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과 배설구가 맞닿아 있듯 물음과 답은 한 몸뚱아리다. 답은 질문에 천착하여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답을 찾지 못하는 대부분의 문제는 질문이 잘못되었기에 그럴 수 있음을 깨닫고 하나의 시각이 아닌 무지개 시각으로 하나의 질문이 아닌 다양한 변형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다.

남들이 찾아낸 해답이 자기 자신에게도 꼭 맞던가? 얼마간 참고는 될지 몰라도 결코 자신을 위한 해답은 되지 못할 것이다. 왜 그런가? 해답이란 그 해답을 얻어낸 질문과 뗄 수 없이 연결되어 있으며, 따라서 활짝 핀 꽃송이를 꺾어 가지듯 해답만을 똑 따낼 방법은 없기 때문이다. 해답이란 문제로부터 필연적으로 도출되는 결과이다.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가 해답의 범위와 성격을 결정하는 것이다. 그리고 해결해야만 하는 문제는 각자가 앓는 저만의 질병처럼 각자의 삶으로부터만 피어오른다. - 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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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울컥하고 말았습니다 - 상처를 주지도 받지도 않으면서 적당히 정의롭게 사는 법
정민지 지음 / 북라이프 / 2019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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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컥할 일이 많은 세상. 하지만 스스로 잠잠해지는 법을 터득하고 이를 묵묵히 실천해야 하는 직장인이 우리네 모습이다. 20대 중반부터 30대 중반까지 기자라는 직업으로 살아온 여성은 삶을 어떻게 대하고 그 속에서 무엇을 느꼈을까.

<오늘도 울컥하고 말았습니다>라는 제목에서 울컥할 수밖에 없는 현실과 순응할 수밖에 없는 더 슬픈 현실이 느껴진다. 하지만 작가는 순응하는듯 하면서도 그러하지 않았다. 색연필 세트를 선물하며 '너는 무지개처럼 살라'는 작가의 선배가 던진 말처럼 작가는 대책 없는 두 번의 사직서를 무기로 또 다른 삶을 찾아가고 있다.

털털하고 다소 충동적으로 살아가는 것 같지만 작가는 초등학교 시절부터 최근까지 삶의 기억들을 아주 세세히 기억하고 있고 각 삶에서의 느낌까지 소중하게 간직하고 그 이야기들을 잔잔하고 설득력 있게 풀어내고 있다. 삶에 대한 애정을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싸우는 모습들이 길지 않은 에피소드 곳곳에 퍼져있고 이를 통해 작가가 삶을 대하는 방식을 읽을 수 있다. 고작 30대 중반일 수 있지만, 작가가 만들어가는 삶의 방식에 일견 동의하고 혹은 이마를 탁 치기도 했다. 두텁지 않은 책을 덮으면서 한 작가의 삶의 방식과 고민을 슬쩍 엿보며 배웠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는 다양한 삶을 접하는 직업이다. 작가는 한때 업이었던 기자의 이야기를 주로 다루고 있지만, 언론인이 아닌 다른 생활인들도 충분히 공감할 여지가 많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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