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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진
  • 그 의사의 코로나
  • 임야비
  • 19,800원 (10%1,100)
  • 2022-12-10
  • : 1,063
『그 의사의 코로나』
임야비 지음

픽션인 줄 알았다. 전직 의사출신 작가여서 그런지 현장을 생생하게 묘사했다. 작가가 의사를 그만둔 지 1년 후 쯤에 코로나가 세상을 덮쳤다. 100일 간격으로 부모님을 여의고 상실감에서 헤어나오지도 못한 채 코로나 의료 봉사 현장으로 간다.

처음 간 곳은 아무도 지원하지 않는 외진 산속의 정신병원이다. 일은 힘들고 고됐지만 환자를 지켜야 한다는 이들과 함께 조금씩 회복해나간다.
두 번째 의료 봉사를 갔던 곳도 코로나 확진 정신질환자를 치료하는 공공 정신병원이다. 그런데 그곳은 지옥과 같은 곳이었다. 충분한 인력과 시설이 있었지만 그곳에는 무언가 빠진 것이 있었다. 그곳에서 봉사를 마칠쯤 작가는 다른 사람이 되었다.

『그 의사의 코로나』는 어쩌면 작가의 생생한 경험을 녹인 증언문학이라 할 수 있다. 지옥과 같았던 3년. 수많은 사람들이 혼란 속에 빠졌던 그해들. 그 시간을 겪어낸 우리.

작가는 스스로 묻는다. ‘나는 괜찮은 사람인가?’
코로나라는 예상치 못한 재앙은 수많은 이들의 목숨을 빼앗았다. 그리고 살아남은 이들은 그렇게 적응하며 살아가고 있다. 텔레비전 속에 매일같이 기록을 갱신하던 숫자는 사람의 목숨 수가 아닌 그냥 수치로 받아들여진다. 당연하게 받아지는 것들이 무섭다.

“걸려서 죽은 사람은 숫자가 되었고, 걸렸다 나은 사람은 숫자를 보지 않았다.”

작가의 글과 함께 지난 3년이 오버랩되면서 아픈 기억들이 떠올랐다.
‘힘들었었지. 너무나도.’


죽음의 문턱을 오가는 현장에서 온몸으로 지켜내는 모습은 영화보다 더 극적이다.
그리고 사회 이면에 공공연하게 자리 잡고 있는 비합리적인 모습은 의료 분야만이 아닐 것이다. 이러한 비합리는 곳곳에 웅크리고 있다. 바꾸기 위해서는 인식과 구조의 변화가 필요하다. 개인의 영역에서는 스스로 작은 것부터 바꾸어보자고 혼자말로 다짐해보기도 한다.

폐가 딱딱하게 굳는 병에 걸려 죽음을 앞둔 작가의 아버지는 본인이 출판사 시절 펴냈던 헤세를 마지막 가는 길에 챙겼다. ‘아리다’


목차를 보면 23X, 23Y, 46XY. 뭔가 암호와 같다. 엄마와 아버지의 아들 그리고 대비되는 두 정신병원의 세계를 보여주는 배치에 마치 한편의 꽉 찬 이야기 진행의 느낌이 든다. 여러 사람들이 추천하는 이유를 알겠다.

끝으로 코로나와의 전쟁이라는 최전방에서 사투를 계속 치렀던, 그리고 여전히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의료진과 관계자들에게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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