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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버 피닉스(River Jude Phoenix : 1970~1993)
브래드 렌프로(Bradley Barron Renfro : 1982~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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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리 하임(Corey Ian Haim : 1971~2010)
리버 피닉스 하면 당장 떠오르는 영화는 바로 거스 반 산트 감독의 1991년작 <아이다호>이다.
<허공에의 질주>라는 훌륭한 작품에서도 진가를 보여주었지만..
역시 그의 대표작이자 가장 인상깊었던, 그리고 영화에서 보여준 연기가 그의 인생과도 연결고리가 이어지는 듯해서 더 와닿았던 영화가 바로 <아이다호>였다.
그것도 샤프하면서도 깔끔한 그의 외모와는 언뜻 맞지 않는 듯한 배역이다.
그가 맡은 마이크는 기면발작증이라는 희귀병을 앓고 있으며, 돈을 받고 몸을 파는 남창인데다 어머니가 그리워 그녀를 찾아 정처없이 방황하는 불우한 청년이다.
특히 그는 어머니를 떠올리려고 할 때마다 기면발작이 발생하면서, 육체적인 고통을 느껴야만 곧 정신적인 편안함을 얻을 수 있는 아이러니를 보여준다.
결국 어머니도 찾지 못한데다 든든한 동반자였던 스콧마저 자신의 삶을 찾아 떠나버리면서 홀로 외로이 차가운 길 위에서 잠들게 되는 마이크.
그 쓸쓸한 모습의 엔딩이 오랫동안 잊혀지지 않게 된 것은
바로 2년쯤 뒤에 리버 피닉스 자신의 삶조차 유명배우 조니 뎁이 운영하는 바 앞의 차가운 도로 위에서 영원히 잠들어버렸기 때문이다.
마약 등의 약물과용이 원인. 한창 인기를 누리던 23살 청년의 삶은 그 인기에 비해 더욱 외롭고 힘들었던 것 같다.
<아이다호>는 갈등과 방황 속에 접하게 된 자신의 모습을 그대로 투영해 낸, 그래서 더 슬프게 다가오는 작품이 되었다.
한가지 더 이 영화를 통해 알게 된 희귀질환인 기면증은 <메멘토>에 등장하는 단기기억상실증만큼이나 흥미로운 소재.
인터넷으로 통해 알아본 결과 실제 기면증 환자의 삶은 우리가 상상하는 이상으로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길을 가다가, 대화를 하다가도 그냥 갑자기 온몸에 힘이 풀리고 제어할 수 없는 잠의 유혹으로 빠져들게 되는 실로 무서운 병인데 이 영화에서 마이크의 불우한 삶을 만드는 원인 중의 하나가 된다.
<아이다호>는 로드무비다.
마음의 안식처를 찾아, 어딘가 계실 어머니를 찾아 그들은 떠난다. 하지만 그들의 기나긴 여정은 허무하게 끝이 난다.
그리고 마이크는 항상 그러했듯이 다시 혼자가 된다.
그것은 어쩌면 운명인지도 모를 일.
방황하는 젊음, 성장하면서 겪게 되는 아픔을 극복하는 과정 등이 차가우면서도 냉정하게 그려지는 <아이다호>는 단연 리버 피닉스의 경력 중에서도 최고의 영화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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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래드 렌프로는 1995년 <굿바이 마이 프렌드>로 일약 스타로 떠올랐었다.
에이즈로 죽어가는 덱스터와 그의 곁을 지키는 에릭. 아름답고도 슬픈 두 소년의 따뜻한 교감이 많은 이들의 마음을 뭉클하게 했었다.
영화 속에서 결국 덱스터는 죽고, 에릭은 슬픈 눈망울로 덱스터를 떠나보내게 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현실에서는 덱스터의 배우 조셉 마젤로가 계속 활동하는 반면 에릭 역의 브래드 렌프로는 헤로인 중독으로 인해 26살의 짧은 생을 마감하고 말았다.
