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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중위의 여자
존 파울즈 지음, 김석희 옮김 / 열린책들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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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호 품목의 경매
토머스 핀천 지음, 김성곤 옮김 / 민음사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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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블리비언
데이비드 포스터 월리스 지음, 신지영 옮김 / 알마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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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베르토 에코의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 1 - 고대 중세 편 움베르토 에코의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 1
움베르토 에코.리카르도 페드리가 지음, 윤병언 옮김 / arte(아르테)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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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거대한 8 만원 짜리 일천 페이지 책은 열린 세상에 비교될 수 있겠다.83명의 학자들이 한 책을 쓰기 위해 참가했다니, 상상하기도 힘들 정도의 거대한 프로젝트가 아닌가.


 경이로운 철학의 역사라는 제목을 갖고 출판된 이 책은 제목처럼 철학의 역사를 개관하기 보다는 철학의 문화사적 맥락을 독자들에게 제시하고 생각할 기회를 갖게 한다. 수많은 저자, 수많은 주제, 엄청난 양, 지금 리뷰를 쓰고 있는 나도 이 책을 전부 읽지 못했지만 감히 리뷰를 쓰고자 하는 것은 이 책이 독자로 하여금 한번에 읽도록 만들어진 책이 아니라는 것을 읽는 와중에 깨달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상이한 철학적 관점들을 서로 대조해서 차이점을 찾는 동시에 반대로 철학자들 간 서로 동의하는 지점을 추적하기도 하는데, 계보학, 문헌학, 해석학의 관점이 다양하게 반영되어 있다.


이 책은 리뷰하기 정말 힘든 책이다. 그야말로 어떤 페이지를 펴던 그곳에서부터 지적 향연의 광풍인데, 뭘 어떻게 리뷰해야 할지... 이런 책이 한국어로 번역되었다는 것 자체가 대단한 것이고, 가격이 다소 비싸지만 철학에 관심이 많다면 어떤식으로던지 구매하거나 꼭 빌려봐야 할 책이라 생각한다.


가격에 대해서 한마디 하고 싶은 것은 일단 8만원이라는 가격이 절대 싸다고 할 수는 없지만, 이런 책을 출판하는 출판사가 과연 남는게 있을지 하는 의문이다. 과연 8 만원하는 이 책이 4 만원, 2만원이 된다고 구매독자가 늘어날지 하는 궁금증도 남는다. 


읽으면서 내내 제목처럼 경이로운 책이라는 생각을 할 수 밖에 없었다. 특별히 엄청난 충격을 받은 것이 아니지만, 철학에 관해 이토록 양질의 지식이 방대하게 정리되어 있는 것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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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나은 진보를 상상하라 - 정체성 정치를 넘어
마크 릴라 지음, 전대호 옮김 / 필로소픽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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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에 관심만 많을 뿐 식견이 부족한 나한테는 책을 읽는 과정이 상당히 고됐다. 정체성 정치의 종말이라는 매력적인 키워드 만을 보고 책을 구하게 되었고, 나와 정치적 성향이 맞지 않는 저자의 책이었기에 그랬던 것 같다.마크 릴라는  하버드대학에서 [비코에 붙이는 서문 ― 회의론, 정치학, 신정론](1990)이라는 논문으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미국 정치학회에서  레오 스트라우스상까지 받은 매우 저명한 정치학자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이번 대선에서 트럼프가 당선된 동력은 유권자들이 미국 민주당과 좌파들의 정체성 정치에 지쳤기 때문이며, 이제 진보세력은 정체성 정치를 과감히 집어 던지고 '시민의 지위(citizenship)'라는 공동 운명을 공유하여야 할 것이라고 새로운 진보가 나아갈 길을 제시한다.  성소수자 운동, 페미니즘, 인종주의 등 소수 집단을 대변하는 정체성 정치는 놀라울 정도로 개인의 특성에 대해 무지하고, 또 무관심하며, 공동체의 특성을 강조한다. 성소수자 단체, 무슨무슨 협회, 백인의 특권이 어쩌구 하는 것들이 그렇다. 그런데 정작 이들의 공동체 주의는 갈등을 봉합하고 사람들을 하나로 뭉치는 데에는 끔찍하게 방해된다. 갈등을 만들고, 프레임에 가두고, 진영논리에 스스로 갇혀 서로 삿대질만 하는 꼴이 현 정체성 정치의 작태이며 진보 분열 및 패배의 이유인 것이다. 진보진영은 선민의식에 찌들어서 모르면 배우고 오라는 오만한 태도(이들은 진정 노동자들을 위하는 진보인지 의문이다. 아마 이들은 자기들이 남성 백인 노동자들이 아닌 레즈비언 흑인 노동자들을 '더' 위한다고 말할 듯 싶다.), 이분법적으로 성별을 구별하여 무차별적으로 가하는 폭언과 차별을 빽빽거리며 알아들을 수 없는 방언을 토해냈다. 이들은 기존의 전통적 사회질서 속으로 과격하게 기어들어 와서는 모든 걸 불편하게 만들었고, 반응하지 못하면 몰상식한 사람 취급하며, 자신들의 이데올로기를 사람들에게 강요했다. 


