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서는
로베르토 볼라뇨에 대해 객관적으로 말하기가 힘들다. 볼라뇨라는 인물과 그의 작품은 이미 하나의 거대한 묘비, 혹은 거창한 아카데미적 명칭이
되었지만, 내게 있어서는 생생하게 살아 있는 기억에 속한다. 그를 단순한 연구 대상으로 본다거나 그의 탁월한 언어적 능력에 관해 논하는 일은
내가 그에게 느끼는 우정과 존경과는 아무 상관 없는, 차갑고 냉정한 접근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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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51 -
이 책은
2010년 로베르토 볼라뇨에 대한 글로 엮어 낸 프랑스의 잡지 [시클로코스미아] 3호의 내용과 국내 필진의 글을 함께 실은 책이다. 국내외의
작가, 비평가, 번역가, 그의 주변 인물들, 그를 사랑하는 팬들이 로베르토 볼라뇨를 주제로 작가론, 작품론 등의 비평과 더불어 그에 대한
에세이와 그의 작품을 모티브로 한 오마주 작품을 담았다.
- 작품
설명 中에서 -
이 책을 처음 받아
들었을 때 '나도 볼라뇨에 감염되려나?' 했었는데, 다행인지 불행인지 감염되지는 않았다.
사실 너무 어려웠다.
책을 읽을수록 볼라뇨는
어렵다라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다.
그도 그런것이
2000여 페이지에 달하는 [2666]에 대한 글을 읽으니 이건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에 대한 평을 읽은 것과 같은 느낌이 들었기
때문이다.
로베르토 볼라뇨 작품은
[팽선생] 한 권만 읽어봤고, 아마도 그건 그의 가장 읽기 쉬운 작품이었지 싶은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이 책을 통해서
볼라뇨가 얼마나 대단한 사람인지 알 것 같았다.
볼라뇨를 찬양하는 저
글들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 그 동안 이런 책 -어떤 작가가 대단하다고 해서 그 작가의 팬들이 이렇게 글을 써서 모아놓은 책-을 본 적이 없다.
있었는데 나만 모르는 것인지도 모르지만 내가 아는 한은 없다.
<나쁠 때조차도
좋다>라고 말할 만한 작가인 것이다.
아...그걸 깨닫기
위해서는 그의 작품을 더 읽어봐야겠다.
모든
작가의 본질적 목적은 독자들의 지칠 줄 모르는 불안한 호기심을 일깨우는 일이고, 독자로 하여금 작품을 끝까지 읽게 만드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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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42 새뮤얼 존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