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달래
조팝나무
매화
동백
개나리
벚꽃
백목련
자목련
복사꽃
마음은 준비도 되지 않아 마주치기가 저어하다. 대체 뭘 본 건가. 이래도 되는 건가. 묻지 않던 질문들이 나온다. 마음은 볼록해져 본 것들을 밀쳐내기만 한다.
매화
동백
개나리
개나리
목련
진달래
조팝나무
벚꽃
그리고
도화
해본다. 순서도 아래위도 법도 질서도 진실도 없는 세상을 보면서 뭐라고 해야하나.
짬을 내어 오를랑 하이브리드 전시를 꼼꼼하게 살펴본다. 세계시민으로 자신을 예술에 바쳤다라는 표현은 알맞다. 끊임없이 자신을 변형시키는 모습도 놀랍다. 끊임없이 읽기와 사유를 멈추지 않는 일상도 안이하지 않다. 철저하고 예리하게 현실을 가르며 나아가고 있다는 말이 적절할 것이다.
수많은 우려가 현실로 전화되는데도 국가의 짐이 되는 군상들은 자신의 근거없는 이념적 야욕과 힘과 권위와 권력에 소속되고 싶어하는 무리들을 끊임없이 끌어모은다. 사실과 현실은 분별을 잃고 혐오을 부추키고 선동에 하루하루를 지운다. 행정은 위기를 앞서나갈 수 있어야 한다. 순환하는 기후위기에 넋놓고 무책임한 집단들은 처음본다. 발등에 불이 떨어져도 그저 국짐을 좋아만 하는 좀비족속들은 어찌하랴.
봄이 제자리를 잃은 시대에 우리는 무엇을 어떻게 해 나가야 한단 말인가? 포월, 초월이 아니라 저월을 이야기하는 저자의 말을 뿌리깊게 귀 기울여야, 아니 몸기울여야 할 것이다. 지금까지 생각한 자연이란 없다. 이 지구는 수백마리의 말을 끌고 나오는 증기기관덩어리다. 그 덩어리로 몸살을 앓고 있는 현실이란, 사고의 파격을 원한다. 대체 생각이 자랄 곳은 어디란 말인가. 법마저 갈 길을 잃은 지금이란 자리에서 한 걸음을 어찌 디뎌야한단 말인가.
'오를랑'
1947-
성형소식은 들었지만
뿔까지 한 줄은
책이 쌓여있더군요
한 단어를 위해 그렇게
노력한 줄은
친밀성의 소멸을
예견해서 그런 줄은 몰랐네요
슬로우 댄스를
목소리가 아름다웠다는
세계의 시작이란
그림은 알지만
전쟁의 시작이란
그림도 알고 말았다는
많은 게
한 꺼번에
다가온 오후