사회주의는 실패했다. 자신의 불행은 다른 누군가의 책임이라는 헛소리가 성공할 리 없었기 때문이다. 인간을 억압받는 사람과 억압하는 사람의 두 가지로 나누고, 여성과 남성으로 나누고, 유색인종과 백인으로 나누고, 유대인과 게르만인으로 나누고, 정체성 정치는 나치즘, 스탈린주의, 마오이즘, 그 밖의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종류의 전체주의와 굉장히 유사한 사상적 토대를 지니고 있었다. 유권자들은 바보가 아니었던 것이다. 그들은 언젠가 자기 차례가 올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고, 도덕적으로 비난 받지 않기 위해서 겉으로는 웃으며 동조하는 척 했지만 뒤에서는 트럼프를 찍었다.  성소수자나 여성인권을 위해서 싸우는 것을 어떻게 나치즘과 비교할 수 있겠냐는 반박이 있을 수 있겠지만 그들이 사용하는 논리를 조금만 들여다보면 서로 놀랄 만큼 유사하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이쯤에서 한가지 환기해야 하는 것은 이러한 정체성 정치가 좌파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라는 것이다. 스탈린과 마오쩌둥의 사례에서 알 수 있다시피 지금까지 인류 역사상 대부분의 끔찍한 정체성 정치는 급진 좌익 세력들에 의해 자행되었지만 앞서 같이 예를 들었다시피 극단적인 인종주의(이것이 언제 우파적인 사상에 속하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는데 아무튼간에)에 기반한 나치의 사례도 있었으며 그 밖에도 여러 극우들이 정체성 정치를 공유하고 있다. 현재는 '대안우파'라는 세력이 인터넷을 중심으로 정확히 좌파 정체성정치의 거울상을 이루며 곳곳에서 활개를 치고 있다.



마지막으로 출판사 서평을 인용한다.

박근혜 정권의 국정농단 사태로 붕괴된 보수진영이 갈피를 못 잡는 한국의 정치 상황에서는 진보의 실패가 먼 나라의 이야기처럼 들린다. 하지만 마크 릴라의 메시지는 최근 페미니즘, LGBT(성소수자) 등의 정체성 정치의 의제들이 점차 부상하고 있는 한국 사회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던진다. 가뜩이나 대화와 타협에 미숙한 우리 사회 진보 세력의 어깨에 극단적 정체성 정치의 짐 하나를 더 짊어지게 된 상황은 진보의 미래에 커다란 도전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진보 진영이 집권을 이어나가기 위해서는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의 말에 귀를 기울여야 할 것이다. “노동에 관심을 기울이는 정당과 노동당은 다르다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여성에 관심을 기울이는 정당과 여성당도 다르다. 우리는 소수 정당이 되지 않으면서도 소수자들에 관심을 기울이는 정당일 수 있으며 그런 정당이어야 한다. 우리는 우선 시민이다.” 

나는 이 책이 썩어 빠진 정체성 정치가 좌우 막론하고 뿌리내려 버린 대한민국 정치현실에 경종을 울렸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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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리성으로 가는 언덕길 - 가마쿠라 요시타로와 근대 오키나와의 사람들
요나하라 케이 지음, 임경택 옮김 / 사계절 / 2018년 2월
평점 :
절판


길을 떠나는 날은 길일을 택할 것.

밧줄을 풀고 항구를 떠나면

바람은 순풍이 되어 기쁘옵니다.


   왕국 시대, 사족 남자들에게는 길을 떠나는 것이 중요한 임무였다. 중국, 일본, 동남아시아로 가는 여행은 때론 수년이 걸리기도 했고, 객사하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자마미가에도 중국에서 객사한 조상이 있어서 메이지 중반에 조주가 습골拾骨을 하러 다녀오기도 했다. '가라타비唐旅'라는 말은 지금도 중국으로 가는 여행뿐만 아니라 명토(저승)으로 가는 것을 뜻하기도 한다. - p. 68



   '오키나와' 하면 역시 태양이 내리쬐고, 파도가 넘실대는 남도의 해변이 생각난다. 당장 돈과 시간이 생긴다면 가보고 싶은 곳, 무거운 짐을 내려놓고 마음 편히 쉴 수 있는 휴양지의 이미지가 강하다. 오키나와의 이국적인 정취는 관광객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이곳은 본토와는 다른 매력이 있네' 정도의 사소한 감흥을 이끌어 낸다. '씨줄과 날줄로 깊게 엮인' 그 저면의 깊은 과거를 망각한 채 말이다.


