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리보다 소중한 것』
누가 더 쇠뭉치를 멀리 던지는지 지켜보며 어깨를 감싸 안던 감동의 동지들은 메달 집계가 다 뭐냐는 듯 일상으로 돌아갔다. 빨리 걷기, 노 젓기, 칼싸움에 전율하며 몽롱한 정신으로 보낸 2주일은 환상이었나? 기자 신분으로 시드니 올림픽에 참여한 무라카미 하루키가 3주간의 시드니 체류기를 보내왔다. 42Km를 달려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이에게 보내는 찬사와, 해 질 무렵 운동장에 들어서 쓰러질듯 결승선을 지나는 꼴찌에 보내는 감동은 어떤 감성적 맥락으로 연결되어 있는 걸까.
무라카미 하루키, 하연수 역, 문학수첩, 값 9,800원.
『숲의 가족』
어둠의 신 네히가 동물들을 모두 데려간 뒤, 마을에는 개, 닭, 오리, 말, 소, 물고기, 심지어 모기 한 마리 남지 않았다. 어른들은 죄의식과 부끄러움을 감추기 위해 동물들이란 건 애초부터 있지도 않았던 듯 살아간다. 동물의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 숲으로 들어간 마티와 마야는 어둠의 신 네히를 만나 마을의 비밀을 알게 되는데. 이스라엘 작가 아모스 오즈가 쓴 장편 값으로 살 수 있는 중편 소설.
아모스 오즈, 박미영 역, 창비, 값 9,5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