꾸준히 이어질 것만 같던 그의 연기활동도 결국 아역배우 징크스를 탈출하지 못하면서 꼬이고 말았다.
12살 어린 나이에 1994년 <의뢰인>의 아역 배우로 데뷔해 다음해 이 작품으로 주목을 받으면서 많은 관심을 받았지만
성인이 된 이후에는 이렇다할 연기 활동을 하지 못했고, 이후 그는 가십거리의 기사에 자주 이름이 오르내리는 신세가 되었다.
마약 소지, 절도, 미성년자 음주 위반, 급기야 헤로인 구입 혐의로 수감생활까지 하는 등 성인이 되어가면서 자신의 삶을 조절하지 못하고 방황을 거듭하던 끝에
그도 결국 2008년 자택에서 헤로인 과다복용으로 사망한 채 발견되었다.
그의 삶에서도 알 수 있듯이 아역스타의 경우 어느 한 작품으로 인해 두드러지게 부각되면 그 이후 그와 비슷한 캐릭터에 갇히게 되어 쉽게 연기 변신을 하기 힘든 경우가 많다.
그가 출연한 여러 영화들 중에서도 유독 우리가 브래드 렌프로의 대표작하면 항상 <굿바이 마이 프렌드>를 떠올린다는 것은 그만큼 그도 이 영화의 아우라에서 벗어나질 못해 평생 굴레에 갇히게 된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의 필모그래피에서는 <슬리퍼스>, <죽음보다 무서운 비밀>, <판타스틱 소녀 백서> 등 괜찮은 영화들이 있음에도 이들 영화의 명성에 비하면 그의 출연 비중은 다소 무게감이 없어보이기도 한다.
어쩌면 관객들은 그를 처음 보았던 <굿바이 마이 프렌드>에서처럼 영원히 에릭과 같은 소년의 모습으로 우리에게 감동을 주길 원하는 다소 무리한 요구를 바란 것인지 모른다.
하지만 그도 성장하게 되고, 그러한 요구를 들어주기는 불가능한 일.
그런 현실의 고통을 잊고자 계속해서 헤로인 중독에 의존하게 만들었을 가능성도 크다.
불우했던 개인사가 있었다고 해도 <굿바이 마이 프렌드>는 역시 브래드 렌프로의 최고의 작품이라는데 이견이 없다.
두 소년이 보여주는 우정은 많은 이들이 오랫동안 잊고 지냈을 순수했던 시절의 맑은 영혼간의 교감이 얼마나 아름답고 사랑스러운지를 깨닫게 해주는 좋은 계기가 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비교적 최근인 2010년 3월, 80년대 많은 인기를 모았던 또 한명의 아역스타 출신 배우가 사망했다는 기사를 보게 되었다.
코리 하임. 1986년 <루카스>에 출연했을 당시 15살이었지만 그보다 더 앳되어 보이는 동안이 인상적이었던 그 소년.
최근 모습을 보았을때 누군지 못알아볼 정도로 얼굴이 많이 변했다고 생각했는데 결국 그 역시 약물 과용으로 생을 마감하게 되었다.
그는 <루카스>, <로스트보이> 등으로 주가를 올린 전형적인 80년대 하이틴 스타였다.
일찍 술과 마약, 파티 등 호화로운 생활에 길들여진 이후 90년대 변화된 흐름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잊혀져간 아까운 배우.
특히나 1986년 찰리 쉰, 케리 그린, 위노나 라이더와 함께 나온 <루카스>는 시끄럽게 떠들기만하는 3류 코미디 하이틴물과는 차원이 다른 작품으로 아이들의 성장통 그리고 사랑과 우정, 질투에 대하여 진솔하게 다가가는 수준작이었다.
우연히 테니스를 치는 전학생 메기에게 반한 루카스, 그러나 메기는 루카스와 친한 축구부 주장 캐피에게 더 관심을 갖고 있다.
