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 아이들" 100번째 책이라한다. 100이라는 꽉 차고 완성된 숫자를 기념하는 책인 만큼 의미가 있는 책이 아닐까 한다. 이 책은 가족이라는 주제로 네명의 작가가 쓴 짤막한 이야기 4개를 모아 놓았다. 각 이야기들은 주인공이 달라 독립적이기도 하고 각 주인공은 다른 이야기 속에 또 나오기 때문에 서로 연결되기도 한다. 또한 이야기 속의 이야기 구조라 할 수 있는데, 4명의 가족 구성원 각자가 주인공인 연작 광고 형식의 휴대폰 광고라는 하나의 컨셉 하에 연결된 네 사람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즉, 아빠, 엄마, 딸, 아들 4인 가족의 휴대폰 광고를 만들게 되면서 각 역할을 맡아 하게 되는 주인공들의 입장과 시선에서 가족의 의미를 생각해 보게 만드는 독특한 이야기들을 만날 수 있다. 4명의 작가가 각각의 인물을 나누어 맡아 이야기를 끌어나가는 형식이므로 작가의 분위기에 따라 작가가 이야기하는 인물에 따라 짤막한 이야기들은 서로 가족에 대해 던지는 화두나 대답이 다르고 전혀 다른 이야기같기도 하다. 그러면서 또 주인공들은 한 공간과 시간에 머물며 광고를 만들고 있기 때문에 연결된 듯 보이기도 한다. 광고 속의 가족 모습과 각 주인공의 실제 가족 모습에서 요즘과 같은 다양한 가족의 모습과 오래됐지만 변하지 않는 가족의 의미도 알게 되는 것 같다. 정작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잊은 채 엄마에게 끌려 연예계에 들어섰고 끊임없이 채근당하는 공예린(딸 역할). 광고를 짜게 되었고 엄마 역할도 맡게 된 광고기획사 팀장 안지나. 이 둘의 대화 중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 세상에 수많은 엄마와 딸. 싸우고 화해하고 미워하고 그러면서 자신도 모르게 닮아가는.. 엄마 닮는 거 싫다고 하면서 수많은 엄마와 딸들이 그래왔듯, 어느날 딸들은 엄마를 닮아있는 자신의 모습을 보게 되지 않을까.. 가족은 그런 것이다..미워하면서도 닮아가는.. 진짜 가족은 무엇일까. 누구에게는 안식처, 누구에게는 족쇄같은..그러나 잘못하거나 부족한 것이 많아도 서로 기대고 지낼 수 있는 사이인 가족. 작가에게 공감하고 등장인물에 공감하고 스스로에게도 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