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 포스팅은 서평단 참여로 제공된 도서를 읽고 주관적으로 작성되었습니다>
<알쓸신잡>을 통해 조금더 친숙하게 바라보게 된 작가, 유시민. 역사를 비롯하여 철학과 문화예술, 정치를 섭렵한 현업 작가. 거기에 삶을 대하는 혜안과 지혜를 담은 조언을 시원시원하게 해주는 지성인이자 지식인을 인지되는 그를 동경하면서 늘 바라봐왔습니다. 현시대에 지성과 지혜로 가득한 성인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위안이 되거든요. 그의 머리와 마음에서 체득된 지식을 그의 입으로 전해 듣는 걸 좋아하다가 그가 쓴 책들을 읽고 싶다는 갈증은 있었지만, 사람이 직접적으로 만나는 인연처럼 쉽게 닿지 않았습니다. 단순히 내가 마음만 먹으면 도서관에 가서 손만 뻗어서 닿을 수 있는 책인데도 그의 책과 인연이 되는데는 시간이 걸렸습니다. 그렇게 인내를 가지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찰나에 그의 책과 인연이 닿았습니다. 그의 많은 책중에 만난 책은 《청춘의 독서》입니다.

오래전 읽었던 책을 다시 읽으면서 나는 과거의 나를 다시 만났다. 흥미로운 체험이었다. 다른 사람에게 그 이야기를 해주고 싶었다. 그래서 어떤 책이라고 말하기 어려운 이 책을 썼다. 가만히 앉아서 떠오르는 대로 다시 읽고 싶은 책 제목을 적었다. 하나씩 읽으면서 가슴과 머리를 스치는 감정과 생각을 붙들었다. 생각하고 느낀 것을 모두 담지는 못했다. 후기로 그 아쉬움을 달래고 싶었다. p. 349
암담하고 불확실한 흐름으로 흘러가는 삶을 살아갈때, 특히 사회적 시대적인 흐름을 파악하기 힘들고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모를 때 올바른 지성인들의 지혜와 성찰, 그리고 혜안은 길라잡이 역할을 합니다. 현자와 같은 지성인은 옛 시대에만 존재하는 줄 알았지만 다행히 현생에도 존재해서 어쩌면 다행인지도 모릅니다. 그중에 한 명이 유시민 작가! 그가 박학다식하게 시대의 흐름을 설명하고 예측불가능한 시대와 삶 속에서 균형을 잃지 않고 살아가게하는 조언을 서슴없이 전수해줄 수 있는 이유가 늘 궁금했습니다. 어떤 작가를 만나 무엇을 읽고 그 속에서 어떤 성찰을 했기에 지혜로운 지식인이 될 수 있는지, 어떻게 삶을 유연하게 살아갈 수 있었는지 그 비결이 궁금해서 이 책에 뛰어 들게 되었습니다.
>> 작가 유시민에 대하여

유시민이라는 존재를 알게된 건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였습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탄핵이 가결되어 절규하던 그의 모습이 아주 강하게 자리잡았거든요. 그리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안타까운 서거 이후로 그의 모습은 한동안 보이지 않았습니다. 그 이후 시간이 꽤 흐른 다음에 그가 조금씩 매스컴에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16대 17대 국회의원과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지냈으나 2013년 정계를 은퇴하고 작가로 돌아가 지금까지 다방면의 지식을 섭렵하고 통찰하며 온 국민들에게 지혜와 혜안, 그리고 조언을 전달하는 지식인으로 자리잡고 있습니다.
>> 구성 및 내용

이 책은 2009년에 출간된 책이며 꾸준히 국민들에게 사랑받고 있는 스테디 셀러 중에 한 권입니다. 기존의 <청춘의 독서>에는 14권을 책을 담고 있었는데 이번에 존 스튜어트 밀의 「자유론」을 추가해서 특별보증판으로 재출간되었습니다. 그래서 그가 소개하는 책은 총 15권. 주로 인권을 무시하고 자유를 억압했던 시대에 출간되었던 역사/정치/사상/철학을 담은 인문과 문학 고전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평소에 소화하기에 읽기 힘든 고전들이라서, 이를 먼저 읽고 고전을 접하면 고전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요.
