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의보감, 몸과 우주 그리고 삶의 비전을 찾아서 - 개정판
고미숙 지음 / 북드라망 / 2012년 10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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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이 안 오는 늦은 밤 텔레비전 앞에서 자다깨다가 익숙한 목소리에 잠이 깼다. '차이나는 클래스'에 고미숙 선생님이 나오셨다! 앗! 이렇게 반가운 일이!! 잠은 홀라당 달아나고, 반갑고 고마운 마음으로 고미숙선생님 강의를 들었다. 그 강의는 '열하일기'에 대한 강의였다. 당장 열하일기를 읽고 싶었지만, 고미숙선생님이 열하일기 책을 내신 건 진즉 알았지만 난 별로 관심이 없었기에 열하일기 책은 없었다. 그런데 고미숙선생님 글을 읽고 싶고 해서 그 밤에 꺼내든 책이 이 책이다.

 

책을 읽기보다 사기를 좋아한다고 가볍게 웃으며 주변에 말한다. 그런데 그렇게 책을 즐겁게 사 모아놓으면 언젠가 그 책이 나를 부를 때가 있다. 이번엔 동의보감이 날 불렀다.

 

'사람은 평생 한 가지 병을 앓는다.' 내가 앓고 있는 병은 모습은 갖가지로 변하지만 뿌리는 한 가지다. 10여년 전 일기를 읽다가도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모습에 흠칫 놀랐다. 같은 모양으로 살아가고 있으니 병을 얻는 과정도 그 과정에서 얻은 병도 그 꼬락서니가 늘 같았다. 알고 있었다. 알면서도 그냥 그렇게 살아갈 뿐이었다. 때로는 상황탓을 하면서, 때로는 자책하면서 큰 회심, 회향이 없이 아픈건 싫다면서도 그냥 그렇게 살아갈 뿐이었다. 그나마도 요즘은 여러가지 힘든 일로 상황을 탓하는 마음에 심화가 뻗쳐오르는 중이었다.

 

양생법, 음양 오행, 동의보감의 분류, 태과와 불급 등.. 여러가지가 기억에 남는다. 동의보감의 내용도 좋았지만, 나는 고미숙선생님이 세상을 바라보고 해석해내는 시선이 참 좋다. 글을 읽다보면 고미숙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리는 느낌이 드는 것도 재미지다. '쳇!'이라는 글자가 얼마나 시원하게 들리던지^^ 내가 읽어낸, 고미숙선생님이 동의보감을 통해서 세상에 하고 싶은 말은, 동의보감이 하고 싶은 말은

 

'나의 구원자는 나다'

 

였다. 어떤 책을 읽든 읽어내는 사람이 나이기에 난 내가 읽어내고 싶은 것들을 읽어낸다. 지금 내가 읽어내고 싶은 메시지이기도 했다. 이 책을 읽고도 큰 회심, 회향 없이 또 며칠은 그럭저럭 살아갈지도 모르지만, 잊어버리면 다시 기억하고 찾으면 된다. 당장 오늘은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 나름 오전을 뿌듯하게 보냈고, 이렇게 리뷰까지 쓰고 있다^^ 좋은 책은 좋은 기운을 준다.

 

참, 동의보감에 대한 또 다른 책들과 열하일기를 주문했다.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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