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행복해지는 긍정교육 - 짖기, 물기, 대소변가리기, 유기동물 입양교육
잰 페넬 지음, 정재경 옮김 / 책공장더불어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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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아이가 달라졌어요》프로그램을 보면 아이의 잘못된 태도는 결국 부모로 인한 것임을 알게 된다. 부모는 자신의 행동이 아이에게 영향을 미쳤을 거라고는 생각지 못한 채, 아이가 극성스럽고 이상한 행동을 보이는 걸 안타까워하고 화도 낸다. 정말 누가 봐도 콕 쥐어박고 싶을 정도로 얄미운 아이가 부모가 변하자 곧바로 달라지는 것을 보면서 반성도 하고 많이 배우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면서 그 프로그램이 생각난 건 개의 경우도 그러했기 때문이다. 공격적이고 사나운 개를 만나거나 말썽을 피우는 모습을 볼 때마다 사람들은 골칫덩어리라 여겨 쉽게 포기하거나 때로는 안락사를 시키려고 한다. 개의 행동의 책임을 온전히 개 에게만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폭력적인 개의 곁엔 폭력적인 사람이 있다며, 반려인이 차분하고 편안하면 개도 평안하고 즐겁게 뛰노는 것을 볼수있다고 한다.

 

사람들은 개를 훈련시킬 때 목줄을 이용해 강압적으로 끌어 당기거나, 엉덩이를 땅에 닿도록 억지로 누르거나 "앉아!" "손!" 하는 강압적인 명령어를 사용해 복종시키려고 한다. 그리고 이게 당연하고 유일한 교육방법이라 생각한다. 주인의 명령을 잘 들으면 착하고 순종적인 개라 여기고, 자신의 말을 개가 이해하는거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런 '복종훈련' 방법은 지극히 인간의 편의성만 높일 뿐, 개 스스로 자신의 행동을 선택할 수 있는게 아니었다. 개가 "앉아" 라는 단어의 의미를 이해하고 앉는게 아니라 그저 반복적으로 듣다보니 단어와 자신의 행동을 연계시켜 학습할 뿐이었다. 개의 행동양식을 이해하고 교육시키는게 아니라 폭력적이고 강압적으로 요구하는 것 뿐이다.

 

이런 훈련방법에 의문을 품은 잰 페넬은 부드럽고 온화하게 다가가는 법을 접목시키며 성공적인 반응을 얻어냈지만, 그렇다고 강압적인 전통 교육방법의 핵심이 사라진건 아니었다. 이런 딜레마에 빠져있던 그녀에게 몬티 로버츠의 말 교육법인 조인업(join up) 은 하나의 깨달음을 주었다. 이 방법은 자연 상태의 말을 유심히 관찰해서 배운 지식이라 공포나 강압성이 없었는데, 그와 함께 한 말들이 마음을 열고 온순해지는 걸 보면서 개 에게도 접목시키자고 생각했다. 동물이 마음을 열지 않는 상태에서 인간이 어떤 행동을 요구하면 이는 강압적일 수밖에 없다는걸 알게 된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잰 페널의 실험은 예상외의 성공을 거두었는데, 이를 아미시엔봉딩 교육법 이라고 한다. 일단 그녀는 집에서 키우고 있는 개들에게 적용해 봤는데 가장 중요한 건 개가 자신을 우두머리라 여기는 것 부터였다. 우리가 흔히 하는 생각중 하나가 '개를 키우는 건 나니까 내가 이집의 우두머리라' 라는 것인데, 만약 개가 자신이 우두머리고 사람은 자신을 따르는 여러 개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면 어떨까. 개가 반려인을 우두머리라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에 말썽이 벌어지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을 한 잰 패널은 개의 행동양식을 따라 해보기로 하면서 개들 스스로 개들 스스로 나를 우두머리로 결정하고, 자율적으로 내 권위를 따라야 한다고 했다.

 

이때 중요한 건 침착함과 일관성을 중요 원칙으로 정했다는 것이다. 개에게 어떤 경우든 소리를 지르며 윽박지르는 것은 신경이 예민한 개로 키우는 지름길 이라는걸 염두해 두자. 반대로 긍정적인 행동을 했을 땐 바로 칭찬을 해주는게 중요하다. 우두머리가 되기 위해 개들을 완전히 무시하는 것부터 시작했는데, 처음엔 힘들었지만 시간이 지나자 개들이 돌진하는 걸 멈추고 나를 존중한다는 걸 느낄수 있었다. 일주일이 지나자 내 진로를 방해하는 대신 내가 편히 지나갈 수 있도록 물러서는 행동을 했다.

 

이 교육법의 핵심은 개의 시각으로 바라본다는 것이다. 인간은 그동안 개의 규율과 행동원칙에 대해 고민하지 않고 무조건 인간의 규율만을 강요했다. 언어와 생각, 행동 습관을 존중하지 않는 교육을 계속 해 올수밖에 없었고, 그로 인해 발생된 문제를 오로지 개 에게만 떠넘겼다. "이 개는 참 폭력적이야, 정신이 없어, 왜 사람을 무는건지 모르겠어" 하며 말이다. 하지만 개가 인간을 공격하는 경우는 딱 하나, 바로 자신을 방어하기 위해서이다. 인간에게 입양됐다 파양되는 개의 99.9%가 학대때문 이었다는 사실도 결국 인간의 잘못된 행동이 문제임을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다.

 

인간이 개를 키우는 것은 명령을 잘 듣는 똑똑한 애완동물을 원해서가 아니다. 친구처럼, 가족처럼 함께 즐겁게 지내고 싶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이좋게 지내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게 개를 제대로 이해하는 길임을 잘 모르고 있다. 개의 시각으로 보고 이해하는 시간을 많이 가져야 함에도 인간의 시선으로만 보니 화내고 실망하고 하는 것이다. 개와 인간이 행복하게 공존할 수 있는 길은 인간의 진심어린 이해라는 걸 이 책의 여러 사례들을 통해서 충분히 알수 있었다. 잰 페넬에게 도움을 요청한 수많은 사람들이 결국 문제를 해결하고 돌아가는 걸 보면서 '개가 행복해지는 긍정교육'이 존재함을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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