>> 감상평
이 책은 내가 젊었을 때 들고 다녔던 지도(地圖)를 다시 그린 것이다. 원래 지도와 똑같지 않지만 아주 다르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길섶에 핀 들꽃이나 종달새 노래의 아름다움은 그려 놓을 수 없었다. 소나무 숲을 지나는 오솔길도 보여줄 수 없었다. 언젠가 그런 것을 가진 책에 대해 이야기 할 수 있으면 좋겠다. p. 350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을 확대하고 싶어서 고전을 읽고 싶은 갈증이 있습니다. 하지만 몇 번 읽다가 포기하는 일이 다반사. 고전은 시대를 막론하고 세상을 살아가는 순리와 진리를 담고 있고 인간 존재에 대한 본질을 파악하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거기에 인간의 존엄과 자유를 존중하며 세상의 음양/보수와 진보 등 양극을 균형을 맞춰가며 살아가는 방법과 통찰을 고전에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전은 접근이 어려워요. 고전은 철학가/역사가/정치가/문학작가/예술가들의 시대를 반영하기에 때론 이해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거든요. 삶을 대하는 본질은 똑같습니다. 깊이 들여다보면 말이죠. 그러나 이들을 받아들이고 이해하는데 도움이 필요할 때 지식인들을 찾습니다. 시대를 이해하고 시대에 맞게 고전을 이해하고 그 글을 담은 자들의 의도를 파악하는데 도움을 주는 지식인 말이죠. 이에 유시민의 <청춘의 독서>가 큰 도움이 됩니다.
작가 유시민은 경제학 전공이였으나 그의 대학시절엔 군사독재 정권으로 골머릴 앓던 시대여서, 독재와 맞서 싸우는 일에 시간을 더 많이 할애를 했습니다. 인간의 존재와 존엄성을 억압받고 통제 당하고 삶을 살아갈 자유마저 빼앗기는 시대를 기꺼이 받아들이지 않고 무모하게 싸웠던 시대. 작가 유시민의 청춘은 그러했습니다. 그는 고전을 통해서 세상을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균형있게, 이왕이면 넓고 깊이 바라보는 자신만의 생각을 <청춘의 독서>에 담았습니다.
우리나라 지성인과 소설가의 책도 다루고 있지만 주로 이해하기 힘든, 러시아/독일/중국의 고전을 다루고 있는데요. 사회주의적 관점의 고전을 유시민 작가가 왜 담았지? 라는 의문이 들긴했지만, 이 또한 저만의 편견이 반영되었다는 걸 인지할 수 있었습니다. 일단 이념적인 부분이 관점을 고정시키지 말고 개념적인 관점으로 그가 제시한 고전을 하나씩 들여다본다면 빛과 그림자의 성향과 성질을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솔직히 읽기엔 거북한 글들이 있잖아요. 아무리 고전이라도 말이죠. 그러다보면 편향된 독서방식만 추구하고 보고 싶은 것만 보고려는 고집이 생겨납니다. 하지만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말이 있듯이, 관심이 가는 분야나 고전에 편향되지 않고 관점의 폭을 넓혀서 모든 사상/이념/체계를 보면 불확실해보였던 삶과 세상의 흐름이 마음에 들어오기 시작합니다. <청춘의 독서>를 읽는 시간이 아는만큼 보이는 게 맞다는 걸 세삼 느낄 수 있는 시간이였습니다.
삶의 관점에서,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에서, 나아게 세상을 바라보는 관점에서 이해하기 힘들거나 받아들이기 힘든 부분이 있다면 작가 유시민의 독서 리스트를 읽고 삶과 사회와 세상을 해석하는 힘을 길러보세요. 그리고 고전과 가까워져보세요. 막연한 불확실함에 긴장하고 있던 감각들이 이완되어 여유로와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꺼예요.
