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문장의 의미가 아니라 행 간의 의미를 좇는다고 한다. 하나의 소설에 그렇게 많은 문장과 그 사이가 필요한 이유가 많겠지만 무엇보다 간단히 한 두 문장의 요약으로 정리되기 어렵게 만드는 힘이 중요할 것이다. 어떤 여자가 연애에 실패해서 상처를 받았는데, 그건 그 여자가 유년의 아픔이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요약하기 어려운 힘.
모니카 사볼로의 이 특별한 소설은 행 간의 의미가 아닌 텍스트와 텍스트 사이의 의미를 좇아야 한다. 그 과정에서 독자는 통통 튀는 즐거운 독서를 체험하게 될 텐데, 나는 한 가지 우려가 있어 언젠가 이 책의 이야기가 가물가물 할 때 다시 한번 읽어봐야 할 것 같다. 과연 그 힘이 있는가. 수 많은 문장이 해낸 일을 간단한 메시지와 사진과 인용문 등 다양한 텍스트의 배열로 가능한가. 그렇게 물음표가 뱅뱅 돌아가게 하는 소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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