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사상과 종교공부 - K사상의 세계화를 위하여 개벽사상과 종교공부 1
백낙청 외 지음 / 창비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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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아마도 6차 교육과정 세대지 싶다. 지금은 어떤지 모르겠는데 그때 배운 학교 역사 수업에서 동학은 비중있는 그것이 아니었다. 그 봉기가 커졌으나 일본에 의해 와해된 조직으로 근근히 흩어져버린 역사적 사건 그 이상 이하가 아니었던 기억. 그리고 학부에서 동학이 제대로 조명되지 못했다는 사실을 교양수업에서 들었던 것 같고 레포트도 썼던 것 같은데 뭐 그렇게 동학은 안타까운 민중운동이었구나 정도에서 이만 내 의식에서 총총. 


그리고 흐음.  개벽사상이라. 천지가 요동치고 모든 질서가 한 번 뒤집힌다는 것인가, 익숙하지만 대강 천지개벽의 그 개벽인가하며 들여다본다. 개벽사상과 종교 그리고 K.. 


사실 나로선  백낙청 김용옥의 네이밍 때문에 호감을 갖고 읽게 된 책이다. 대담형식이라 술술 잘 읽힐 것이라고 여겼는데 아흑 어렵다. 오가는 인물의 역사적 배경 철학이 읭?하고 뒤통수를 치기도 할 것이다. 그러나  챕터 1 다시 동학을 찾아...를 제대로 읽으시라. 이 책의 목적과 대의를 쉽게 마주할 수 있다. 그래서 시동을 걸고 제대로 읽는 지점을 찾게 될 것이다.  


동학에 빚진 것이 많다. 동학이 순수히 민중의 것이었고 가장 우리다운 인간의 종교였으나 그 깊이를 민족의 철학사에 제대로 개입할 수 없었던 시대적 한계가 있었다. 부끄럽게도 나는 동학이 천도교로 계승되고 원불교로 이어지는 철학적 지점에 대하여 전혀 알지 못했....역사적 한계였고 시대가 침묵한 일이었나. 우리 참 아픈데가 많구나 읽을수록 구석구석 한반도 오던 길이 참 험난하기도 하다.


동학이 품은 개벽사상이 다른 종교와 만나 원불교를 만났으나 그것이 현재의 한계에 그친 것이 아쉬움. 동학의 개벽사상을 마치 기독교의 사상에서 섞여 나온 것이라 여긴 기성의 기독관도 아쉬움. 

그럼에도 K정신이 있었다. 종교학자들이 부지런히 동학을 일구어 이 시대의 K정신을 밀고 왔지만 정확한 지점을 짚어내고 정리하지 못한 채 여기까지 온 아쉬움들이 곳곳에 있었다. 그래서 이 대담의 저자들이 생생히 이 한계에 대한 상황을 얘기한다. 무거운 책임감과 중압감도 언뜻언뜻 비친다. 

그리고 개벽사상가들의 이야기. 약간의 후일담들도 재미있게 읽힌다. 

동학이 어떻게 그 길을 나아갔는지 알고 싶은 사람 읽어보시라. 그리고 K 문화 K 정신의 이름을 제대로 마주해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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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이 풀어낸 언어 가운데 ‘선비 士 자가 十지 아래 一자가 들어가 있잖아요. 오늘날의 배운 사람은 바로 열개를 보고서 그것을 하나의 의미로 딱 포착해 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풀이하신 겁니다. 참으로 배운 사람이란 낱개의 사실들을 영화(靈化)나 이화(理化)라고 하는 관점에서, 그 낱개 사실 너머에 있는 하나의 원리 내지는 의미로 포착해 낼 수 있는 사람을 의미한다고 하신 것이죠. 이런 관점은 오늘날 AI등 가상세계가 점점 확산되는 상황에서 매우 의미있다고 생각합니다. - P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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