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덕경 - 개정판, 원문 영어 번역문 수록 현암사 동양고전
노자 지음, 오강남 풀어 엮음 / 현암사 / 1995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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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쓰기 전 몇 개의 리뷰를 읽어보았다. 대부분은 오강남의 도덕경에 대하여 매우 긍정적인 평가였다. 그러나 더러는 노자의 사상을 왜곡해서 한심하며, 이 책에 높은 점수를 주는 사람들을 싸잡아 비판하는 평가도 있었다. 나는 전자에 속한다. 동양 철학을 전공하는 전문가도 아니고 이 책에서 느낀 것을 다른 사람에게 가르칠 생각도 없기 때문에 이 책이 도덕경을 180도 왜곡 했다 한들 나는 그것을 별로 중요한 관점으로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도덕경을 하나의 자기 계발서라고 생각하고 읽었다.

사상에 관련된 책을 이번에 처음 읽어 보았다. 나는 철학에 철자도 모르는 사람이며, 노자에 대해서도 역시 전혀 알지 못했다. 오강남의 도덕경 81장을 다 읽은 지금 역시 도와 덕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겠다. 분명히 다른 여러 가지 번역본에 비해 오강남의 도덕경은 일반인이 읽기 쉽게 집필 되어 있다고 느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아직 내가 세상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지 쉽게 마음속으로 다가 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 책이 '어떠한 리뷰' 에서 말하듯이 대통령이나 왕이 아닌 그냥 '평범한 일반인' 에게 전혀 쓸모 없는 것이냐? 그것은 결코 아니라는 것이다. 그 이유를 설명해 보려한다.

나는 공대생이다. 지금 현재 학생이라는 나의 신분에 가장 필요한 덕목은 '노력' 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노력이 마음만 먹는다고 되는 것은 아니었다. 짧은 인생이지만, 지금까지 경험해본 바로는 '노력'은 편안하고 안정된 마음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다. 마음이 안정되지 않고 근심에 쌓여 있으면 어떠한 노력도 하고 싶지 않다. 그러한 의미에서 나는 '도덕경'을 매우 높게 평가 하고 싶다.

나는 성격이 근심이 많고 대인관계를 썩 잘 해내지 못한다. 겉으로 봐서는 사람들과 매우 원만한 관계인 것처럼 보이지만 내 마음속으로는 항상 불안하고 불편하고 욕심이 많다. 그러던 중 등교 길에 '도덕경' 을 읽기 시작했다. 신기 하게도 한 장 한 장 읽어 나가면 마음이 매우 편안해지고, 근심 걱정이 사라졌다. 이것은 불교에서 말하는 모든 것을 '내려놓음' '무소유'에서 비롯되는 마음은 결코 아니었다. '도뎍경' 에서도 "아무것도 가지려 하지마라", "완전한 비움"처럼 무소유와 비슷한 말이 있다. 하지만 불교에서 말하는 그것과는 다른 것 같다. 그렇다면 무엇 때문일까? 확신할 수는 없지만 왠지 다음과 같은 것을 갖게 되어서 인지 싶다. 바로, 항상 상대적인 평가로 고통 받고 남들보다 우위서지 못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상황에서 '절대적'으로 나 자신을 판단할 수 있게 해주는 잣대를 갖게 된 것이다. 이 것을 어떠한 구절에서도 말하고 있지는 않지만. 읽다 보면 나는 언제나 이러한 마음이 든다. 그래서 '외유내강' 이라는 중국인들의 가치관이 도덕경에서 출발하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하지만 81 개의 전장이 구구절절 마음에 와 닿는 것은 아니다. 분명히 도덕경은 왕, 재상을 위해 쓰여진 것 이기 때문에, 보통 사람에게는 전혀 필요 없거나 혹은 안 읽는 것보다 못한 것 같은 그러한 구절도 있다. 하지만 이것은 걸러가며 읽으면 되는 것 아니겠는가? 시대가 바뀐 만큼 적용할 수 있는 문장도 바뀌었으니 그것을 판단하는 것은 독자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지금까지는 내 짧은 견해를 늘어놓았고, 이제 결론을 맺어야 할 것 같다. 분명히 도덕경 이라는 밥상에는 여러 반찬 들이 많이 차려져 있다. 중요한 것은 독자가 얼마나 자신에 게 필요한 영양가 있는 반찬을 골라서 먹느냐 이다. 마음에 들지 않는 반찬은 안 먹으면 그만인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이 있다. 도덕경에는 매우 영양가 있고 주옥같은 반찬들이 곳곳에 많이 차려져 있다는 것이다.

'물'과 같이 되라. 물은 누구와도 겨루려 하지 않는다. 그저 낮은 곳으로 흘러갈 뿐이다. 하지만 물은 만물을 존재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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