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커스 나이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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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시모토 바나나의 서커스 나이트의 주인공 사야카는 매우 특이한 능력을 가지고 있었다. 

사이코 메트리. 일본 만화에서 처음 만난 단어였다. 

주변의 사물로 그 물건이 과거의 기억을 읽어내는 초능력. 

이런 특이한 초능력을 가지고 있는 주인공 사야카는 성격도 무척이나 독특한 사람이다. 

발리에서 살고 있었고 거기에서 자라난 사야카가 일본에 오게 된 것은 지인의 부탁을 받고서였다. 

지인이었던 사토루는 진행성 위암을 앓고 있었고 사야카는 그를 사랑하지도 않았다. 

다만 동경하는 그가 자신의 아이를 낳아달라는 이야기 했고 그녀는 그에 부탁을 응해서 일본으로 오게 된다. 


수순대로 사토루는 시한부였고 사야카와 딸아이 미치루를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이런 부분에서 사야카는 남들과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했다. 

사랑하지 않는 남자의 아이까지 낳고 살고 있는 그녀의 성격. 

사이코 메트리라는 특이한 초능력은 다만 양념 같은 느낌이 되는 것 같았다. 

곧 죽게 될 사랑하지도 않았던 남자의 아이까지 낳는 그녀는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었던 것일까? 


이야기의 초반은 초여름이었고 우편함에 들어온 편지를 받게 된다. 

이치다 이치로라고 적혀서 온 편지였다. 

현재 사야카가 살고 있는 집은 자신이 어렸을 때 살았던 집이고 그 집 히비스커스 나무 밑에는 이치로 어머니가 소중한 것을 묻어두었으니 자신이 파가도 될까요? 

스물 두 살까지 삼년가 사귀었던 이치로 그의 편지라는 걸 그녀는 받자마자 알아차렸다. 

젊은 날에 크나큰 상처를 남겼던 그와의 다시 시작된 악연 아닌 인연. 

그렇게 남편을 보내고 시부모님의 집에서 같이 살고 있던 그녀에게 찾아온 편지로 다시 그와 조우하게 된다. 

히비스커스 나무 밑에 묻어져 있던 건 무엇인지 궁금해졌다. 


히비스커스 나무 밑에 묻혀 있던 건 이치로의 쌍둥이 뼈조각이었다. 

이치로와의 조우로 사야카는 과거와의 악연에서 조금씩 벗어나고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면서 만남을 지속해간다. 

그러면서 그와의 마음속에 담아뒀던 앙금이랄 부분을 해소하고 다시 그녀의 인생을 삶아간다는 점이다.


p.87.

인간의 삶은 온갖 곳에서 무질서하게 맥락 없이 전개 되지만, 거기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이렇게 저렇게 이어져 다른 일들을 불러오고, 그 모든 것이 마침내는 시간의 바다에 묻히고 만다. 


평탄치 않은 그녀의 삶과 주변과의 관계. 책을 덮으면서 요시모토 바나나가 말하는 이야기의 “삶”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사야카는 부모와 사고로 헤어지게 되고 이치로와 헤어지지만 다시 만나게 된다. 

또, 남편과 생각지도 않은 결혼도 하게 되고 아이도 낳게 되며 시부모님이 생기는 등의 인연이 생긴다. 

인생은 언제나 자신의 뜻대로 흘러가진 않지만 이 또한 인생이며 누구나 다 똑같이 서툴고 처음 살아가는 삶이다. 

주변과의 인관관계에서도 독특한 주인공과 평탄하지 않은 삶을 가진 주인공이지만 요시모토 바나나가 말하는 이야기 중 일부는 분명 이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인생도 어디로 흘러가는지 아직은 모르지만 지금 그녀처럼. 그래도 중심을 잡고 잘 버터주면 좋겠다. 


p.408.

나무와 하늘, 수 많은 사람들의 수많은 움직임과 생각, 그런 것들이 전부 합쳐져 결론 없이 이 아름다운 세상에서 갖가지 일이 발생하는 것이다. 모두가 조금씩 내놓고, 기운도 주고받고, 움직이고 또 쉬고, 마치 세포처럼. 자연과 그 외의 모든 것이 다 함께 춤을 추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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