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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한 토토랑
거실 화장실 수건은 나나 엄마가 늘 갈아두는데
그중에는 어느 엄친아 돌잔치도 있고,
신혼 살림 마련할때 백화점에서 받아온 것도 있다.
신랑은 아침마다 머리 닦느라 한 장, 몸 닦느라 한장
그리고 샤워하고 미끄러지면 안된다고
머리 닦은 한 장은 바닥에 놓고 무좀 있는 발로 밟아 버리지만
아이 둘 목욕 시키고 나면 몸에 둘둘 말고
머리에 쓰고한 수건 대 여섯 장이
순식간에 온 집안에 돌아다니지만
수건! 그거 정말 무시 못할 것이더라
그 수건이 닦을때 냄새가 안나게 하기 위해서
빨래 더미 속에서 수건 하나하나 일일이 집어내서
찜통에 담아서 수건을 모으고
물 넉넉하게 붓고 가루비누 풀어서
더운 여름이 빨래를 푹푹 삶는 사람이 뒤에 있다는걸
무거운 찜통 내려서 다시 세탁기 돌려서,
엉킨거 하나씩 풀어서 탁탁 털어 넣어말리고
(후덥지근 쑥쑥한 날에는 또 냄새날까 노심초사..)
그거 하나씩 걷어서 켜켜이 접어 쌓아 놓으면
장난꾸러기 두 녀석은 도와 준다는 핑계로
수건 무더기 끌고 가서 어느 구석엔가 던져 놓거나 깔아뭉개거나
집안을 돌아다니며 다시 수건을 수거해서
화장실 수건 걸이에 가지런히 챙겨 놓는 그런 수고를 당신은 알런지...
냄새가 나지 않는, 가실가실한 그 수건이 거기 걸리기 까지
누구의 숨결이 얼마나 들어가 있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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