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11일 덥지도 춥지도 않고 선선한 바람까지 불다
집을 부수고 난 뒤 살린 나무들이 수북히 쌓였다.
살린 나무들 중에서도 쓸 수 있는 게 있고 없는 게 있다.
살릴 나무는 박혀 있는 못을 빼고 분류해 둬야 한다.

마구 뒤섞여 있는 나무들.


네모난 것, 둥근 것, 넓적한 나무에 박힌 못을 빼야 한다.
못은 큰 것은 15센티 정도 되고, 자잘한 것들은 촘촘하게 박혀 있다.
집에 있는 장도리와 망치가 총동원되었다.
그것 가지고는 긴 못은 택도 없다.
길이가 70센티 정도되는 장도리를 장에 가서 사오고 나서야 일은 속개되었다.
못 빼는 일은 만만치가 않았다.
구부러져 있는 못을 펴고, 뾰족한 곳을 망치로 치고, 못이 나오면 장도리를 넣고 온몸의 힘을 다 써야 겨우 하나가 빠졌다.
허리도 아프고 팔다리도 아프고 온몸에 힘이 다 빠졌다.
개교기념일이라 학교에 가지 않은 언니가 간식으로 빵을 만들어 주었다.
<빵 만드는 법>
1. 빵 만드는 밀가루를 빵틀에 넣는다.
2. 커피를 230밀리 물에 타서 밀가루에 붓는다.
3. 이스트를 넣는다.
4. 버터를 한 숟가락 녹혀 넣어준다.
5. 아몬드와 해바라기씨를 넣어준다.
6. 빵 만드는 기계에 빵틀을 넣고 메뉴에서 빵만들기를 선택한다.
7. 3시간 40분이면 빵이 만들어진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빵이 만들어졌다.
딸기잼에 발라 먹고, 치즈를 얹어서 먹었다.

못을 뺀 나무는 세 가지로 분류되었다. 둥근 나무

네모난 나무

넓적한 나무.

오늘 작업한 나무들이다. 비에 젖지 않게 비닐을 씌웠다.

열심히 일한 당신, 구들에 몸을 지져라. 일을 끝내고 방에 불을 뗐다. 나는 이제 불떼기쯤이야 누워서 떡먹기다.
라이스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면 흥미가 솟아난다. 그는 철저하게 스스로 만족하며 산다. 희귀한 삶의 기술, 대학교수들도 모르는 모든 삶의 요소들을 잘 알고 있다. ... 그에게는 생계를 위한 노동, 또는 생계를 유지하는 노동이 억지로 해야 하는 고생이 아니다. 그는 천천히 그러나 확실하게 노동의 단맛을 즐기며 일한다. ... 그들은 인생이라는 긴 오락을 즐긴다. 그들은 어려운 시대라는 말이 무슨 의미인지 알지 못한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소로우의 일기』, 윤규상 옮김, 도솔, 255쪽
소로우가 라이스에게 느낀 노동의 단맛을 나는 아직 모른다.
하지만 삶이 기술이 되고, 자기배려가 되는 길은 수련과 수양, 수행에 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되도록이면 직접 할 것. 모르면 묻고, 끊임없이 시도할 것."
이것이 일을 하는 나의 태도이며 행동강령이다.
그는 어떤 일을 하든 이웃 사람들보다 더 많은 소득을 얻는다. 되도록이면 다른 사람을 적게 고용하고 자신의 손으로 직접 일을 하기 때문이다. 그는 일을 하는 기쁨을 즐긴다. 직관적인 분별력과 합리적인 계산으로 부유해졌고, 자신의 재산을 적절히 투자할 줄도 안다. 공정하고 적절한 경제를 실천하며 어수선한 사치 생활을 하지 않는다. 다른 사람들보다 살아가는 데 비용이 덜 들고 인생에서 더 많은 것들을 얻어낸다.
헨리 데이빗 소로우,『소로우의 일기』, 윤규상 옮김, 도솔, 255쪽
소로우가 라이스에게 배웠듯, 나도 라이스에게 배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