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인생의 방황 속에서 만난 한동일 교수의 <라틴어 수업>은 제 삶의 이정표가 되어준 책입니다. 단순한 어학 교재를 넘어 라틴어의 문법과 역사, 철학과 문학을 종횡무진하며 삶의 본질을 성찰하게 만드는 깊은 지혜가 담겨 있었기 때문입니다.
난해한 학문을 대중의 눈높이에 맞춰 쉽고 흥미롭게 풀어내는 저자의 탁월한 감각과, 인간을 바라보는 깊은 통찰력에 저는 금세 매료되었습니다. 자연스럽게 그의 후속작인 《로마법 수업》에도 강한 이끌림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라틴어 수업>을 읽은 지 1년 만인 2019년에 이미 출간된 작품이더군요. 당시에는 왜 이 소중한 책을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쳤을까 하는 아쉬움도 남습니다. 하지만 7년이 흐른 2026년 지금, 새롭게 개정된 《로마법 수업》을 마침내 마주하게 되었으니 이 또한 다행이자 뜻깊은 만남이 아닐까 싶습니다.
책 소개
'로마법'이라는 단어는 얼핏 어렵고 복잡하게 다가오지만, 묘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이는 전작에서 보여준 저자의 탁월한 스토리텔링에 대한 신뢰 덕분일 것입니다. 난해한 학문을 쉽고 흥미롭게 풀어내는 그의 안내를 따라 책장을 펼치면, 낯설던 로마법의 세계가 자연스럽게 눈앞에 펼쳐집니다.표지에 적힌 ‘원하는 대로 살아갈 권리를 위한’, 그리고 ‘가장 오래된 언어로 오늘을 읽고 공동체를 다시 세우다’라는 문구가 깊은 인상을 남깁니다. 본래 법은 사회의 질서를 유지하고 혼란을 막기 위해 존재하며,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그러나 문명이 고도로 발달한 현대 사회에서도 법은 여전히 모순과 불공정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때로는 법이 개인에게 억울한 고통을 안기거나 사회적 불안을 초래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인류는 인간다운 삶을 지켜내기 위해 법을 끊임없이 수정하고 발전시켜 왔습니다.
이 책은 2018년 연세대학교 법무대학원에서 진행된 강좌를 바탕으로 쓰였습니다. 저자는 방대한 로마법 중에서도 오늘날의 현대인들이 깊이 공감할 수 있는 돈과 계급, 결혼과 비혼, 여성 문제, 낙태와 성매매 등의 주제를 엄선했습니다. 과거의 법 조문에 머무는 것이 아니라, 현대 사회가 마주한 삶의 쟁점들과 긴밀하게 연결하며 우리에게 묵직한 화두를 던집니다.

저자 한동일에 대하여

한동일 교수는 한국을 넘어 동아시아 최초의 바티칸 대법원(로타 로마나) 변호사이자, 라틴어와 로마법을 통해 삶의 지혜를 건네는 인문학 저술가이자 법학자입니다. 그는 교황청립 라테라노 대학교에서 교회법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최우등으로 받았으며, 합격률이 5%에 불과한 바티칸 사법연수원을 거쳐 대법원 설립 이래 역사상 930번째 변호사로 선서했습니다. 본래 가톨릭 사제였으나, 2021년 법학과 집필 활동에 전념하기 위해 오랜 사제직을 내려놓았습니다. 현재는 성균관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로서 후학을 양성하고 있습니다. 서강대학교 재직 시절 타대생과 일반인까지 찾아와 청강했던 그의 전설적인 명강의는 이후 《라틴어 수업》이라는 책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은 국내에서 4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을 뿐만 아니라, 일본에서도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며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핵심 메시지
01. 차가운 법 조문 뒤에 숨겨진, 따뜻한 인간의 숨결
법이라고 하면 우리는 흔히 딱딱한 글자와 엄격한 처벌을 떠올립니다. 하지만 저자는 2천 년 전 로마의 법 조문 안으로 우리를 데려가 그 속에 살았던 '인간'을 보여줍니다. 로마법은 단순한 규칙의 모음이 아닙니다. 어떻게 해야 공동체를 깨뜨리지 않고, 어떻게 해야 구성원들이 조금 더 인간답게 살아갈 수 있을지 밤새워 고민했던 로마인들의 치열한 삶의 기록입니다. 제도는 차가울지라도, 그 제도를 만든 목적은 결국 '인간'을 향해 있었다는 따뜻한 진실을 이 책은 나지막이 건넵니다.
