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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도를 기다리며
  • 사무엘 베케트
  • 8,100원 (10%450)
  • 2000-11-20
  • : 27,874

[17.07] 고도를 기다리며(En attendant Godot)
- 사뮈엘 베케트 -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은 황량한 초원의 언덕에서 고도를 기다린다. 고도가 누구인지 무얼하는 사람인지는 이미 잊어버렸다. 그들은 기다림에 지쳐 그저 이런 저런 말장난을 하며 시간을 흘려보내고 있다. 에스트라공은 자꾸만 "이제 가야겠다"라는 말을 꺼낸다. 블라디미르는 그때마다 "안돼, 우리는 고도를 기다려야지"라며 둘이 '고도를 기다리는 중이었음'을 일깨워 준다. 

 둘은 이미 노인이다. 수십년 동안 고도를 기다렸지만 그는 어제도 오늘도 오지 않았고, 내일도 오지 않을 것이다. 그저 소년을 전령으로 보내 "오늘은 안되지만 내일은 반드시 온대요"라는 말을 남길 뿐이다.
 블라디미르와 에스트라공이 기다리는 것은 무엇일까. 어쩌면 죽음일지도, 어쩌면 기다림으로부터의 해방 그 자체일지도, 아니 이미 그 목적이 무엇인지도 둘은 진작에 잊어버렸다. 그러나 그들은 고도가 오기를 소망하며 또다른 날을 기다린다. 우리가 기다리는 내일은 절대 오지 않는다. 내일이 되면, 내일은 오늘이 되고 또 다시 다른 내일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살아있는 현재를 느끼지 못하고 다시 내일을 기다리는, 살아가는 것은 이렇게 영원히 어떤 것을 바라고 기다리는 것일까? 등장인물들의 행동과 대화는 아무런 의미없이 흘러간다. 중간에 등장하는 포조와 럭키가 주고받는 대화나 행동 또한 아무것도 의미하는 바가 없다. 결국 사람의 삶이 다 저렇듯 의미없는 행위와 언어 속에 오지 않는 무언가를 기다리며 흘러가는 것인가 하는 허무한 생각을 해 본다.


2017.0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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