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木筆

1. 일상 - 


구운 바나나와 가지를 빈통에 따로따로 보관해둔다. 맛에 예민한 편이 아니라 샐러드에 섞인 맛들을 음미하지 않는 이상 세세하기 헤아리기 어렵다. 그래도 냉장고를 청소한 덕분에 오등급 효율이 무척 좋아진 걸 느낀다. 하지만 일용할 양식 아니 삼일용할 양식을 가늠하긴 어렵다. 살림의 묘미에 관심이 있는 편도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고기 맛나는 브로콜리는 초고추장에 먹으니 샐러드풍미의 밖으로 벗어나는 듯싶다. 일용한 양식의 한계와 양, 그리고 물리지 않을 변화를 찾기가 힘들다.  물론 절밥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기도 하다. 그냥 몸무게 관리에 신경쓰다보니 그런 생각이 드는 나날이다. 


2. 다른 푹잠 - 


스마트폰을 거실 보관상자에 두고 잠자리에 든 적이 있다. 한 달 정도 해보았는데 좋다는 느낌도 들고 양질의 잠을 잔 느낌도 생겨 좋았다. 그렇다고 완전히 벗어난 것도 아니다. 스크린에 침잠하면 푹 빠져 헤어날 결심도 어렵다. 그래서 락킹도 고려중이다. 어젠 거실에 두고 얕은 베개를 벼고 잘 잤다. 황토길을 삼심여분 걸어줘서 인지, 오랜만에 냉온탕을 왔다갔다해서 인지 도통 모를 일이다. 하지만 무언가 도움이 되었다는 것도 사실이다.



3. 독서 - 


글을 읽는다는 행위. 읽고 싶음을 참는다는 행위. 배가 고파도 참는 일과 비슷하다. 이것은 그린다는 수행과도 겹치는 데가 있다.  갈증과 욕망을 증폭시키는 일은 다가올 충격을 고스란히 아끼며 내파를 받아드릴 준비를 하고 있다는 점에서 다가올 앞을 모시는 일이다. 그래서 더 참는다. 문장을 외울 듯한 각오로 말이다.


4. 영역 연결 - 


읽다보면 책들은 여지없이 서로 손짓한다. 발짓한다. 맘짓한다. 그렇게 구름을 만드는 일도 재미있다. 어느 곳을 지나고 있다. 떠다니는 구름들 위에 있는 기분말이다. 뭔가 기미를 차릴 수 있다는 행위. 



5. 원하는 붓 - 


대형붓, 미장솔, 방수솔, 도배용붓, 도배용 풀솔, 도배용정솔, 방수형솔. 이것은 큰붓을 얻어내기 위한 검색어다. 이렇게 바뀌어야 조금씩 무엇인가 눈치챌 수 있다. 보려고 하는 언어나 단어에는 걸리지 않는다. 늘 벗어나는 영역에 원하는 것이 있다. 일상의 다른 영역에 무엇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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