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러셀 서양철학사 ㅣ 을유사상고전
버트런드 러셀 지음, 서상복 옮김 / 을유문화사 / 2019년 4월
평점 :
의외로 즐거웠던 고대철학과 의외로 힘들었던 가톨릭철학을 지나,
드디어 3부 근현대 철학으로 넘어서던 날. 알음알음 들어온 르네상스 이야기를 만나며 신이났다. 슬프게도 그 흥은 오래가지 못했다. 더불어 다시 또 안 읽히는 구간을 만나 책을 소리내어 읽기 시작했다. 헤겔(아마도)을 읽으며 중얼중얼 거리는 걸 옆에서 듣던 G는 경험론이구나.(라고 했던 것. 같다) 다음은 바이런? 이렇게 말했던가. 다음 목차에 나오는 인물들 이름을 줄줄 얘기하기에, 나는 경악했다.
철학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저렇게 아는구나. 그런데.. 철학책 읽는거 단 한번도 못봤는데.. 고등학교 윤리 시간에 배운 기억이라고 말하는데.. 같은 나이에 (우리는 동갑이다) 같은 교육을 받아도 이렇게 남는 것이 다르구나 싶었다.
_
_
_
철학에 대한 내 지식이 평범한 사람들과 딱 비슷하지 않을까 싶다. 목차를 훝어보면, 잘 안다고 할 수 없지만 들어본 철학자 (혹은 학파)가 제법 보인다. 밀레토스학파, 피타고라스, 스토아학파, 에피쿠로스학파, 데카르트, 스피노자, 칸트, 헤겔, 니체. 등등.
더불어 처음뵙겠습니다. 인사를 나누어야 할 분들도 여럿 계신다. 베르그송, 윌리엄 제임스, 라이프니츠, 성 토마스 아퀴나스.
나같이 철학 모르는 사람도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는 얘기를 전하고 싶어, 이들의 이름을 제법 길게 나열해본다.
_
_
_
해제에서 📖
러셀은 2500년 동안 발전해 온 서양 철학의 역사를 꿰뚫고, 그 변화 속에서도 면면히 이어진 통일된 철학적 주제를 하나하나 찾아내 흥미진지하게 논의했다.
.
.
.
이 유명한 저작의 일부는 대략적으로 묘사하는 수준에 그치지만, 다른 여러 가지 점에서 놀라우리만치 잘 읽히고, 서양 사상을 샅샅이 훝어 역사적 맥락 속에서 다룬다 - 엔서니 그레일링
-
-
-
이 철학자들에 대한 내 나름의 해석을 내리지 못한 상태에서, 러셀의 의견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하게 될까 걱정이 들었다. ‘잠시동안..’ 이 방대한 책을 단 한번 읽어서 흡수할 능력도 없으면서,
하지 않아도 될 걱정을 잠시 했다.
이 책은 이제 철학을 시작해보려는 내게 좋은 친구가 될 것이다. 앞으로 읽게 될 다른 책들과 함께하며, 러셀의 분석과 내 해석이 주고받을 이야기를 상상해본다. 그 즐거움을 누리기 위해, 또 책을 만나러 가야겠다. .
.
6/1~6/20. 18일동안 총 ⏰ 29시간4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