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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 평전 1 - 행동하는 양심으로
김삼웅 지음 / 시대의창 / 2010년 8월
평점 :
작년 여름이었나. 평전을 여러권 샀었는데.
김삼웅씨가 평전전문가라고 해서 이 사람이 쓴 것으로 많이 선택했었다.
그의 생애는 한국의 현대사다. 나는 이 책에서 김대중 대통령의 (물론 다른 성격도 있겠지만) ‘침착함, 완벽주의추구’ 성격을 본 것 같다.
저자 김삼웅은 이 인용문으로 책을 시작한다.
아직 어둠 가득한 이 시대
그대, 별과 달로 속히 돌아오소서.
읽은지 꽤 오래되어서 기억이 선명치는 않지만, 기억에 남는 것이 몇가지 있다.
사람은 행동반경이 폐쇄되면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미치는 경향이 누구나 있다고 난 생각한다.
그것이 법으로 규정된게 감옥일 것이고, 작가 이외수는 자기스스로 엄격한 글쓰기를 위해서 방문을 감옥문으로 교체하고 감옥에 자신을 가둔채 글을 썼다.
박정희 대통령에 의해서 김대중이 자택에 감금당했을 때다.
이희호 여사가 장을 보러갈 때도 중정요원들이 따라붙고 자택주변의 이웃집들을 매수해서 감시초소로 쓰고 있었다.
오로지 집안에서만의 생활. 고시생도 아니고. 그는 아침에 일어나면 양복을 갈아입고 서재로 출근을 했다고 한다.
서재에서 하루를 보내고 안방으로 퇴근하는 생활 말이다. 이건 그가 미치지 않기 위해서 한 선택이라고 했다.
감옥에서 보낸 나날중 편지들을 보면 (난 신앙심이 없지만) 그의 깊은 신앙심과 가족에 대한 사랑, 부인에 대한 존경심이 대단했다. 이희호 여사도 대단하고.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치적 보복을 하지 않겠다는 그의 신념이 내가 배울 가장 큰 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에 대해 반성하면서 성숙한 인간이란 이런 것일까하고 생각했다.
독서하는 대통령도 좋다. 김대중 도서관도 가보고싶다. 사실 학벌은 중요한게 아닌것 같다. 그가 얼마나 양질의 책을 읽고 자기화하는 노력을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
다만 그건 눈으로 보이는게 아니니 우리는 눈에 확인되는 스펙이라는 라벨을 보는것이겠지. 나부터 그럴걸 아마.
나는 이 분과 같은 시대를 짧게나마 공유했지만 너무 무지했었지. 낯짝뜨겁게.
책을 읽자.
노화는 육체적 늙음을 말하는데, 그 늙음에서 가장 두려운 것은 ‘늙어서 죽는’ 것보다 ‘늙어서 낡아지는’ 것이다.
인간에게 늙음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지만, 낡음은 결코 그렇지 않다.
늙음과 낡음은 정비正比관계도 아니고 동격어는 더더욱 아니다.
늙음이란 성숙이나 기여를 뜻하지만, 낡음은 썩음이나 쓸모없음의 대명사이다.
그래서 늙었다고 해서 낡아서는 안되며, 늘 새롭고 젊게 살아야 한다. 한마디로 ‘늙은 젊음’으로 살아야 한다는 것이며, 흔히 말하는 노익장의 본새이다.
- 본서p.424인용문(정수일/ 초원 실크로드를 가다/ 경향신문)
행동하는 양심. 뒷날 전원책은 <자유의 적들>에서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말 자체가 서로 성립하기 힘든 성질의 조합이라고 생각을 말한바있다.
음,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다. 그런데 그 부분에서 나는 살짝 <고조선과 고구려>에서 민족(한민족)에 대해 생물학적으로 접근했던 저자의 태도가 오버랩되었다.
내 생각은 행동하는 양심이란 휴머니즘으로 이해해야 할 말이지 메스를 대고 분석할 것은 아닌것 같다. (아, 민족개념이 휴머니즘이란 뜻은 아님).
나는 ‘행동하는 양심’이라는 이 말이 좋다.
인생은 생각할 수록 아름답고
역사는 앞으로 발전한다.
(2009.1.7 김대중 대통령의 일기)
저자는 이렇게 책의 끝을 맺고 있다.
'권력은 짧고 역사는 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