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상에서 만나요
정세랑 지음 / 창비 / 2018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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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정세랑 작가님을  「피프티 피플」 이라는 책으로 소중한 지인에게 소개 받았다. 제목처럼 50인, 작가님의 말에 따르자면 51인의 사소하기에 특별한 이야기들이 줄기처럼 엮여 있던 이야기를 이틀이 안 걸리는 시간 동안 뚝딱 읽었다.


이어  「보건교사 안은영」과  「지구에서 한아뿐」과 「재인, 재욱, 재훈」까지 읽고 난 결과...


장르를 불문하고 다정한 필체로 '인간'이라는 존재를 향한 따뜻한 시선이 느껴지게 글을 쓰시는 것 같아 모든 책에 감동했다. 그리고 그 감동을 내가 소중한 지인을 통해 받게 된 것처럼 다른 친근한 이들에게도 추천한 결과 5 명 중에 5 명이 모두 피프티 피플을 좋게 읽었고, 추천해 줘서 고맙다는 인사를 받았다. 


다소 일상적인 소재로 잔잔하게 풀어낸 피프티 피플에 이어 판타지적인 소재가 가미된 유쾌한 세 권의 책을 거친 내게 다시 마음을 뛰게 하는 신권이 발매되었다.


「옥상에서 만나요」


단, 네 권의 책으로 '정세랑'이라는 작가의 이름을 믿고 따르게 된 나는 사전 서평단을 모집한다는 글을 발견하자마자 신청했다. 그리고 한동안 잊고 기다린 끝에 좋은 운을 통해서 먼저 읽어 보고 리뷰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얻었다. 


받고 바로 읽어서 진작 빨리 올려서 작가님의 멋진 글솜씨를 널리널리 알렸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 했던 게 너무 죄송하고 아쉬울 정도로 「옥상에서 만나요」 <이혼 세일> 편이 좋았다. 


전반적인 줄거리는 '이재'가 이혼을 하게 되면서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다섯 명의 친구들에게 자신이 사용하던 물건을 세일해서 판매하겠다고 집으로 초대하게 되는 사건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경윤', '아영', '민희', '지원', '성린' 각각 친구들의 이야기가 짧막하게 담기고 이재의 집에 와서 물건들을 나눠 사게 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인데 짧은 글 속에 여러 '여성'의 삶이 수채화처럼 은은하지만 충분한 존재감으로 그려진다. 


작가님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가 잘 읽히고, 눈에 그려지고 마음으로 느껴질 정도로 선명한 묘사인데 이번 글 속에서도 그런 점들이 여과없이 보여졌다. 


‥‥가 이끌고 다니는 공기 같은 것을 좋아했는지도 모른다. 함께 있으면 심장이 약간 느리게 뛰게 되는 감미로운 공간 장악 능력 같은 것 말이다. ‥‥ <옥상에서 만나요 - 이혼 세일 中>


이 부분은 특히나 참 좋았는데, 우리 주변에도 있는 "딱히 특별한 점은 모르겠는데 보고 있으면 마음이 편해지고 나도 모르게 마음이 가며 결국엔 친해지고 싶어하는 그런" 인물이 손쉽게 떠올라서 좋았다. 이혼을 하게 된 '이재'를 제외한 모든 친구들의 시점이 한번씩 나오면서 전혀 다른 성격을 가진 화자가 자기의 이야기를 들려주는 것 같아서 전작 <피프티 피플>의 미니 버전 같았다.


너무 빠르지도 또 느리지도 않은 텀으로 책을 내시면서, 절대로 실망하게 되는 글을 쓰지 않는 작가님. 이번 신작의 짧은 부분을 엿보면서도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다. 


누가 내게 요즘 어떤 책을 추천하고 싶냐고 묻거든 주저없이 정세랑 작가님의 신간 <옥상에서 만나요>를 추천할 것 같다. 또한 9편의 단편 중 일부인 이혼 세일은 미니 북으로 받아 읽었지만, 정식 발행된 책도 꼭 구입해서 읽을 것이다.


좋은 책을 발행해 주신 정세랑 작가님과 먼저 리뷰할 수 있는 기회를 주신 창비 출판사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리고 싶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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