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10] 뉴스테이 시대, 사야할 집 팔아야할 집
- 채상욱 -
부동산 시장에 대해서는 아는 것이 거의 없는 상태로 접하게 된 책. 우리나라의 부동산 시장을 바라보는 시각은 첨예하게 갈려있는 것 같다. 붕괴론과 낙관론 중 굳이 선택하라면 나 역시 낙관론을 선택하고 싶다. 붕괴를 주장하는 측이 주로 "일본이 그랬으니 우리도 그럴 것이다", "인구절벽이 온다" 등의 주장을 주요 논거로 삼고 있는데, 구체적 근거는 빈약해 보인다. 반대측에 서 있는 측에서는 일본과 한국의 경제가 내수중심 vs 수출중심으로 완전히 다르며, 일본이 겪은 수준의 부동산 가격 상승과 국민소득 성장 간의 어마어마한 괴리를 현재 상태의 우리나라와 비교하기 어렵다는 점, 인구만이 주택 수요를 설명하는 요소가 아닌 점 등을 통계적 근거를 통해 논리적으로 반박하고 있다.
저자는 왜 우리나라, 특히 서울과 경기도의 주택시장이 결코 공급과잉 상태가 아닌지 통계로써 증명한다. 가장 주효하게 제시하는 자료는 바로 '인구 1,000명당 주택수'인데, 주요 선진국과 비교할 때 특히 서울 등 수도권의 주택은 오히려 공급이 부족한 상태에 가깝다는 것이다.
주택의 수요는 크게 '가구수, 소득, 멸실'에 의해 움직인다. 이 중 가구수는 2035년경까지는 계속 증가하며, 소득은 저성장기를 맞아 증가세가 둔화되기는 하지만 여전히 +수요를 일으키는 요인으로 남는다. 가장 드라마틱한 변화를 겪게 될 부분은 멸실에 의한 수요이다. 우리나라 주택 건설의 특별한 역사를 근거로 볼때, 향후 2021년까지 서울과 경기도(1기 신도시)에 그 동안 겪어보지 못한 수준의 급격한 멸실수요가 발생할 것이라고 말한다.
공급 측면에서는 정부의 정책 변화에 따른 충격이 기다리고 있다. 가장 중요한 점은 정부가 신규 택지의 공급을 중단할 것이라는 것이다. 신규 택지 공급이 중단 된다는 것은 앞으로 1, 2기 신도시 개발과 같은 대규모 신규 분양이 사라질 확률이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민간이 99%를 차지하고 있는 주택임대 시장의 기형적(주요 선진국과 비교할 때 그렇다)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뉴스테이(기업의 주택 임대 사업) 시행 및 촉진을 위한 법령을 이미 시행하고 있다. 신규 택지 공급의 중단과 뉴스테이 활성화, 두 가지 정부 정책은 곧, 빈 땅에 집을 짓는 것보다 구도심의 택지를 재건축/재개발하는것을 활성화시키겠다는 의미이므로 자가소유와 임대 사이에 고민하고 있는 개인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뉴스테이를 통해 기업의 주택 임대시장 진입을 허용하고, 주택의 재건축/재개발 시 용적률 적용 규제를 완화시켜 사업의 수익성을 직접적으로 향상시켜 줌으로써, 재건축조합이 기업에 일반분양분을 대량으로 매각(블록딜)할 유인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요약하면, 앞으로 신규택지 개발을 통한 대규모 신규 분양이 줄어들고, 구도심의 주택 재건축/재개발이 활성화 될 것인데 이 과정에서 기업이 참여하게 됨으로써 개인에게 할당되는 일반분양 물량이 많이 줄어들 것이다(거의 없을 수도 있다). 또한 이 과정은 지난 80년대말~90년대초에 200만호 가까이 공급된 1기 신도시 또는 이전의 노후 주택이 재개발 되는 시기에 맞물려 2016년 하반기~2021년까지 급격하게 진행 될 것이므로, 집을 구매할 여력이 있는 개인은 지금이라도 집을 사야한다는 것이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다보니 대충은 이해가 가면서도 명확한 구조가 한번에 정리되지는 않는다. 투자자로서의 요점은, 5년 내에. 좋은 입지를 가진 아파트 또는 주택을. 조합설립인가 이전에 사서 관리처분인가 직전에 팔아라 정도가 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