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木筆



















 식물분야 최근 20여년동안 연구흐름을 터치한 칼날같은 책이다. 피맛을 갈구하는 종횡무진하는 덩굴손같은 책이기도 하다. 완독하기에는 제법 시간이 걸리는 책이기도 했는데, 도서관의 힘을 빌리고 나서야 늦밤 완독하다.


<비의식의 힘>은 기술을 포함하여 지금을 알아내는 신호들의 집합을 새롭게 볼 것을 요구한다. 비의식은 의인화의 지문들을 지우는 행위기도 하다. 인간중심이 아니라 눈치채지는 못하지만, 걸려있고 되려 영향을 미치는 인지, 쌓이다보면 스스로 중심축을 흔들리게 만드는 것들에 대한 배려다. 성숙해지는 방법이기도 하다. 저자는 이렇게 이름을 붙인다. "행성적 인지 생태계"라고 말이다. 아메바나 집신벌레, 세포들은 자신을 유지하기 위해 이 행성을 무대로 삼는다. 지금도 여전하다. 


인간이라는 존재는 무력하다. 제몸을 자르지도, 제몸의 색깔을 바꾸지도 못한다.  문어도 갑오징어도 도마뱀의 능력에 대해 거의 알지 못한다.  진딧물이 한 자리에 피냄새를 맡을 때까지 십년이든 이십년이든 기다리는 존재라는 것도, 포유류들이 성격을 가진 존재라고, 하물며 살아있거나 살아내는 것들은 지금을 삼켜 변화해내는 존재들이다.


과학은 발전하였지만 걸음마 조차 못하는 것이다.  스스로 그 경계를 무너뜨려 상상력을 철학과 윤리, 비환원적이 방법들 다른 걸음들이 있어야만 달라질 수 있다.


그런 면에서 살아있는 것들, 살아내는 것들은 새롭게 새로운 새 것과 옛스럽게 옛스러운 옛 것과 부단한 대화이자 소통이다. 라투르가 말한 방법의 소개서로 절묘하고, 해러웨이의 경도된 철학을 잘 소화시켜내는 역작이기도 하다.


과학의 새로운 길은 이렇게 법과 종과 생태와 행성이란 시야를 통해서 한 발 내딛게 되는 것 같다. 갈증들의 누더기가 해소되는 느낌이다. 길고 긴 늪 길에서 빠져나오는 듯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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