>> 문장수집
p. 51 지식인은 무엇으로 사는가. 리영희 선생은 말한다. 진시르 진리, 끝없는 성찰, 그리고 인식과 삶을 일치시키려는 신념과 지조, 진리를 위해 고난을 감수하는 용기. 지식인은 이런 것들과 더불어 산다. 선생의 글을 다시 읽으니 선생이 내게 묻는다. 너는 지식인이냐. 너는 무엇으로 사느냐, 너는 권력과 자본의 유혹앞에서 얼마나 떳떳한 사람이었느냐. (중략) 성찰을 게을리하면서 주어진 환경을 핑계 삼아 진실을 감추거나 외면하지 않았느냐. 너는 언제나 너의 인식을 바르게 하고 그 인식을 실천과 결부시키려고 최선을 다하고 있느냐. 부끄럽다. 당당하게 대답할 수가 없다. '사상의 은사'앞에 서는 것이 정녕 이토록 두려운 일인가.
p.99 내가 소설가라면 장편소설을 하나 쓸 것 같다. 제정러시아 시인의 작품 하나가 어찌어찌하여 식민지 조선에 날아들어 민들레 홀씨처럼 사람들의 마음에 퍼져나가고, 해방과 분단, 산업화와 민주화를 다 거친 오늘까지 우리의 마음을 울리게 된 이야기를 쓰고 싶다.
p. 127 보수주의란 무엇일까? 「브리내티커 백과사전」에 따르면 "오랜 시간을 통해 발전되어온 연속성과 안정성을 담보로 할 수 있는 전통적인 제도와 관습을 소중히 여기는 태도"를 말한다. 조심하자. 보수주의는 체계를 갖춘 이념이나 이데올로기가 아니다. 그것은 전통에 대한 '태도'를 가리키는 말이다. 보수주의는 마음의 상태, 감정, 정서, 살아가는 방식을 의미한다.
p. 183 정치는 위대한 사업이다. 짐승의 비천함을 감사하면서 야수적 탐욕과 까워 성인의 고귀함을 이루는 일이다. 설사 한신과 유방이 빛을 좇는 불나방처럼 권력을 향한 본능에 이끌려 투쟁의 소용돌이에 뛰어들었다 할지라도, 그들은 덕(德)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았고 인의(仁義)를 존중하려고 노력했다. 그만하면 충분하니 아니한가. 비록 성인의 발열에 오를 만한 덕성을 갖추지 못했다 할지라도, 때로 맹목적 욕망과 시기심에 휘둘렸다 할지라도, 그러한 마음과 능력을 발휘하여 결과적으로 성인의 고귀함을 이루었지 않은가. 「사기」를 덮으며, 한신과 한고조가 겪었던 인간적 고통과 비극적 죽음에 대해, 이 모든 것들을 기록해 인류에게 선사한 역사가 사마천의 삶에 대해 깊은 존경과 높은 찬사를 바친다.
p. 222-223 진화론은 많은 사람들을 불편하게 만드는, 그렇지만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삶의 진실을 노출시켰다. 인간은 이기적인 동물이다. 그러나 이타적 행동을 하는 이기적 동물이다. 인간이 이기적인 동물임을 과소평가하면 현실적으로 도달할 수 없는 이상향에 빠져들 위험이 있다. 그러나 인간은 또한 이타주의와 자기희생이라는 고귀한 도덕적 재능을 진화시켜온 존재다. 이를 망각하면 벌거벗은 탐욕과 아귀다툼이 판치는 살벌한 야만으로 몰고 갈 위험이 있다.
p. 228-229 예나 지금이나 사람들은 돈을 벌고 싶어 한다. 왜 그럴까? 돈이 있어야 삶의 욕구를 충족하는 데 필요한 재회를 획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밥을 먹고 집을 사고 옷을 구입하고 아이들을 교육하고 부모를 봉야하려면 돈이 필요하다. 돈을 버는 것은, 경제학 용어로 말하자면, 육체적 심리적 만족과 행복을 얻는 데 필요한 생활 자료를 취득하기 위하 활동이이다. 이것이 주료 경제학자들의 대답이다.
p. 321-322 '스스로 설계한 삶은 그 자체로 가장 뛰어나서가 아니라 그 자신의 방식이기 때문에 그에게 가장 적합하다' 이것은 철학적 '개인 독립 선언'이다. 밀은 자유를 보장하는 것이 더 나은 사회를 만드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게 다였던 건 아니다. 자유는 우리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는 최고의 가치이기도 하다. 나는 이 견해를 전적으로 받아들인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저마다 원하는 삶을 자신이 옳다고 믿는 방식으로 사는 것이 최선이다. 그렇게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