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실, 광장에 서다 - 민주화운동 30년의 역정
김정남 지음 / 창비 / 200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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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에 서점가 돌아다니면서 이 책을 접했을 때만 하더라도 저자가 어떠한 사람인지 전혀 감을 잡지 못했다. 여지껏 보아온 한국 현대사 관련된 책 속에서는 이 사람의 이름을 본 기억이 없었기 때문이리라. 단지 민주화 운동 30년의 역정(부제)을 다루었다고 하는데 그 책의 부피가 상당히 묵직했기에, 그리고 책의 발간사를 김수환 추기경이 써줄 정도라면 어느 정도의 중요한 비중이 있는 사람이란 생각이 들어서 시간 날 때 한 번 읽어보아야겠다고 생각했었다. 호기심과 궁금증에서 시작하여 읽게 되었는데, 확실히 책을 덮을 때에는 저자가 한국의 민주화 운동에서 어떠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는가를 조금이나마 감을 잡을 수 있게 되었던 것 같다.

 저자는 1972년 박정희 정권의 유신체제가 성립된 이후부터 전개된 각종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 거기에 가담한 인물들은 누구였으며, 상황의 추이가 어떻게 전개가 어떻게 이루어졌는가에 대해서 차분하게 잘 정리를 하고 있다. 개설서에서라면 사건의 이름 하나만 짧게 언급되고 지나갔을 것들이 이 책 속에서는 하나하나 펼쳐져 있었고, 많은 인물들의 활약상을 생생하게 정리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 많은 운동들의 정황과 전개를 어찌 이렇게도 세밀한 필치로 정리할 수 있었는지 그 자체가 놀랍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그만큼 저자가 민주화 운동과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고, 많은 노력을 경주했다는 반증이겠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현대사 관련된 책을 찾아서 본 것 중에서는 이번에 김정남 씨가 써서 낸 이 <진실, 광장에 서다>가 1970~80년대의 민주화 운동과 관련된 정리로서는 가장 풍부한 내용이 담겨있는 게 아닐까란 생각을 하고 있다(그렇게 많이 찾아서 본 축에도 끼지도 못하긴 하지만 말이다). 그 분량에 있어서도 650여 쪽을 상회하고 있고... 확실히 이 책은 한 가지 주제를 잡고 그 중심에 있었던 인물이 정리를 한 것이기에 예전에 읽었던 강준만 씨의 <한국현대사산책> 1970, 80년대편과는 다른 느낌을 주었다. 아마도 그 느낌은 글을 정리하는 방식에 있어서 강준만 씨가 여러 책이나 신문에 담겨있는 내용들을 발췌해서 신문기사 형식으로 즐겨쓰는 것에서 비롯되는 것 같기는 하다.

 이 책에 담겨 있는 내용들은 경향신문에서 예전에 기획했던 민주화운동실록에 정리되어 있던 내용(이 내용들은 <우리 강물이 되어 1, 2>로 정리되어서 작년에 출판되었다)과도 어느 정도 연계가 될 수 있을 것 같단 생각이 든다. 상호 간에 미비한 부분들을 보완해 준다고 해야할까?

 아무튼 한국 현대사에서 치열하게 전개되었던 민주화 운동에 대해서 관심이 있다면 반드시 한 번 이상은 정독을 해야 할 가치가 있는 책이 아닐까란 생각이 든다. 위에서 언급한 강준만 씨 책이나 경향신문사의 책과 병행해서 읽는다면 좀더 충실하게 그 전개 과정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강준만 씨가 쓴 <한국현대사산책>은 각 시대에 대한 정치, 사회, 문화, 경제 등에 대해서 간략한 밑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우리 강물이 되어>란 두 권의 책의 경우에는 기획 기사의 형식이다보니 그 당시의 정황이 어떠했는가에 대해서 간략하게 확인해 보기에 좋고, 이후 거기에 가담했던 인물들이 현재는 어떻게 변모하여 생활하고 있는가도 확인해 볼 수 있는 잇점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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