   오키나와는 다른 46개의 광역자치단체들과는 확연하게 다른 독자적인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다. 1879년, 강제로 일본에 편입되고 나서 이전 시기의 전통은 철저히 '일본화'되어 희미해지고 사라져 갔다. 정치와 행정의 중심, 옛 왕국의 번영을 구가하던 붉은 색의 슈리성과 슈리 시가지는 쇠퇴하여 활기를 잃었다. 1945년 오키나와 전투는 빛나던 류큐왕국의 잔재에 일격을 가했다. 모든 것이 형체도 없이 사라졌다. 

   

   요나하라 케이의 『슈리성으로 가는 언덕길』의 주인공은 근대 오키나와의 사람들이다. 오키나와(류큐)의 전통과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끝없이 투쟁하고, 노력했던 보통의 오키나와 사람들 말이다. 그 중에서도 대표격 인물로 이 책에서 소개하는 인물은 부제에서부터 알 수 있다시피, 가마쿠라 요시타로이다.  교사였던 그는 오키나와 연구의 문을 활짝 열어젖힌 학자이다. 가마쿠라 요시타로가 남겼던 사진, 메모들은 1980년대 이후 사라졌던 슈리성을 복원하는 프로젝트에서 빛을 발했다. "가마쿠라는 우리의 은인이다."라는 말이 공공연하게 발화되었다. 요나하라 케이는 이 책에서 가마쿠라 요시타로의 말을 빌려 우리에게 아름답고도 슬픈, 오키나와의 근대를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마지막으로 류큐 서쪽 끝의 요나구니시마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었던 성종실록의 내용을 일부 발췌한다.


섬의 이름은 윤이시마(閏伊是麿)라고 【그곳 풍속에 섬을 일컬어 시마라고 한다.】 하였습니다. 인가(人家)가 섬을 둘러 살고 있고, 둘레는 이틀 길이 될 듯하며, 섬사람은 남녀 1백여 명으로 풀을 베어 바닷가에 여막을 만들어서 우리들을 머물게 하였습니다. 우리들이 제주(濟州)를 출발한 때로부터 큰 바람이 파도를 일으켜 파도가 이마[顙] 위를 지나고, 물이 배 가운데 꽉 차서 뱃전이 잠기지 않은 것은 두어 판자뿐이었습니다. 김비의와 이정이 바가지를 가지고 물을 퍼내고, 강무는 노(櫓)를 잡았으며, 나머지는 모두 다 배멀미를 하여 누워 있어서 밥을 지을 수가 없어 한 방울의 물도 입에 넣지 못한지가 무릇 열나흘이었는데, 이때에 이르러 섬사람이 쌀죽[稻米粥]과 마늘을 가지고 와서 먹였습니다. 그날 저녁부터는 처음으로 쌀밥 및 탁주(濁酒)와 마른 바다물고기를 먹었는데, 물고기 이름은 다 알지 못했습니다. 7일을 머문 뒤에 인가(人家)에 옮겨 두고서 차례로 돌려가며 대접을 하는데, 한 마을에서 대접이 끝나면 문득 다음 동네로 체송(遞送)하였습니다. 한 달 뒤에는 우리들을 세 마을에 나누어 두고 역시 차례로 돌려가며 대접하는데, 무릇 술과 밥은 하루에 세끼였으며, 온 섬사람의 용모(容貌)는 우리 나라와 동일(同一)했습니다. 

...술은 탁주(濁酒)는 있으나 청주(淸酒)는 없는데, 쌀을 물에 불려서 여자로 하여금 씹게 하여 죽같이 만들어 나무통에서 빚으며, 누룩을 사용하지 아니하였습니다. 많이 마신 연후에야 조금 취하고, 술잔을 바가지를 사용하며, 무릇 마실 때에는 사람이 한 개의 바가지를 가지고 마시기도 하고 그치기도 하는데, 양(量)에 따라 마시며 수작(酬酢)의 예가 없고, 마실 수 있는 자에게는 더 첨가합니다. 그 술은 매우 담담하며, 빚은 뒤 3, 4일이면 익고 오래 되면 쉬어서 쓰지 못하며, 나물 한가지로 안주를 하는데, 혹 마른 물고기를 쓰기도 하고, 혹은 신선한 물고기를 잘게 끊어서 회(膾)를 만들고 마늘과 나물을 더하기도 합니다.


-성종실록 성종 10년 6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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