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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룡의 징비 - 치욕의 역사는 여기서 끝내야 한다
박기현 지음 / 시루 / 2015년 1월
평점 :
품절
부끄럽지만 류성룡에 대해 잘 알지 못했었다. 아마 대부분의 사람들이 임진왜란 때 나라를 위해 싸우신 분들을 떠올려 보라고 하면 이순신 장군, 권율 장군, 의병장 곽재우 등 여러 장수들을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그당시 당파 싸움에 휘말려 전쟁을 미리 대비하지 못하고 왜적들이 쳐들어왔을 때 궁을 떠나는 등 무능한 모습을 보인 선조와 조정 대신들 때문인지 학교에서 배울 때에도 그렇고, 시중에 나온 책들, 사극 드라마 등에서 류성룡에 대해서는 주목하지 않았던 것 같다. 그러나 올해는 이 책도 나오고 2월 중순에 드라마도 방영한다고 하니 많은 분들이 그에 대해 알고 임진왜란을 수습하고 후대에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지 않길 바라며 쓴 징비록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한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전 일본은 조선을 넘어 명나라까지 집어삼킬 생각으로 전쟁을 준비하고 있었다. 이를 조선에서는 과연 전혀 모르고 있었을까. 그리고 아무리 200년동안 전쟁없이 평화롭게 지냈다고하나 적이 쳐들어오자마자 불과 20일만에 한양까지 점령하도록 속수무책으로 무너지고야 말았을까.
책에서 살펴보면 류성룡은 물론 조정에서도 시기는 늦었을지라도 어느정도 낌새를 알아차렸다. 그래서 일본으로 사신을 보냈으나 그 사신들은 정말 무책임하게도 서로 반대의 의견을 내고 조정에 혼란만 가져왔다. 하지만 전쟁이 일어날거라고 확신한 류성룡은 전쟁을 대비하기 위해 고군분투하였으나 혼자만 애를 쓸 뿐 다들 이를 따라주지 않아 결국 대비도 전혀 못한 채로 전쟁이 일어나고 만다.
백성들이 참담하게 죽어가는 때에 선조는 자신의 안위가 먼저였고 결국 피난을 간다. 류성룡은 조선을 떠나 명나라로 가려는 선조를 막고 수습에 나선다. 지방 말단직이였던 이순신을 전라좌수사로 부임해 바다를 막아내고, 명나라의 지원을 받고 군량을 조달하고, 평양성 탈환을 시작으로 역습을 시작한다. 그리고 민생의 안정을 위해 작미법, 면천법을 제시하고, 새로운 방어시스템을 구축하고, 소금 전매를 풀어 조선 경제를 활성화하는 등 전쟁으로 인한 피해를 수습하고, 사대부들의 경제적 기반을 송두리째 흔들 수 있는 개혁을 주저 없이 단행한다. 그리고 앞으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과 전쟁을 막지 못한 것을 반성하는 마음으로 후대를 위해 임진왜란의 원인과 전황 등인 '징비록' 을 기록하였다.
이러한 노력에도 이후 조선은 정말 가슴아프게 일제강점기를 맞았다. 하지만 아마 류성룡이 없었더라면 조선의 역사는 더 짧았을 것이다. 1인 다역을 해내는 정치가였으며 청렴한 인품의 고향으로 돌아갈 때에도 여비가 변변치 않았던 깨끗한 정치인 류성룡. 책을 읽으며 그동안 알지 못한 무지함이 부끄러웠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지 않을 수 없었다. 올해 방영될 드라마와 출간된 책 등을 통해 많이 알려져 많은 사람들이 잊지 않고 기억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