라마 작가가 떠올랐다. 미디어의 영향력을 등에 업은 현대판 소피스트의 출현이라고 보아야 할까? 중요한 점은 인공지능으로 대체된 순간 인간은 이미 이 세상의 주인공이 아닐 것이란 점이다.

철학적 사고 능력은 트리비움을 통해서 기룰 수 있다. 트리비움은 ‘셋‘을 뜻하는 라틴어 ‘tri‘와 ‘길‘을 뜻하는 라틴어 ‘vium‘의 합성어로 철학(인문학)을 하는 세 가지 길, 즉 문법학, 논리학, 수사학을 의미한다. - P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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