02. 2천 년 전 로마라는 거울에 비춘, 오늘날 우리의 자화상
이 책은 먼지 쌓인 고대사를 이야기하는 듯하지만, 고개를 들어보면 신기하게도 지금 우리가 발을 딛고 있는 '현재'가 보입니다. 로마인들이 고민했던 돈과 계급, 결혼과 비혼, 여성과 낙태 문제, 조망권과 일조권 등 놀랍게도 오늘날 우리가 뉴스에서 매일 마주하는 갈등과 닮아 있습니다. 저자는 로마법이라는 오래된 거울을 슬며시 건네며, 지금 우리 사회의 모순과 불공정을 똑바로 바라보게 만듭니다. 과거의 인류가 실수를 극복하며 법을 바꾸어 왔듯, 우리도 더 나은 내일을 만들 수 있다는 용기를 심어주는 이유입니다.
03. 법의 테두리를 넘어, 타인의 삶을 들여다보는 혜안
"저 사람은 왜 저런 행동을 했을까?" 법은 때로 결과만을 보고 유죄와 무죄를 가르지만, 저자는 사건 뒤에 숨은 서사에 주목합니다. 한 제도가 탄생하기까지의 역사적 맥락을 짚어내듯, 한 인간의 선택 뒤에 숨은 아픔과 사정을 헤아려야 한다고 말이죠. 단편적인 현상만 보고 타인을 쉽게 비난하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멈춤표를 선물합니다. 법 조문이라는 단단한 틀을 넘어, 타인의 삶을 깊고 세밀하게 들여다보는 것이야말로 이 시대를 살아가는 데 가장 필요한 '진짜 지혜'임을 깨닫게 합니다.
인상 깊었던 점
"법조문의 겉으로 보여지는 내용이 아닌
인간적인 삶의 맥락을 들여다보는 시간"
넷플릭스 드라마 〈참교육〉이 큰 화제를 모았던 이유는, 현실에서 제대로 처벌받지 않는 사회적 악인들을 통쾌하게 응징하는 장면이 답답한 일상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일종의 해방감을 주기 때문일 것입니다. 피해자는 숨어 살고, 가해자는 당당하게 활보하는 모순적인 현실 속에서, 드라마는 마치 “대신 싸워주는” 듯한 시원함을 선했죠.
기득권과 자본을 가진 이들이 약자를 짓밟는 모습을 볼 때마다 분노가 치밀었지만, 정작 나는 그 부당함 앞에서 한 발 물러서며 죄책감과 무기력을 느끼곤 했어요. 드라마는 그런 나에게 ‘함께 맞서기 위한 용기’가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생각하게 했습니다.
위 문구가 인상적인 이유는, 나 역시 그동안 타인의 삶을 너무 단편적으로 판단해 온 건 아닌지 돌아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누군가 억울한 일을 겪을 때 깊이 들여다보지 못했고, 강 건너 불구경하듯 외면했던 순간들이 떠올라 스스로 부끄러웠습니다.
그런 내게 《로마법 수업》은 예상치 못한 울림을 주었습니다. 책 속에서 만난 로마법은 단순히 죄를 처벌하기 위한 규범이 아니었습니다.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는 고통과 억울함을 겪는 사람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을 공동체 안으로 다시 품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담겨 있었습니다. 물론 고대 로마에서도 불공평과 부당함, 차별과 모순은 상당했지만 그래도 '인간다움'에는 중점을 두려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엄격한 기준인 ‘법’조차 결국 사람을 살리기 위한 맥락을 살피는데, 나는 타인의 부당함을 마주했을 때 과연 그 사람의 사정과 아픔을 헤아리려 했던가 하는 후회가 밀려들었습니다.
현대 사회는 눈부시게 발전했지만, 우리는 여전히 스마트폰 화면 뒤에 숨어 타인을 너무 쉽게 비난합니다. 단 한 줄의 기사, 단편적인 영상만 보고 누군가를 가해자와 피해자로 나누며 사건의 본질을 놓치곤 하죠.
하지만 이 책은 본질을 보지 못하고 타인을 살피지 않는 나를 멈추게 합니다. 겉으로 드러난 현상 뒤에 숨겨진 인간의 서사와 맥락을 읽어낼 때 비로소 ‘인간다운 태도’가 가능하다고 덧붙입니다. 결국 《로마법 수업》이 내게 남긴 가장 큰 변화는 법학 지식의 확장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의 전환이었습니다. 앞으로 누군가를 마주하거나 사회적 쟁점을 바라볼 때, 단편적인 모습에만 흔들리지 않으려 합니다. 갈등과 충돌 뒤에 숨겨진 인간적인 맥락을 먼저 살피는 혜안—그것이 이 책이 "인간다움과 인간다운 삶'을 두고 고민하는 나에게 건넨 가장 소중한 지혜라 할 수 있습니다.
추천대상
🧭인생의 기준이 흔들려 중심을 잡고 싶은 분
⚖️법은 차갑고 딱딱한 규칙이라고만 생각했던 분
✨ 베스트셀러 <라틴어 수업>을 감명 깊게 읽은 분
🧠인간과 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원하는 분
🌙바쁜 일상 속에서 '지적인 휴식'이 필요한 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