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

1
내 서재
  • 지리의 힘
  • 팀 마샬
  • 18,000원 (10%1,000)
  • 2016-08-10
  • : 36,941

[17.01] 지리의 힘

- 팀 마샬 -


 지리적 혹은 지정학적 위치가 그 국가에 미치는 영향은 가히 운명론에 가깝게 느껴진다. 재레드 다이아몬드의 역작 총, 균, 쇠를 통해 메소포타미아, 중국, 유럽, 아메리카, 호주가 각각 왜 문명을 주도하거나, 혹은 다른 문명에 점령당하는 결과을 맞이 했는지를 그 태초부터의 차이에 기인한 운명을 확인할 수 있었다면 이 책은 지리의 위력이 현대 사회에서도 여전히 강력히 작용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ICT, 교통 기술의 발달로 얼핏 우리는 하나로 가까워진 세계에 살고 있는 것 처럼 보인다. 그러나 강, 산맥, 바다는 이런 발전이 무색하게 여전히 국가와 문화와 정치를 갈라놓는다. 세계의 가장 큰 바다, 대서양과 태평양을 향해 넓게 열린 미국은 말라카 해협과 일본, 히말라야 산맥, 고비 사막 등 넘을 수 없는 자연 경계에 둘러 싸인 중국에 비해 여전히 얼마나 유리한가? 미국이라는 세계 초강대국을 낳은 북미와 비교할 때 마찬가지로 넓은 국토를 가진 브라질은 왜 여전히 '개발도상국'이라는 애매한 이름을 달고 있을 수 밖에 없는가. 현대 정치와 경제 문제에서도 여전히 지리는 강력한 설명력을 가진다. 

 최근에 읽은 콘스탄티노플 점령에 관한 이야기가 생각난다. (어떤 의미에서) 세계에서 가장 특별한 역사를 가진 도시는 그야말로 아시아에서 유럽으로 넘어가는 통로에 있었던 그 위치로 인해 그런 드라마틱한 운명을 맞을 수 밖에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찬가지로 만성적 통일 상태인 중국이 단순한 해안선과 황하와 장강이라는 대하천의 영향을 받았고, 유럽이 만성적 분열에 놓여 있었으며 최근의 유럽연합으로의 통합 노력마저 실패로 돌아갈 조짐이 보이는 것조차 이미 피레네, 알프스 산맥과 도버해협과 복잡한 해안선이라는 지리가 모두 결정 해 놓은 것은 아닐까? 그러나, 모든 것을 지리가 결정하는 운명론은 허무하고 위험하다는 생각도 든다. 저자가 설명하듯 한반도는 대륙세력이든 해양세력이든 일단 한쪽 끝단에 도착한 후에는 종단을 가로막을 만한 자연 장애물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륙/해양 어느 쪽에도 속하지 않고 끝까지 독자적으로 살아남은 데에는 거기에 사는 사람들의 각별한 노력과 문화적 고유성이 작용하였기 때문일 것이다. 

 아무튼 이 책은 재미있다. 현재의 가장 큰 정치적 이슈들인 중국의 부상과 티벳/신장 문제, 일본의 재무장, 중동문제와 아프리카의 내전, 유럽연합과 독일, 러시아와 발칸반도, 인도와 파키스탄의 대립, 남미의 부상과 그 한계 등을 지리적 특색과 연계하여 흥미롭게 풀어냈다. 


2017.01.29 


  • 댓글쓰기
  • 좋아요
  • 공유하기
  • 찜하기
로그인 l PC버전 l 전체 메뉴 l 나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