그녀의 환심을 사고자 무리를 해서라도 축구부에 참가하게 되는 루카스. 온갖 멸시와 조롱을 받으면서도 끝까지 자신의 존재를 보여주려는 그의 모습에 많은 이들은 감동을 받게 된다.
루카스가 경기 도중 정신을 잃고 병원에 입원하게 된 이후 여러 가지 사정을 알게 된 메기. 병실에서 나누는 루카스와 메기의 대화 중에서 인상적인 부분이 있었다.
메기 : 무슨 생각해?
루카스 : 그 녀석들이 다시 돌아올때 우리는 어디쯤 있을까 궁금해졌어
메기 : 누구?
루카스 : 매미들
메기 : 나도 잘 모르겠어
루카스 : 넌 33살이 되겠고... 난 31살하고도 반이 될 거야...
(매미가 17년을 주기로 태어난다는 의미가 담겨있음)
메기 : 그래...
루카스 : 그때까지 우리가 서로 알고 잘 지낼 수 있을까?
메기 : 모르겠어..
루카스 : 난 그러길 원해..
메기 : 나두...
어릴 적 친구들이 20대를 거쳐 30대가 되어서도 꾸준히 연락되고 만날 수 있는 사이가 되는 이들이 과연 몇 명이 될까?
다행이랄까 나같은 경우는 10여년전부터 새롭게 어린 시절의 친구들과 연락되어 지금도 자주 만나게 된다. 오랜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정이란 것.
그것은 사랑이든 우정이든 누구에게나 소중한 가치가 될 것이다.
영화는 이러한 가치에 대해서 두 사람의 멋진 대사를 통해 의미깊은 장면을 만들어주었는데,
실제로 코리 하임이 31살하고도 반이 되었을때 과연 어떤 생각을 했을지 궁금해진다.
하지만 짐작컨대 10대후반부터 순탄치 않은 방황을 겪었던 그의 30대의 삶은 이런 대사를 했다는 기억조차 잊었을 만큼 무력해지진 않았나 하는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
그는 31살보다는 더 살았지만 결국 앞서 소개했던 요절한 두 하이틴 스타와 같은 길을 떠나게 되었다.
<루카스> 역시 앞서 소개한 <아이다호>, <굿바이 마이 프렌드>처럼 친구와의 우정, 인간과 인간과의 교감을 잘 표현해주는 영화이다.
미국 고등학교 학생들의 생활과 삶, 그리고 그들 사이에 겪게 되는 갈등 등을 시끄럽지도, 산만하지도 않고 비교적 잔잔하게 그려낸 점이 더 괜찮은 영화이다.
여기서도 아이러니한 것이 주연급으로 출연한 코리 하임과 케리 그린은 80년대 이후 크게 빛을 보지 못한 반면
같이 출연한 신인배우 위노나 라이더와 찰리 신은 90년대에도 꾸준히 자신의 커리어를 높여갔다는 것이다.
물론 지금에 와서는 그들 또한 각종 구설수에 시달리고 있지만.
아역 시절 큰 인기를 누리다 어느날 갑자기 마약중독으로 젊은 나이에 홀연히 우리 곁을 떠난 이들의 삶을 본다면
우리나라에서도 지금까지 발생되고 있는 연예인 자살률이 부쩍 증가하는 것 그리고 인기 있는 스타들이 마약 스캔들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하는 것 역시 이해가 가능한 일이겠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 감춰진 허무함과 외로움, 그리고 인기라는 것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기에 느껴지는 두려움, 연예인의 인기는 마치 하루살이같은 삶처럼 여겨지기도 한다.
하지만 지금도 꾸준히 많은 어린 학생들이 연예인이 되기를 원한다.
비록 허무함과 외로움이 자리잡더라도 겉으로 보여지는 그 화려함이 더욱 중요하다고 생각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