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 올리브 번의 탄생과 피임할 권리 


올리브 번19042, 유리의 고장 뉴욕 코닝에서 태어났다. 아기를 받은 것은 24세의 간호사였던 이모 마거릿 생어였다. 거나하게 취해 집에 돌아온 아버지 잭 번은 마구 고함을 질러댔고, 뒷문을 열고 들어와 아기 올리브를 눈밭에 던져버렸다. 생어가 밖으로 달려 나와 올리브를 안고 집으로 들어갔다. 당시 마거릿은 한 아이의 어머니였으며 결핵에 걸려 있었다.

 

올리브 번(1906년)


올리브 번이 8살이 되던 1912, 마거릿 생어는 루 로저스의 만화를 싣는 사회주의 일간지 뉴욕 콜12편짜리 연재물을 기고했다. 모든 소녀가 알아야 할 것이라는 제목의 이 연재물에서 생어는 성적인 끌림, 자위, 성관계, 성병, 임신, 출산의 문제를 객관적으로 기술했다. 미국 우체국에서는 음란성을 이유로 12무지와 침묵의 몇 가지 결과를 검열했다. 뉴욕 콜12편이 실려야 했을 자리에 이런 공고를 붙였다. “모든 소녀가 알아야 할 것: 없다!”

 

생어가 그 정도로 입을 다물 사람은 아니었다. 1914년에 그녀는 8쪽짜리 페미니즘 월간지 여성 반란을 창간했으며 거기서 산아제한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했다. 잡지에서 생어는 이렇게 물었다. “여성이 청결하고 무해하고 과학적인 피임법을 알아서는 안 될 이유라도 있는가?” 잡지는 일곱 호 중 여섯 호에 음란물 딱지가 붙어 발간이 중지되었다.

 

11살의 올리브 번이 로체스터의 수녀원 부속학교에서 지내고 있던 19161, 마거릿 생어는 여성 반란과 관련된 혐의들에 맞서기 위해 뉴욕 연방법원에 출두했다. 생어를 처벌하지 말라는 탄원은 윌슨 대통령에게까지 올라갔다. “남성들은 태양 아래 당당하게 서서 자신들이 악랄한 노예제도를 없앴다고 자랑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임신을 원치 않는 여성의 모든 팔다리와 모든 생각, 영혼 그 자체를 얽매는 쇠사슬의 공포만큼 친밀한 노예제도가 과거에나 미래에나 또 있겠습니까?”

 

해리 G. 피터, 펜·잉크화. 윌리엄 몰튼 마스턴, 

「어째서 1억 미국인들이 만화를 읽는가」 (1943-44년)



191610, 마거릿 생어와 에설 번은 브루클린의 한 상점 앞에 영어,

이탈리아어, 이디시어로 된 전단을 붙였다.

 

어머니들이여!

대가족을 부양할 형편이 됩니까?

아이를 더 낳고 싶은 게 맞습니까?

그게 아니라면 왜 아이를 낳습니까?

죽일 필요도 생명을 뺏을 필요도 없습니다. 미리 예방하세요.

전문 간호사들이 안전하고 무해한 정보를 알려드립니다.

앰보이 스트리트 46번지.

 

아장아장 걷는 아기의 작은 손을 쥐고 유모차를 미는 어머니들이 길모퉁이를 빙 둘러 줄을 섰다. 등록비는 10센트였다. 생어와 번은 한 번에 7~8명의 어머니들을 들여보내 질 좌약과 콘돔 사용법을 알려주었다. 클리닉 개장 9일 뒤 두 아이의 어머니로 위장한 여경이 에설 번을 찾아 피임법을 물었다. 다음 날 번과 생어는 체포되었다. 임신 방지 목적의 요리법, 약품, 의료품 배포를 불법이라고 명시한 뉴욕 주 형법을 위반했다는 이유였다.


브루클린 산아제한 클리닉을 나서는 마거릿 생어(털 달린 코트를 입은 사람)

 

법정의 마거릿 생어(왼쪽)



  원더우면 허스토리』 사전 연재 7화에서 계



<원더우먼 허스토리>는 반세기 넘게 그 누구도 알지 못했던 원더우먼의 비밀스럽고 신비한 역사를 파헤칩니다. 최초의 여성 히어로이자, 대중문화 속 페미니즘의 아이콘인 원더우먼을 통해 지금껏 잃어버리고 끊임없이 다시 싸워진 페미니즘의 역사를 세세히 만나봅시다.


* <원더우먼 허스토리> 사전 연재 안내

1. 사전 연재는 매주 월/수/금 '윌북 알라딘 서재'에서 단독 공개 됩니다. 

2. [사전 연재] 글은 책의 본문 내용 중 편집을 거쳐 공개됩니다.

3. <원더우먼 허스토리>는 5월 초 출간 될 예정입니다.

 

"임신을 원치 않는 여성의 모든 팔다리와 모든 생각, 영혼 그 자체를 얽매는 쇠사슬의 공포만큼 친밀한 노예제도가 과거에나 미래에나 또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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