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01] 대통령의 말하기
- 윤태영 -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연설비서관을 지낸 작가가 풀어내는 '말하기'. 이 책은 말하기에 관한 책이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이 노무현 대통령의 또다른 평전 역할도 하는 것 같다. 그의 말하는 방법에서 시민을 대하는 겸허하고 낮은 자세를 느낄 수 있고, 그의 연설문에서 대한민국을 좋은 세상으로 이끌어가고자한 그의 철학을 알 수 있다.
말 잘하는 것은 타고나는 것일까? 그런 것 같다. 특별히 훈련하지 않아도 청산유수 말을 잘하는 사람이 있다. 노무현 대통령도 아마 그런 쪽에 속했을 것이다. 그는 달변이었다. 대통령 시절에도 취임 전과 같이 소탈하고, 일상의 언어들 위주의 '쉬운 말하기'를 고집했던 그는 유독 언론에 꼬투리 잡힐 일도 많았고 공격도 많이 당했다. 그러나 말하기의 특성은 '현장감'에 있다. 대통령이 전하고자 했던 본질이 얼마나 잘 전달되었느냐, 현장에서 청자의 공감을 얻어내는데 성공했느냐를 기준으로 보면 대부분이 성공적인 말하기였을 것으로 생각된다.
말하기는 기술이기도 하지만 결국에는 '콘텐츠'가 더 중요하다. 어떤 메세지를 전달할지 고민하고, 어떤 내용들을 담을지, 첫 대화를 어떻게 시작할지, 어떻게 풀어나갈지 고민한 시간만큼 좋은 말하기가 나오는 것이다. 기술은 그 다음이다. 직무상 이렇게 다수를 대상으로 말하기를 해야할 때가 있다. 임기응변에 의존하는 것은 짜릿하지만 불안하다. 그래도 학생 때는 그런 것들도 괜찮았다. 그러나 사회인으로써 책임을 가진 글쓰기와 말하기는 머리를 쥐어뜯을 만큼 쉽지 않은 일이다. 누군가에게 메세지를 통해 설득하고, 변화를 유도해야 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비슷한 고민을 하는 사람들에게 이 책은, '말 잘했던 사람', '항상 낮은 자세로 청자의 공감을 얻고자 했던' 대통령의 말하기들을 통해 많은 도움을 줄 것이다.
2017.01.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