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단] 미트코에 대하여, 결국은 나에 대하여
미트코와 나는 NDK 지하 화장실에서 만난, 일종의 거래 관계다. 나는 미트코에게 돈을 지불하고 미트코는 나에게 성적인 대가를 지불한다. 이러한 관계는 관계의 ‘연극성’에 집착하는 나의 생각과도 잘 어우러진다. 진실된 관계의 의미를 찾기 힘들다고 생각하는 나는 미트코와의 관계 또한 연극적인 것에 불과하다 보기 위해 노력하지만, 미트코라는 존재는 그에게 묘한 아름다움과 함께 진실성으로 다가온다.
“투명함(혹은 투명하게 보이는 겉모습)과 신비로움을 이렇게 잘 뒤섞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는 내게 미트코는 지나치게 노출된 동시에 그 무엇으로도 뚫을 수 없는 방어막 뒤에 숨겨진 것처럼 보였다.”(30쪽)
아마 위의 구절이 미트코의 속성을 가장 잘 나타내 준 구절이 아닐까 싶다. 미트코는 천진하고 나의 손아귀에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어디까지나 이방인(불가리아인)이며 언제 침실에서 나의 귀중품들을 훔쳐 달아날지 모르는 자이다. 이런 이중성은 미트코라는 캐릭터의 매력을 잘 형성해 보여준다.
이런 이중성의 한 축-미트코의 이방인적인 성격-에 기대어 나는 관계를 피상적인 것으로, 무의미한 것으로 구성하려 하지만 그것은 쉽지 않아 보인다.
“네가 너무 좋아. 내가 말했다. 서툴지만 허심탄회하게. 널 그렇게 많이 좋아하는 건 나한테 좋지 않아.” (65쪽)
나는 어쩌면 이것이 나의 가장 진실된 속마음이라고 생각한다. 그러고 보면 내가 미트코의 이중성이라고 믿어 왔던 것이 결국 나의 이중성인 것은 아닐까? 사랑을 믿고 싶은 마음과 믿고 싶지 않은 마음 사이의 갈등. 미트코에 대한 나의 진술은 어쩌면 전부 나에 대한 정보를 비추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미트코의 순수함과 동시에 존재하는 위험한 매력, 그리고 숨길 수 없이 드러나는 나의 사랑과 매혹이 인상적인 소설이었다.
*
[편집 비평]
너에게 속한 것. 표지의 강렬한 보색 대비와 유화로 그린 듯한 남자의 흐린 옆모습이 눈에 띈다. 지금은 사적 대화 무단 인용 건으로 절판된 '여름, 스피드'를 떠올리게 하기도.
영어 제목과 한국어 제목이 병기되어 있는데 세련된 느낌이 난다. 우리는 사랑일까 거래일까ㅡ뒷표지의 이 부분은 미트코와 나의 관계의 아주 피상적인 부분만을 나타낸다고 생각하는데 자극적이어서 홍보엔 도움이 될 수도. 추천사의 '퀴어문학이 아니라 이미 문학이다'라는 말은 좀 지겨웟슴. 하지만 왜 발간되자마자 클래식이 된 레전드 책인지 읽자마자 알 수 있었다. 나의 과거, 정체화 과정과 미트코를 향한 (자기부정되는?) 사랑이 너무나도 애틋하다.
"네가 너무 좋아. 내가 말했다. 서툴지만 허심탄회하게. 널 그렇게 많이 좋아하는 건 나한테 좋지 않아."<아련했던 장면...
그리고 나라면 뒷표지에 인용으로
"투명함(혹은 투명하게 보이는 겉모습)과 신비로움을 이렇게 잘 뒤섞는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는 내게 미트코는 지나치게 노출된 동시에 그 무엇으로도 뚫을 수 없는 방어막 뒤에 숨겨진 것처럼 보였다."(30쪽) 이 문장을 썼을듯ㅎㅎ 미트코라는 인물의 매력을 극대화하고 그 인물을 궁금해하게 하는 문장.
#너에게속한것 #가스그린웰 #문학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